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이 기자)
지속되는 무더위로 지친 몸을 위해 몸보신 계획을 세운다. 삼계탕? 여름 내내 즐긴 치맥으로 인해 닭은 그만 먹고 싶다. 장어? 혼자 가서 먹기 부담스러운 메뉴에 가격도 저렴하지 않다. 고기? 이 더위에 숯불에 고기를 굽는건 무엇보다 힘든 일이다.
그러나 리스트에 올린 메뉴 중 한가지로 몸보신을 하고자 한 기자는 다른 방법을 강구해냈다. 고기를 먹되, 내가 굽지 않는 것이다.
혼밥식당으로 유명한 성남시 야탑의 ‘팔팔구(889)식당’을 방문한 건, 무더위가 절정을 이룬 8월 어느날의 한낮. 팔팔구식당은 아파트 건물 사이에 소박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진한 월넛색의 외관과 커다란 창의 조화는 식당이라기보다 숲속의 작은 오두막같은 느낌마저 든다.
이곳의 주 메뉴는 삼겹살정식과 갈비정식이다. 기자는 갈비정식을 주문, 가격은 7000원이다. 혼밥을 자주하는 만큼 메뉴 가격에 대해 통달한 듯, ‘음, 이정도 가격이면 제육볶음 수준이겠군’하는 계산이 이뤄졌다.
그러나 약 15분 뒤 나온 메뉴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쟁반위에 정갈하게 놓인 음식과 함께 쌈채소 바구니가 별도로 나왔다. 갈비정식은 밥과 맑은된장국, 반숙계란후라이가 올라간 갈비구이, 햄계란말이, 볶음김치와 치자단무지, 3종류의 소스류로 구성됐다.
먼저 갈비구이는 혼자먹기에 충분한 양으로,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일품이다. 반숙계란후라이를 터트려 함께 먹어도 좋고, 쌈채소에 싸먹어도 좋다. 함께 구운 밀떡을 먹는 것은 보너스를 받은 듯 한 기분이 들게 한다. 특히 카레소스와 마늘소스를 ‘푹’ 찍어 먹으면 전혀 새로운 맛이 탄생, 짠맛을 중화하고 건강한 단맛을 느낄 수 있다.
팔팔구식당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을 수 있는 채소바구니에는 6가지의 싱싱한 채소를 담았다. 상추, 깻잎, 당귀, 치커리, 케일, 풋고추까지 풍성하게 담아내준 채소는 아낌없이 먹어도 충분한 양이다. 쌈채소에 고기를 싸먹을 때는 함께 나온 이곳만의 특제 고추장을 얹어 먹으면 제격이다. 일반 고추장이 아닌 팔팔구식당만의 비법으로 만들어져, 짜거나 매운맛이 강하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메뉴에 곁들여 나온 밑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보인다. 잘게 썬 햄과 파를 넣어 만든 계란말이는 그 모양마저 사랑스럽고, 치자를 이용해 색을 만든 단무지는 일반 단무지와는 차원이 달랐다. 김치볶음 또한 적절하게 익혀 씹는 맛을 살렸고, 짠맛 대신 감칠맛이 돌게 했다.
팔팔구식당의 갈비정식은 한마디로 ‘건강해지는 맛’으로 표현할 수 있다. 순수 갈빗살로 만든 갈비구이와 다양하고 풍성한 쌈채소, 정성이 깃든 밑반찬과 소스류는 전반적으로 짜지 않으면서 입맛을 돋웠다.
보통 혼밥식당 메뉴는 성인남성에게는 양이 적은 경우가 많지만, 이곳은 성인남성도 1인분으로 충분히 배부른 식사를 할 수 있다.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팔팔구커피’ 메뉴다. 팔팔구식당과 팔팔구커피를 동시에 운영하는 이곳은, 식사가 아닌 음료를 마시기 위해 방문해도 되며, 식사 손님에게는 일정금액의 할인을 적용해 준다. 식사와 후식으로 커피까지 마셔도 만원이 넘지 않는 ‘착한 가게’라 할 수 있다.
팔팔구식당 관계자는 “이곳에 오는 모든 분들이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음식을 준비한다”며 “혼자하는 식사라고 아무렇게나 하지 마시고, 제대로 드시길 바란다”고 혼밥러들의 건강을 걱정했다.
뜨거운 불앞에서 땀을 흘리며 고기를 구워먹는 수고를 덜어줌은 물론, 집밥에 건강까지 더한 메뉴구성으로 혼밥러들의 성지가 돼가고 있는 팔팔구식당. 프로 혼밥러가 ‘쌍 따봉’을 들어 준다.
[사진=시사캐스트]
참 착한 가게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