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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비혼의 미래, 여성전용 공동주택 ‘OW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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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비혼의 미래, 여성전용 공동주택 ‘OWCH’
  • 이유나 기자
  • 승인 2019.09.07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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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유나 기자)

바야흐로 비혼(非婚) 시대다. 젊은 세대들의 가치관과 인식이 점차 변화하면서 결혼을 하지 않고 홀로 살아가는 비혼주의가 확산되고 있다.

OWCH 거주자들
OWCH 전경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비혼이 더 각광받는 추세다. 경력단절,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 경제적인 자립을 이루고자 하는 여성들로 인해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인식도 옅어지고 있다. 서점가에서는 인생의 주도권을 잡는 삶, 혼삶의 즐거움, 혼자 살아갈 여성들을 위한 재테크 솔루션 등 비혼 여성 대상의 책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비혼을 직접 실천하고 있는 여성들에게도 나름의 고충이 있다. 어쨌거나 홀로 삶을 꾸려나가야 하는 만큼 미래를 생각하면 막연해지고는 한다. 노년에 접어들고부터는 계속 혼자 사는 게 어려워지지 않을까? 안전에 위협이 가해지는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지금이라도 의지할 누군가를 만들어야하지 않을까?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질문에 비혼에 대해 자신감이 절로 소멸되는 듯 하다.

OWCH 전경
OWCH 전경

이런 가운데, 영국에서는 고독하고 불안한 비혼 여성들을 위한 비혼 여성 공동체 OWCH(Older Women's Co-Housing)가 운영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찍이 유럽과 미국 같은 선진국들은 거주자들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면서도 공동체의 장점을 살린 코하우징, 즉 주거공동체 시스템이 발달돼 있다. 그중 영국의 비영리단체 UK CohousingOWCH를 세워 50세 이상 여성들의 주도적이고 조화로운 삶을 존중하고 있다.

영국 런던 북부의 하이바넷 마을에 위치한 OWCH는 독일 홀란드의 주거공동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세워졌다. 이곳은 혼자 사는 여성들이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또 활동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 건강을 증지시키고 사회적인 도움에 대한 수요를 줄여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벽돌로 지어진 단란한 공동주택은 각 객실마다 발코니가 설치돼 있어 좋은 전망을 자랑한다. 이 외에도 거주자간의 사교활동을 위한 공동주택 회의실,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부엌과 다이닝룸도 따로 이용할 수 있으며, 세탁실과 주차장 등의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다.

회의중인 OWCH 거주자들
정기 회의중인 OWCH 거주자들

OWCH에서는 모두가 각자의 집에서 홀로 살아가는 것을 근간으로 하지만, 커뮤니티를 통해 이웃과의 시간을 보내며 끈끈한 관계를 형성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거주자들은 여러 배경과 문화권 출신으로, 나이대는 50대 초반에서 80대 후반까지 다양하게 분포한다. 공동체는 관리자가 아닌 거주자들에 의해 활발하게 운영되며 모든 거주자들이 공동체에서 이루어지는 전반적인 일들에 결정권을 갖고 있다. OWCH의 거주자이자 공동체 대표인 마리아 벤튼은 우리는 서로를 잘 이해하는 여성들이 모여 자신들의 가치관을 공유하고 필요한 일들을 함께 해나가며 서로를 돌본다이보다 더 좋은 이웃이 어디 있겠느냐며 공동체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 거주자들은 공동체를 위한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하며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있다. 다같이 정원에서 야채나 꽃을 기르기도 하고, 공용 공간에 모여 게임을 하거나 취미로 그림을 그린다. 협회에서 주관하는 요가 수업을 받기도 하고 서로의 친구나 가족을 초대해 즐거운 저녁 식사를 하기도 한다.

OWCH 거주자들
OWCH 거주자들

거주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혼자 사는 사람은 더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껴지는데, 이곳은 안전하다는 느낌을 안겨준다” “이곳에서 내리는 모든 결정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 기쁘다” “집을 비울 때 내 고양이를 대신 보살펴줄 누군가가 있다는 게 안심이 된다며 대체적으로 큰 만족을 표했다.

사진=OWCH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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