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국내여행] 전라북도 군산편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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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국내여행] 전라북도 군산편 ①
  • 박상은 기자
  • 승인 2019.09.09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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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旅行), 나그네여 다닐행.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당장 떠나고 싶지만 혼자 떠나는 여행을 주저하는 이들을 위해,
혼자서도 '잘' 떠나는 [나혼자국내여행] 시리즈를 시작한다.

(시사캐스트, SISACAST= 박상은 기자)

 

혼자가기 만만한(?) 입문여행지, 군산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혼자 간다. 그런데 혼자 여행을 가지 않았던 사람이 도전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혼자 여행을 가는 것은 혼자 식당에서 밥 먹는 것이나 혼자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것보다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여행 관광지는 가족이나 연인들이 오는 경우가 많아서 도전하기 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럴 때 혼자여행하기 입문으로 추천하는 도시가 바로 전라북도 군산이다. 혼자서도 먹기 어색하지 않은 맛집이 있고 혼자 사진 찍으며 구경하기 좋은, 군산 여행기를 시작해본다.

 

든든한 한 끼와 옛 물건의 정취가 있는 한일옥

‘한일옥’은 맛집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comedyTV ‘맛있는 녀석들’에 올해 5월 17일에 방영됐던 소머리뭇국 전문식당이다. 그만큼 소고기뭇국 맛집으로 알아주는 곳이라고 한다. 소고기뭇국을 주메뉴로 파는 식당은 흔치 않아서 궁금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여름 휴가철 성수기가 지난 평일 12시, 역시나 TV프로그램에 나온 맛집답게 대기가 있었다. 1층 계산하는 곳에 가니 직원이 진동벨을 주며 2층에서 대기하도록 안내했다. 2층은 일반 식당과는 다른 모습이 펼쳐져 있었는데, 마치 근현대사 박물관에 온 것 같이 옛날 물건들로 진열된 모습이었다.

한일옥은 한옥과 일본식 가옥을 뜻한다. 한일옥 식당의 건물은 1973년 ‘김외과병원’으로 지어진 일본식 가옥인데, 한옥과 일본식 가옥으로 복원한 건물이라고 한다. 2층에는 그 시대 흔적과 비슷한 골동품과 옛 물건들을 구경할 수 있어 순번을 기다리는 지루함을 덜어준다. 그 시대를 살고 그 물건을 썼던 사람들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후대 사람들에게는 옛 물건을 통해 과거를 알려줄 수 있는 공간이었다.

10분정도 구경하며 사진을 찍다보니 진동벨이 울렸다. 1층으로 내려가서 진동벨로 건내자 바로 자리로 안내 받았다. 워낙 사람들이 많이 찾는 맛집이라 그런지, 기다림이 짜증나거나 동선이 꼬이지 않고 손님을 받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것 같았다. 자리에 앉아 소고기뭇국 한 그릇을 주문했다.

필자 외에도 혼자 식사하는 손님이 종종 보였다. 한 그릇 국밥이라 식사시간이 길지 않아 ‘혼밥’ 하기에도 부담이 없게 느껴졌다. 자리에는 역시나 옛날 느낌이 물씬 풍기는 ‘스뎅’ 그릇에 굵은소금과 고춧가루, 조미김이 준비돼 있었다. 10분 정도 기다리니 뚝배기에 담겨진 뜨거운 소고기뭇국이 나왔다.

딱 받으면 고기국 냄새와 파 냄새가 확 코에 느껴진다.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후후 불어 먹으면, ‘아~ 음~ 이 맛이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한번쯤은 먹어봤을 엄마가 끓여주신 맛있는 소고기뭇국맛, 딱 그 맛이다. 곁들어 나오는 김치와 반찬도 과하거나 자극적인 것 없이 적당하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국에 들어간 소고기의 양이 조금 아쉽다. 국내산 한우만 사용한다고 하니 9천원이라는 가격에는 적당한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한일옥은 원래 기사식당이었다고 한다. 한일옥의 소고기뭇국을 먹어보니 기사님들에게 인기있었을법한 한 끼 든든한 식사로 충분했으리라고 본다. 그런데 이제 한일옥을 찾는 손님들이 너무 많아져서 더 이상 기사님들은 찾아오기 힘들지 않을까, 라고 생각을 혼자 해본다.

