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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놀기] 과식해도 탈 없는 그림책 ... 작정하고 책보기 프로젝트② ‘서초그림책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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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놀기] 과식해도 탈 없는 그림책 ... 작정하고 책보기 프로젝트② ‘서초그림책도서관’
  • 이현이 기자
  • 승인 2019.08.21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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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이 기자)

어린 시절 늘 손에 들고 산 그림책은 내 미래를 꿈꾸게 했고, 내 상상력을 한껏 고조시키기에 충분했다. 어느날엔 공주가, 또 어느날엔 노랑머리 외국인이 되는 상상을 할 때면 친구가 없어도 그 시간은 재미로 가득했고, 그림속 인물들에 나를 투영해보며 긴긴 시간을 보내기 일쑤였다.

어른이 된 후, 우리는 그림책을 볼 시간이 많지 않다. 아니 어쩌면 ‘그림책은 어린애들이 보는 거지’라는 편견을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림책을 보는 나이가 정해져 있는 걸까? 누구나 알다시피 ‘몇 세부터 몇 세까지 그림책을 보시오!’라는 경고문은 없다. 타인의 시선에 맞춰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만들어낸 그 편견을 버리고, 그림책이 주는 묘미를 다시 한번 느껴보자.

글밥이 적고, 그림만 봐도 글의 흐름을 이해하기에 충분한 그림책은, 제 아무리 독서를 싫어하는 사람이라 해도 책을 펼쳐놓고 잠이 드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것만으로 그림책 선택은 탁월한 것이다.

기자가 다양한 그림책을 보고자 찾은 곳은 ‘서초그림책도서관’이다.

지난해 개관한 이곳은 ‘신상’ 도서관답게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이 조성돼, 책을 읽기에 안성맞춤이다. 더군다나 아기자기한 그림책이 가득해 마치 동화속 한 장면 혹은 내 유년시절로 돌아간 듯 한 착각을 들게 한다.

누구에게나 열린 ‘개방형 도서관’인 이곳은 ‘어린이들만 잔뜩 있겠지’했던 예상을 완벽히 깼다. 또한 컨테이너로 만들어진 구조물이기에 더위에 취약하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냉방시설 또한 훌륭해 긴 시간 북캉스를 보내기에도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더 편하게’를 원한다면 2층을 이용하면 된다. 신발을 벗고 이용할 수 있는 좌식공간을 마련, 상상 이상의 편안함과 안락함을 제공한다. 거기에 그림책도서관 이미지에 맞는 동화같은 인테리어가 책을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만일 책을 보다가 시시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원서를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어린시절엔 불가능했던 원서읽기는, 내용을 알고 보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낌과 동시에 어른이 되어가며 쌓아온 외국어지식을 스스로 뽐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책장 중간중간 배치된 그림책 주인공 인형 또한 그림책 보는 재미를 더한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주근깨의 주황머리카락을 한 삐삐 인형이 반가워 한참을 바라보며 옛 시간을 추억했다.

마음의 치유가 필요하다면, 복잡한 삶속에서 가볍게 쉼을 얻고 싶다면, 여행과 같은 설렘을 느끼고 싶다면, 그림책도서관을 적극 추천한다.

명랑함, 기발함, 통쾌함 속에 위로와 힐링을 선물한 그림책. 수십권을 과식해도 뒤탈 없는 그림책의 묘미에 빠진 어느 오후는 어른이 된 후 가장 멋진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며, 나에게 준 가장 귀엽고 아기자기하며 고귀한 시간이 될 것이다.

혼자인 시간을 두려워 말자. 그 시간이야 말로 자신을 가장 깊고 자세히 볼 수 있고, 자신을 위한 성찰과 쉼, 발전이 가능한 시간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사진=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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