2024-04-24 19:51 (수)
[공유시대] “비싼 요금 1/N” 넷플릭스 아이디 공유, 편법일까?
상태바
[공유시대] “비싼 요금 1/N” 넷플릭스 아이디 공유, 편법일까?
  • 이유나 기자
  • 승인 2019.06.30 19: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유나 기자)

 

TV를 많이 보지 않는 1인 가구라면 TV 유무에 대해서 한번쯤 고민해봤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혼자 있으면 집이 아무래도 적적할 것 같으니 TV 정도는 들여놓자로 결론을 내면서 결국 TV를 하나씩 장만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내 경우, 그렇게 들여놓은 TV는 한 달에 한번 틀까 말까고 표면에 먼지만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예기치 못한 넷플릭스가 일상 속으로 침투했기 때문이다.

 

OTP 시장을 선도하는 넷플릭스는 영화, 드라마, 예능을 비롯한 다양한 포맷의 미디어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다.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들은 물론, 시청자들이 관심가질 만 한 영화, 드라마, 예능 신작들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해 인기를 얻어 전세계적으로 뻗어나갔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을 넘어 국내에서도 넷플릭스 이용자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지난 3월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이 집계한 국내 유료 이용자 수는 153만 명에 달했다. 한 달 유료 결제액은 무려 200억 원 이상이었다.

기자가 넷플릭스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넷플릭스 자체제작 드라마인 하우스 오브 카드가 그렇게 재미있다고 소문이 나서였다. 지인들은 물론 교수님까지 열을 올리며 좋아하기에 한번 볼까 해서 넷플릭스를 가입했다. 가입 후 첫달 무료 이용의 수혜를 입고 나서도 한동안 정기결제를 이어가며 넷플릭스에 푹 빠져 살았다. 재밌는 콘텐츠가 많은 것은 물론이요, 스마트폰, PC, 태블릿 등 다양한 기기로도 시청할 수 있으며 UHD 초고화질 영상을 지원한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넷플릭스 요금제

넷플릭스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으나, 사회초년생인 이용자라면 한두푼이 아까운 처지에 매달 1만원 넘는 금액을 결제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9500원 가장 낮은 금액의 베이직 요금제로도 넷플릭스의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지만, 이 요금제는 HDUHD를 지원하지 않는다. 고화질 덕후들에겐 14500원으로 고화질을 지원하는 프리미엄 요금제가 더 구미가 당길 것이다.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요금제를 이용하고자 하는 유저들 사이에서, 하나의 넷플릭스 계정을 친구나 지인끼리 3~4명씩 함께 공유하며 요금을 1/N로 쪼개 충당하는 편법이 지갑 사정을 아끼는 대책으로 떠올랐다. 넷플릭스의 프리미엄 요금제는 한 아이디로 최대 4명까지 동시접속 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한 아이디를 프리미엄 요금제로 결제한 뒤, 3~4명이 함께 사용하는 현상이 확산된 것이다. 심지어 넷플릭스 아이디를 함께 공유할 사람을 구하는 사이트도 생겨났으며, 다양한 언론이 앞선 방법들을 소개하며 이러한 편법이 확산되는데 일조했다.

그 결과, 이미 넷플릭스 아이디 공유는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자리잡았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전세게적으로도 아이디 공유는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리서치회사 매기드는 포스트 밀레니얼 세대(2001년 이후 출생자)42%, 밀레니얼(1982~2000년생) 세대의 35%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타인과 공유하고 있다는 수치를 밝힌 바 있다.

 

넷플릭스 아이디 공유의 현장

그렇다면, 넷플릭스 아이디 공유는 과연 합법적인 걸까? 넷플릭스 측에 문의한 결과, 계정을 공유하는 서비스는 가족구성원에 한정되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애초에 넷플릭스 동시접속이 가능하게 한 이유는 부모님이나 형제자매끼리 한 아이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용자가 좋아하는 장르나 기분에 따라 다양한 프로필을 만들어 시청할 수 있고, 서로 다른 취향을 가진 가족 구성원이 저마다의 취향에 맞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는 설명이다.

물론 가족이 아닌 인원끼리 계정을 공유한다 하더라도 이용이 제한되거나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는 것은 아니다. 리드 헤이스팅 넷플릭스 창업자는 지난 2016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가전박람회(CES)에서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가 이제까지 문제가 된 적은 없다는 등 계정 공유를 문제 삼지 않겠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대신, 넷플릭스는 계정을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행위는 금지되어 있다고 못 박고 있다. 그리고 계정 공유는 가족 구성원끼리만 이뤄질 수 있도록 권장했다.

넷플릭스 계정 공유는 편법이 맞다. 다만, 제재되지 않을 뿐이다. 타인과 계정을 공유해도 문제가 되지는 않다만 스스로의 양심을 따라서 선택하면 될 일이다.

 

(사진=넷플릭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