 

영화보다 더 유명한 영화 촬영지, 초원사진관

한일옥 바로 앞에는 ‘초원사진관’이 있다. 초원사진관은 1998년에 개봉한 한석규, 심은하 주연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영화 촬영장소로 유명하다. 초원사진관 앞에는 오토바이와, 극중 심은하가 탔던 자동차가 전시돼 있다.

초원사진관은 실제로 영업하던 사진관은 아니라고 한다. 영화 제작진은 영화를 세트장이 아닌 실제 사진관에서 촬영하고자 전국의 사진관을 찾아다녔지만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현재 초원사진관 장소에 있던 어떤 차고의 풍경을 발견하고 주인에게 허락을 받아 사진관으로 개조한 것이 바로 초원사진관이다.

초원사진관의 이름은 한석규가 어릴 적에 살던 동네 사진관의 이름을 따와서 지었다. ‘8월의 크리스마스’는 초원사진관 인근의 집과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촬영됐고, 촬영 후 주인의 약속대로 철거되었다가 이후 군산시에서 복원했다고 한다.

초원사진관 내부는 크진 않다. 벽면에는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사진들과 ‘8월의 크리스마스’ 영화 장면들이 전시돼 있다. 한쪽에는 사진관에서 사진 찍을 때처럼 뒷배경과 의자가 준비돼 있다. 

초원사진관과 관련해 영화 촬영 당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고 한다. 초원사진관이 생기고 나서 얼마동안은 정말 새로운 사진관이 개업한 줄 알고 찾아오는 동네 주민들이 많았다고 한다. 또 11월에 촬영을 했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눈을 표현하고자 사진관 주변 바닥에 솜을 깔고 소금을 뿌려 눈이 내린 것처럼 꾸몄는데, 촬영 후 동네 아주머니들이 소금을 수거해 김장때 쓰기로 했다고 한다.

이렇게 영화 촬영지를 직접 보고 비하인드를 들으면 영화를 다시 봤을 때 재미가 배가 된다.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면 ‘8월의 크리스마스’를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산의 자랑, 빵집 이성당

전국 3대 빵집 중 하나인 군산의 자랑거리 ‘이성당(李盛堂)’. 초원사진관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다. 이성당은 대한민국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빵집이라고 한다. 그만큼 군산을 여행한다면 이성당에 방문 안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성당의 시그니처 빵인 야채빵과 단팥빵은 너무 유명해서 이를 사기 위해 건물 문 밖을 나가서 인도에까지 길게 줄을 서는 모습이 비일비재했다. 그래서 이성당에서는 계산을 위해 줄을 서지 않아도 미리 예약하면 바로 계산 후 빵을 받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예약시 빵은 10개 이상 가능하고 수령 날짜와 시간을 이야기하면 된다. 예약한 빵은 본관 옆에 있는 신관에서 찾을 수 있다. 예약 없이 현장에서 바로 야채빵과 단팥빵은 사려면 본관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이성당 본관은 평일 낮 시간임에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직원들이 야채빵과 단팥빵을 쉼없이 갖다놓으면 손님들이 쉼없이 가져가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미리 예약해둔 빵을 신관에서 수령하고 신관 2층에 마련된 카페에 올라갔다. 커피를 주문하고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자리가 아예 없진 않았지만 거의 모든 좌석이 차 있었다.

야채빵과 단팥빵을 맛봤는데, 야채빵은 잘게 썬 양배추의 아삭한 식감이 전에 먹어보지 못한 맛이었고 단팥빵은 적당히 달달한 팥소가 가득한 빵이었다. 시원한 커피와도 잘 어울리고 흰 우유와도 잘 어울릴 것 같다. 그런데 사실 필자는 야채빵과 단팥빵보다도 슈크림빵이 제일 맛있었다는 것이 나름의 반전이라고 할 수 있다.

[나혼자국내여행] 전라북도 군산편 ② 로 이어집니다.

[사진=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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