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18:25 (목)
아메리칸 스윗하트의 대명사, 미드 ‘프렌즈’ 레이첼
상태바
아메리칸 스윗하트의 대명사, 미드 ‘프렌즈’ 레이첼
  • 이유나 기자
  • 승인 2019.07.28 2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가 사랑한 미디어 속 Single Ladies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유나 기자)

누구에게는 추억으로, 또 로망으로. 뉴욕 맨하탄에 사는 여섯 남녀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NBC 미드 프렌즈는 종영한지 1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청춘들의 인생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NBC '프렌즈' 포스터
NBC '프렌즈' 포스터

 

1990년대 미드의 정석이자 영어 회화의 입문작으로 여전히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프렌즈. 1994년 방영된 시즌 1을 시작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시즌 10까지의 순탄하고 긴 역사를 썼다. 시대 불문, 모든 세대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주제와 코미디가 전세계적인 셀링 포인트였다. 물론 그 인기의 중심에는 바로 여섯명의 주요 캐릭터들이 있었다. 모니카, 레이첼, 피비, 로스, 챈들러 그리고 조이까지. 프렌즈 팬들에게는 매우 친숙하고 정겨운 이름들이다. 각 캐릭터마다 개성이 확고한만큼 시청자들의 취향에 따라 캐릭터 선호도 역시 갈리는 편이지만, 드라마 히트의 1등 공신은 단연 배우 제니퍼 애니스턴이 연기한 레이첼 그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메리칸 스윗하트제니퍼 애니스턴을 세계적인 할리우드 배우의 반열에 올려놓은 레이첼 그린 캐릭터의 인기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했다. 시즌 1에서는 비교적 분량이 적었지만 워낙 시청자 반응이 독보적인지라 이후부터는 메인 자리를 꿰차게 됐다. 바라만 봐도 기분 좋은, 긍정적이고 귀여운 이미지는 대부분 레이첼의 몫이었다. 레이첼 특유의 러블리한 성격과 섹시한 분위기, 남다른 패션 센스 등의 매력 요소들은 레이첼이 남녀노소 모든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게 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프렌즈' 중 레이첼 패션
'프렌즈' 레이첼 패션

시즌 1에서의 레이첼과 시즌 10에서의 레이첼이 같은 인물이 맞나 싶을 정도로, 레이첼은 프렌즈 중에서도 엄청난 발전을 보여주는 성장형 캐릭터다. 부잣집 맏딸, 아버지의 신용카드로 생활하던 응석받이에 불과했던 그녀는 고소득의 치과의사와 결혼을 앞두고 불현 듯 두려움이 앞서 식장에서 도망친다. 그렇게 도피해 들어간 작은 카페에서 다른 다섯명의 프렌즈를 만나고,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완전하게 독립하며 인생이 점차 변화하기 시작한다. 물론 그 과정은 꽤 험난하기만 하다. 아버지의 경제적 지원이 끊긴만큼 더는 백수로 생활할 수도 없는 노릇. 이에 친구들의 아지트나 다름없는 센트럴 퍼크카페에서 웨이트리스 생활을 시작하지만, 자신은 더 큰 일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이력서를 돌려 결국 패션업계에 진출하는데 성공한다.

뉴욕의 대규모 백화점 블루밍데일스에 취업한 레이첼은 중간관리자의 비서직으로 커리어를 시작한다. 나중에는 그 능력을 인정받아 랄프 로렌의 중간관리자로 이직하며, 추후 구찌, 루이비통과 같은 명품 브랜드에서 러브콜을 받기도 하는 등 시청자들까지 뿌듯해질 정도로 업계에서의 발전을 이룩한다. 일각에서는 프렌즈에서 레이첼이 백치미를 대표하는 캐릭터인만큼 이러한 직업 설정이 어우러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존재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업무에 매진하는 모습들과 변화하는 시대에 따라 감각적으로 변모하는 패션들만 봐도 그녀의 점진적인 성장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NBC '프렌즈' 중 한 장면
NBC '프렌즈' 중 한 장면

한때는 아버지의 경제력에 의존하고 살았던 레이첼기에, 로스와의 우발적인 하룻밤을 보낸 후 덜컥 임신을 하게 되었을 때 그녀가 내린 결정은 놀라움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충분한 마음 없이 로스와 결혼을 할 바엔 싱글맘이 되겠노라 선전포고 하는 레이첼의 모습은 그녀가 얼마나 독립적인 인물인지를 증명하는 대목이었다. 전세계의 시청자들은 그녀의 결정에 바보같다고 손가락질 하는 대신 응원을 보냈다. 변화하는 시대에 발 맞춰 자주적으로 변모하는 레이첼에 깊은 공감을 느끼는 여성들이 주를 이뤘기 때문일 것이다.

프렌즈 종영 15. 그럼에도 스테디셀러 시리즈답게 여전히 무수하게 시청되고 있으며, 매년 엄청난 저작권료를 벌어들이고 있다. 이 가운데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지, 최근 20여년 전의 레이첼 그린 패션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구글에는 Rachel Green을 검색하면 자동완성 검색어로 Rachel Green Outfits가 뜨기도 할 정도다.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레이첼이 여전히 팬들에게 선연한 존재임을 증명하는 듯하다. 단순히 패션뿐만 아니라 레이첼의 독립성과 자주성 역시 우리 세대의 여성들에게 본보기로 작용해온 것처럼, 우리의 다음 세대들에게도 그녀가 롤모델로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