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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에너지 충전 100%, 도심 속 ‘힐링카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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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에너지 충전 100%, 도심 속 ‘힐링카페’ 후기
  • 이유나 기자
  • 승인 2019.08.24 1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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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유나 기자)

 

힐링카페 '미스터힐링' 출입구
힐링카페 '미스터힐링' 출입구

졸음은 계절을 막론하고 점심시간만 지나면 찾아온다. 직장인들이 2시에 눈을 제대로 뜨기 버거운 이유다. 점심시간마다 식사를 건너뛰고 아예 제자리에서 눈을 잠시 붙이며 어떻게든 피로를 풀어보려는 직장인들을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는데, 최근에는 이런 직장인들을 겨냥한 힐링카페가 다양하게 생겨났다. 대체적으로 몸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안마의자와,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커피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꽤 많이 생긴만큼 가격 경쟁력도 갖춰나가는 추세다.

며칠 전 기자는 직장 동료와 함께 인근의 힐링카페를 찾았다. 기자로서는 1인가구의 드림가전이 아닐 수 없는 안마의자를 몸소 체험하고픈 이유가 컸고, 동료는 점심시간에 잠깐 눈을 붙이는 휴식을 요량으로 함께 동행했다. 주변의 힐링카페를 검색하다 인터넷에서 체험권을 먼저 구매하면 가격이 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현장에서 결제하면 1인당 13000원인 50분 이용요금을 1900원에 결제했다. 동료는 낮잠을 1만원 돈 주고 자게 생겼네라며 가격이 비싸다고 툴툴거렸지만, 나는 어쨌거나 안마의자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음료까지 주니 꽤 합리적인 가격이라며 다르게 생각했다.

'미스터힐링' 매장 전경
'미스터힐링' 매장 전경

힐링카페는 회사로부터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서울은 물론 전국에 체인점을 두고 있는 프랜차이즈였다. 매장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아기자기한 홀에는 음료를 마시고 있는 손님들이 드문드문 앉아있었는데, 생각보다 그 수가 많지 않아 다행이었다. 우리는 홀에 있던 직원에게 구매내역을 인증하자마자 힐링존에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수면등으로 안락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힐링존에는 사람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모를 적요함만이 내려앉아 있었다. 아로마 향이 가득한 내부의 벽 곳곳에는 산소공급기가 달려 있었고 청정산소라는 것을 연신 내뿜고 있었다.

두 개의 안마의자가 놓인 한 구석에 나와 동료를 안내한 직원은 신발을 벗어 보관함에 넣어 놓으라고 말하며 덧신을 건네주었다. 우리가 안마의자에 앉자, 직원은 기계 옆에 붙어있는 6가지의 코스 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전했다. 나는 전신 주무름과 두드림이 번갈아 진행되는 2번 코스로 해달라고 했다. 아무런 말 없이 리모컨만 띡띡띡 누르던 직원은 방을 나서기 직전에 편안한 시간 보내세요비슷한 말을 했지만 다소 불친절한 말투여서 진심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이곳에서 애초에 기대하고 왔던 서비스는 안마의자 뿐이었지, 직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안마를 받기 시작했다.

힐링실 내부, 그리고 안마의자에 누워있는 기자의 동료
힐링실 내부, 그리고 안마의자에 누워있는 기자의 동료

그리고 시작된 안마에 나와 동료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막 앉았을 때는 온몸을 감싸오는 안마의자가 굉장히 포근했지만, 서서히 척추를 주물러 오면서 통렬한 감각이 깨어났기 때문이다. 사정없이 아픈 곳만 골라 주무르는 안마의자 덕분에 절로 고통의 신음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눈앞에는 ! 목소리를 조금만 낮춰주세요라고 적힌 안내판이 있었다. 이렇게 아픈데 어떻게 아무 소리도 하지 말라는지 억울했으나 행여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까 입을 틀어막으며 고통을 달랬다.

마찬가지로 고통 받던 동료는 이렇게 아픈데 어떻게 잠을 자겠냐며 소곤거렸지만 점차 그 앓는 소리가 줄어들었다. 한번 무자비하게 주물러서 근육을 풀고 나니, 몸이 점차 편안해지고 시원해지는 거다. 주무르기 기능이 끝난 뒤 전신 두드리기가 시작하자 사뭇 산뜻한 느낌이었다. 이것이 바로 안마의자의 마법이구나, 언젠가는 꼭 사고 말겠다는 의지가 생겨났다. 어떻게 자냐며 잉잉대던 동료 역시 신기하게도 어느새 잠이 들어있었다. 나는 도통 잠이 오지 않아 안마의자에 몸을 맡긴 채 오전에 받은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귀여운 고양이컵에 담긴 음료(위) / 힐링 후 매장 한켠에 마련된 보드게임을 할 수 있다 (아래) 

요금을 지불한 50분은 금방 지나갔다. 점심시간이었기에 시간이 더 빨리 흐른 것만 같아 아쉬웠다. 잠에서 깬 동료와 나는 굉장히 가뿐한 몸짓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100% 에너지가 충전된 신체에 만족을 표했다. 힐링존을 나오자, 기다릴 필요없이 미리 주문했던 음료가 마련돼 있었다. 커피는 사무실에서 이미 충분히 마신 뒤라 블루베리 주스와 자몽 주스를 마셨는데, 너무 달았지만 안마를 받는 사이 힐링뽕이라도 맞게 된 건지 꼭 이 단 주스가 에너지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것만 같았다. 음료를 마시며 두런두런 소감을 나누던 중, 나는 동료가 잠을 자기에는 너무 아프다고 말한 것에 동의를 하면서도, 안마를 받으며 쿨쿨 자던 동료의 모습이 생각나 웃음이 나왔다.

다시 회사에 돌아온 우리는 확실히 평소보다 상쾌한 오후를 보낼 수 있었다. 몸의 피로를 풀고나니 졸음보다는 활력이 돌았고 오후 시간대의 업무 능률이 높아졌다. 평소 기력 없이 움직이던 내게 걱정 어린 잔소리를 하던 상사도 오늘은 부쩍 달라 보인다고 말을 건네올 정도였다. 최근 직원들의 업무 컨디션 향상과 복지를 목적으로 휴게실에 안마의자를 배치하는 회사가 많아졌지만, 근방의 힐링카페를 이용하면서 회사와 동떨어져있는 시간을 갖는 것도 에너지 재충전에 좋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자가 다녀온 힐링카페 프랜차이즈 미스터힐링은 전국에 107여개의 매장이 있으며, 이 외에도 안마의자와 음료서비스가 결합된 힐링카페들이 다수 운영되고 있다.

미스터힐링 홈페이지 : misterhealing.com

사진=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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