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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반려동물 대거 유기’ 비극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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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반려동물 대거 유기’ 비극주의보
  • 이유나 기자
  • 승인 2019.09.13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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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유나 기자)

지난 설 명절, 한 커뮤니티엔 유기동물 입양 어플 포인핸드를 사용하는 한 유저가 갑자기 유기동물 구조 알림이 폭주하고 있다는 글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실제 네티즌이 함께 올린 휴대폰 화면 캡쳐에는 새로운 동물이 구조되었습니다라고 적힌 알림이 5~20분 가량의 짧은 간격으로 연속되고 있어 충격을 안겼다.

이렇듯 추석, 설날 등 명절 연휴에 반려동물이 대거 유기되는 사태가 환멸적인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반려동물을 키우며 경제적인 문제에 직면한 주인들이 명절을 기회로 귀성길 고속도로나 휴게소에 유기하는 경우가 보편적이다. 긴 명절 연휴동안 반려동물을 돌봐주기 힘들다는 이유로 죄의식 없이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실제 포인핸드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연휴에 버려진 유기동물은 1542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설 연휴에는 1327마리가 유기됐으며, 이번 추석 연휴에도 다수의 동물들이 유기될 것으로 보인다.

유기동물 수는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2018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298개 동물보호센터가 구조한 유기동물은 121077마리로 늘어났다. 이는 처음 10만마리를 넘어선 전년 대비 18.0%의 높은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이중 개가 75.8%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그 다음이 고양이 23.2%, 기타 1.0% 순이었다.

이렇게 구조된 유기동물들은 2주 내에 입양처를 찾지 못하면 안락사 수순을 거치게 된다. 지난해 구조된 유기동물 중 원래 주인에게 돌아가는 경우는 13.0%에 그쳤고, 27.6%는 다른 사람에게 분양으나, 나머지는 자연사(23.9%)하거나 안락사(20.2%)로 생을 마무리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반려동물 유기 문제의 대안으로 동물등록제2008년 시범 도입 이후 2014년부터 본격 시행됐지만 여전히 극적인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올해 동물등록 기준 월령을 3개월에서 2개월로 단축시키고 동물 미등록자에 대한 과태료는 1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으나, 국내에서 집계된 반려동물 수가 1천만 마리 이상으로 추정되는 것에 비해 지난해 등록된 반려동물이 130여만마리에 불과해 한참 모자라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농식품부와 검역본부가 동물등록을 하지 않은 20~64세 남녀를 대상으로 미등록 이유를 물은 결과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37.2%)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는 명절 연휴 반려동물 유기의 본질적인 근원은 아직 동물을 생명이 아닌 인형으로 취급하며, 반려동물에 책임을 다하는 사회적 인식이 깊게 뿌리내리지 못한 현실에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이에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는 한국도로공사와 함께 그 미미한 인식을 바꾸기 위하여 이번 추석 연휴동안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유기동물 발생 예방 캠페인을 진행한다.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24곳에는 동물 유기가 불법행위라는 사실을 알리는 포스터가 부착되고,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의식을 강조하는 홍보물이 배포되고 있다.

현재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경우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으나, 유기하는 행위를 포착했다 한들 그 의도성이 명확하지 않으면 과태료 처분조차 내리기 쉽지 않다. 또한 명백한 범죄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반려동물을 유기한 범인을 추적하는 시스템조차 갖춰져 있지 않아 오히려 동물 유기를 부추기는 실정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솜방망이와 같은 반려동물 유기 행위에 대한 처벌과 수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높아지고 있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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