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터뷰] 사각 링에서 느끼는 나만의 성장, 복싱하는 그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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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터뷰] 사각 링에서 느끼는 나만의 성장, 복싱하는 그녀 이야기
  • 박상은 기자
  • 승인 2019.08.08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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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신운동으로 체력을 키우는 데 탁월, 무엇보다 지겹지 않아
- 연습한 것이 시합 중에 발휘되면 재밌고 즐거워
- 복싱은 앞으로 나와 함께할 인생운동

(시사캐스트, SISACAST= 박상은 기자)

◆ ‘혼터뷰’는 우리 주변에 혼자 사는/하는/버는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낸 인터뷰 기사입니다.

복싱(boxing)은 매우 오래된 전통적인 스포츠이다. 고대 벽화에 나타난 바에 의하면 복싱은 기원전 3000년 전에 이미 시작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권투(拳鬪)라고도 부르는데, ‘헝그리 정신’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특히 1960년대에 큰 사랑을 받았던 국민적인 스포츠다. 최근에는 복싱이 경기를 위한 투기 스포츠를 머무르지 않고 체중 감량과 체력 강화를 위한 취미운동으로도 사랑받고 있다. 오늘은 3년 간 취미로 복싱을 배우고 있는 김태연 씨(여·32)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처음에 복싱을 시작한 계기나 이유가 있다면?

처음에는 다이어트 때문에 시작했다. 2015년 가을, 직장 동료가 복싱이 그렇게 재밌고 체중도 많이 감량된다며 추천했다. 복싱이라니? 처음에는 선뜻 도전하기가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1년 정도 배웠던 스피닝이 슬슬 지겨워지고 있었고 강사도 바뀌면서 다른 운동을 배워볼까 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복싱체육관이 집에서도 가까워서 한 번 도전해보기로 했다.

 

- 복싱을 배운 기간과 운동 시간은?

2015년 가을에 시작해 1년 6개월을 배우고 개인적인 일로 1년 정도 복싱을 배울 수 없었다. 그 뒤로 지금까지 1년 6개월 정도를 배웠으니 총 기간은 3년 정도이다. 평일은 체육관에 가서 1~2시간 운동을 한다.

 

- 처음 복싱 배울 때는 어떤 느낌이었나?

처음에는 정말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처음에 복싱을 추천했던 직장 동료는 나에게 추천만 해주고 그 뒤로 체육관에 안 나왔다(웃음). 체육관에 아는 사람도 없고 혼자 운동하려고 하니 민망해서 거울 속 나만 바라보고 운동했다. 복싱을 배우기 전에 듣기로 처음에 줄넘기만 엄청한다고 해서 겁을 먹었는데, 생각보다 줄넘기를 오래하지 않았다. 몸풀기 정도로 3세트만 하고 복싱 스텝을 배웠다. 관장님이 복싱을 가르쳐주시면서 칭찬을 많이 하셨다. 특히 자세가 좋다고 칭찬하시니 더 재미를 느꼈던 것 같다.

- 다른 운동도 해본 경험이 있는지?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핸드볼 선수로 뛰기도 했었는데 부모님의 반대로 중학교 1학년 때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여자중학교를 다녔었는데 친구들을 모아서 점심시간마다 농구를 했다. 얼마나 많이 했는지 키가 쑥쑥 자랐다. 중학교 1학년 때 10cm, 2학년 때 10cm 커서 2년 만에 20cm가 컸다. 나의 키는 다 농구로 인해 큰 거다(웃음). 그리고 대학교를 가서는 교양으로 유도를 배웠고 4개월 만에 초단을 따기도 했다. 헬스는 지금도 하고 있고 복싱 배우기 전에는 스피닝도 배웠다.

 

- 여러 운동을 했는데 그중 복싱만의 매력을 말하자면?

