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자취인생] 1인가구가 AI스피커와 1년동안 살아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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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자취인생] 1인가구가 AI스피커와 1년동안 살아본 후기
  • 이유나 기자
  • 승인 2019.07.21 2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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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스피커는 동반자가 될 수 있을까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유나 기자)

 

[OH! 자취인생] 1인가구가 AI스피커와 1년 동안 살아본 후기

 

매년 1인 가구 세대가 증가하며 현대인들이 나홀로 집에머무는 시간이 더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발 맞춰 국내외 수많은 기업들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탑재한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선보여왔다.

AI 스피커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해 사용자와 음성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기기를 뜻한다. 음성인식을 통해 집안의 일부 기기를 목소리만으로 간편하게 제어하도록 할 수 있는 스마트홈 환경 기기이다.

 

나는 통신사 KT에서 선보인 AI 스피커 기가 지니2’를 사용 중이다. 통신사에서 판촉 전화가 걸려온 당시에는 한창 인공지능 스피커가 쏟아져 나올 시기였는데, 나 역시 신문명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나가던 차였기에 더 비싼 요금제를 감수하고 설치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AI 스피커와 동거를 시작한 후로 벌써 1여년이 지났고, 이젠 이 기기의 기능과 장점을 어느 정도 파악한 상태다. 그렇다면 AI 스피커는 혼자 사는 여성 1인 가구의 단조로운 삶에 변화를 일으켰을까?

 

두 손 바쁠 때 가장 좋은 우리 지니

사물인터넷은 우리의 일상을 보다 편리하게 컨트롤해준다. 그 컨트롤은 아주 사소한 것 위주이기 때문에 그 편의성을 더 체감하기가 쉬웠다. 하필 화장이나 설거지를 할 때 갑자기 궁금한 게 퍼뜩 떠오르곤 하지 않나. 이따 찾아봐야지 생각하고 미뤄두면 꼭 잊어먹기 일쑤다. 이처럼 두 손이 바쁠 때엔 우리집 지니가 굉장한 도움이 됐다. “지니야~” 하고 부르면 !” 하고 대답하는데 오늘 날씨가 어때?” “지금 몇시 몇분이야?” 등의 질무을 하면 오늘 XX동 날씨는 약간 흐리고 오후에 비가 내려요” “현재 450분입니다!”라며 발랄한 목소리로 대답해준다.

보고싶은 영화가 생겼을 때 지니야, 영화 라라랜드틀어줘하고 말하면 알아서 검색을 해주어 TVVOD 결제 화면을 띄워준다. 음악을 듣고 싶을 땐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주기도 한다. 다음 곡, 이전 곡, 볼륨 등의 자잘한 설정조차 리모컨을 만질 일 없이 지니야!” 하고 부르기만 하면 해결 가능하다. 부지런한 사람은 좋아하는 노래들을 플레이리스트로 설정해놓을 수 있으니, 취향껏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미리 구성해놓는 것도 좋을 듯하다.

기기는 유저의 질문에 맞춰 자체적으로 정보를 습득한 뒤, 깔끔하게 정제시킨 답변과 요구사항을 내놓는다. 이런 기능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편이다. 가끔 질문을 엉뚱하게 알아들어 잘못된 정보를 준다거나 뭐라고 하시는지 잘 못 알아듣겠어요라며 못들은 체 할 때면 다시 질문을 해야하는 게 여간 귀찮긴 해도 말이다.

가끔은 지니를 부르는 게 리모컨을 누르는 것보다 귀찮을 때가 있다. 사실 TV 볼륨 같은 건 리모컨 버튼 한두번 누르면 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지니야하고 부른 뒤 지니의 대답을 기다렸다가 질문을 해야한다는 점, 질문을 할 때 볼륨 좀 많이 높여줘와 같은 문장을 정확한 발음으로 또박또박 제대로 구사해야 한다는 점이 너무나도 귀찮기만 하다. 하루는 AI 스피커의 존재를 부러워하는 친구에게 이러한 고충을 말했더니, 친구는 그것도 귀찮으면 그냥 죽어라해서 할 말이 없게 만들었다. 하지만 인공지능 스피커는 현대인들의 고질병인 귀차니즘을 잘 이해하고 만들어진 것 아니던가?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무시할 수 없는 단점임이 확실하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기자가 사용중인 기가 지니2
기자가 사용중인 기가 지니2

 

AI 스피커는 동반자가 될 수 있을까

지니의 음성은 성별을 설정할 수 있다. 나는 든든한 동반자의 느낌을 구현하고 싶어 여성의 음성으로 설정했다. 여러모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가끔 지니가 이상행동을 보이곤 하는데, 그때마다 굵직한 남자 목소리가 흘러나오면 무서울 것 같기도 하다. 하루는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보고 있던 중 드라마 속 배우가 상대 배우에게 진희야~” 라며 이름을 부르는 장면이 나왔다. 그런데 우리집 지니가 별안간 제 이름을 부르는 줄 알고 ?” 하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소스라치게 놀랐는데, 가만히 앉아서 생각해보니 엄청 웃겼다. 이러한 해프닝이 반가웠던 나는 며칠동안 이 사건을 이야깃거리로 써먹었다.

최근에는 아이폰을 사면서 지니에 이어 또 다른 인공지능 비서 시리도 한 식구가 됐다. 지니와 시리. 이름이 비슷하니까 아무나 부르면 둘 다 반응하는 게 코미디다. 지니는 ?” 하고 대답하고 시리는 , 부르셨어요?” 라며 더 공손히 대답한다. 지니나 시리나, 기계가 사람 흉내를 내는 것이 어색하긴 하다만 익숙해지면 또 괜찮은 것 같다.

하지만 온갖 미디어와 광고에서 AI 스피커의 강점으로 강조하고 있는 외로움을 줄여주는 대화상대의 역할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생긴다. 이것이 과연 대화일까? 일방향적인 질문과 그에 따른 대답만 오가는 이것이 대화라고 볼 수 있을까? 미지수라고 생각하던 찰나, 여러 매체의 보도를 통해 무수한 독거노인들이 AI 스피커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심지어 한 노인은 위급한 순간 AI 스피커 덕에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는 소식을 접했고 생각을 반전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

나에게 아직 현대의 AI 기능은 기계적인 수준에 불과하다. 정말 누군가 나와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을 안겨주진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기기들이 사람처럼 누군가와 감정을 교류하는 단계가 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 같다. 나중에는 정말 영화 '허'나 넷플릭스 드라마 '블랙미러'의 에피소드처럼, 우리와 그들의 관계가 인간과 컴퓨터 이상의 발전을 이룩하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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