우선 재밌다. 하루 일과에서 쌓였던 스트레스도 샌드백을 치면 풀린다. 워낙 운동과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다보니, 계속 뛰고 움직이는 것이 좋다. 복싱은 한시도 쉬지 않고 전신을 움직여야 해서 체력을 기르는 데 탁월하다. 그리고 복싱의 매력은 지겹지가 않다. 아직도 배워야할 복싱 기술이 많다. 새로운 기술을 배울 때 ‘이런 기술을 내가 할 수 있을까?’ 했던 것도 계속 연습하고 내 것으로 만들면 어느 샌가 나도 모르게 그 기술을 하고 있다. 그럴 때 정말 뿌듯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다. 그리고 특히 미트칠 때 제대로 잘 맞아 들어가면 그때만큼 짜릿한 순간도 없는 것 같다.

 

- 복싱 대회도 나간 적이 있는지?

생활체육 복싱대회를 3번 나갔다. 생활체육 복싱대회는 1분30초씩 2라운드 경기를 한다. 대회 일정에 따라서 1분으로 축소될 수도 있다. 처음 시합은 2018년 2월에 ‘동두천 전국복싱대회’였는데 별다른 기대 없이 참가에 의의를 두었으나 상대 선수가 막무가내로 날린 주먹에 한 번 다운도 되고 판정패를 당했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두 번째 시합은 2018년 4월 관악구에서 있었던 ‘제3회 전국경찰무도 복싱대회’였다. 이 대회에서 첫 승리를 맛봤다. 두 번의 경기를 했는데 처음에는 판정승으로 이겼고 그 다음에는 졌다. 그래도 대회에 나가서 그동안 연습했던 것을 활용했다는 것이 뿌듯했다. 세 번째 시합은 2019년 6월 ‘제2회 천안시장배 및 협회장배 복싱대회’였는데 이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3대0의 만장일치 판정승이었기 때문에 정말 기뻤다. 무엇보다 대회를 통해서 이기고 지는 결과보다 평소에 배운 것을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 복싱을 배우면서 가장 기억이 남는 순간은?

지난 6월에 나간 복싱대회의 시합 동영상을 보는데 배운 기술을 사용하는 나를 봤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고 뿌듯하다. 당시에는 그 기술을 썼는지 몰랐는데 나도 모르게 기술이 몸에 배어 실전에서 사용하는 모습을 보니 ‘내가 열심히 하긴 했구나’하고 스스로 자랑스러웠다.

 

- 복싱을 배우면서 아쉬운 점은?

아무래도 남자들이 많이 하는 운동이라 여자 스파링 상대가 없다. 주로 남자 중학생하고 스파링을 한다. 시합을 대비해 스파링할 여자가 없어서 아쉽다. 체육관에서 남자들끼리 서로 스파링 상대가 되어 주는 것이 부럽다.

 

- 복싱을 취미로 한다고 하면 가족이나 지인들은 반응은 어떤가?

복싱의 이미지가 있다보니 “왜 치고 박고 싸우는 운동을 하느냐?”라고 부모님은 걱정하신다. 그래도 나는 시합에서 이기면 자랑하는 편이다. 지인들은 복싱을 꾸준히 하는 모습에 대단하다고 한다. 내 생각에는 운동하는 장소가 집과 직장에서 얼마가 가까운지도 중요한 것 같다. 나는 집과 직장과 체육관이 도보 10분 안에 다 있다(웃음).

지난해 출전한 '제3회 전국경찰무도 복싱대회'에서 시합에 임하고 있는 태연 씨 모습(빨간색 경기복). 사진=김태연 씨 제공

- 태연 씨에게 복싱이란?

나의 하루 일과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자연스러운 존재이다. 습관처럼 체육관에 가서 복싱을 하는 것 같다. 어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나의 인생 가운데 복싱은 계속 존재할 것 같다. 처음에는 아는 사람 없이 거울보고 혼자 연습했지만, 현재는 사람들하고 교류하면서 배우니 즐거움이 더욱 커진다.

 

- 복싱 주저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Just do it. 그냥 한 번 복싱체육관에 가보기를 추천한다. 시작이 어려울 수 있으나 인생운동을 만날 수도 있다. 나도 복싱이 이렇게 재밌을 줄을 시작하기 전에야 알았을까? 처음 줄넘기와 스텝이 약간 지루할 수 있으나(웃음), 잽을 배우는 순간부터 재밌을 것이다.

[사진=김태연 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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