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9:47 (금)
[나혼자국내여행] 전라북도 군산편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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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국내여행] 전라북도 군산편 ②
  • 박상은 기자
  • 승인 2019.09.17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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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旅行), 나그네여 다닐행.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당장 떠나고 싶지만 혼자 떠나는 여행을 주저하는 이들을 위해,
혼자서도 '잘' 떠나는 [나혼자국내여행] 시리즈를 시작한다.

(시사캐스트, SISACAST= 박상은 기자)

[나혼자국내여행] 전라북도 군산편 ①에서 이어집니다.

 

추억이 지나는 곳, 경암동 철길마을

이성당 빵집에서 휴식을 취한 후 ‘경암동 철길마을’로 향했다. 예능 TV프로그램에도 종종 나와 추억의 장소로 알려진 경암동 철길마을은 실제로 마을 골목에 기차가 지나다녔던 곳이다.

집과 철길과의 거리가 1m도 안 되는 공간에 기차가 다녔다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믿기 힘들지만, 경암동 철길마을은 1944년부터 2008년까지 기차가 운행되었던 철길이 남아있는 곳이다. 다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기차가 아닌, 5~10량의 컨테이너와 박스 차량이 연결된 시속 10km의 느린 화물열차이다. 철길의 총 길이는 2.5km이며, 한 신문용지 제조업체가 생산품 등을 운반하기 위해 만들었다.

기차는 오전 8시 30분~9시 30분, 오전 10시 30분~12시 사이에 마을을 지나갔으며, 기차가 지날 때에는 역무원 세 명이 기차 앞에 타서 호루라기를 불고 고함을 쳐 사람들의 통행을 막았다. 그 사이 주민들은 밖에 넣어놓았던 고추 등 세간을 들여놓고 강아지도 집으로 불러들이는 일상이 반복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남아있는 철길 주변으로 그 시절의 불량식품과 문구류 등을 파는 상권이 형성되면서 가족과 친구, 연인과 함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관광지로 자리매김 하였다. 또한 사진 애호가들의 출사지로도 유명한데 핸드폰만 있다면 혼자서도 사진 찍으며 즐겁게 시간 보내기에 충분한 공간이 경암동 철길마을이다.

필자도 어린 시절 많이 했던 달고나, 일명 ‘뽑기’도 만들어 먹기로 했다. 가스 버너 위에 작은 국자 같은 기구를 얹고 아저씨가 설탕을 넣어주시는 그 순간부터 열심히 저어야 한다. 무엇보다 소다가루를 넣고 빨리 저으면서 불에서 빼는 타이밍이 중요한데 잘못하면 타서 색도 까맣게 되고 맛도 없다.

잘 녹은 달고나를 설탕이 뿌려져 있는 쟁반에 부으면 별이나 하트모양의 틀을 얹고 꾹 눌러서 모양을 만든다. 옛날에는 달고나에 찍힌 모양이 깨지지 않게 분리해내면 달고나를 하나 더 주기도 했다. 옷핀 같은 뾰족한 물건에 침을 묻혀가며 열중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새록새록 하다.

인생 처음으로 사행성 게임(?)의 희열을 느꼈었던 메달교환기 게임, 일명 ‘짱깸뽀’도 반가웠다. 초등학교 문방구 앞에 있었던 이 게임기는 단순하지만 중독성이 있다. 게임기 중앙에 있는 손바닥과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면 1개에서 20개까지의 메달이 받을 수 있었다. 메달1개는 100원의 가치가 있었는데 게임기가 설치된 문방구에서 메달의 금액만큼 물건으로 교환할 수 있었다. 일종의 어린이용 카지노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가위바위보에서 비기면 한번 더 가위바위보를 하고, 이기면 메달이 나오고, 지면 가차 없이 게임이 끝난다. 지는 순간 굉장히 허무하게 게임이 끝나기 때문에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약이 오를 수가 있다. 그래서인지 게임기 위쪽에 ‘흔들거나 때리거나 세게 치지마세요.’ 라고 주의되어 있었다. 여기서는 메달 대신 100원 동전이 나온다.

그 외에도 ‘아폴로’, ‘맥주사탕’, ‘밭두렁’ 등 추억의 불량식품과 종이인형, 팽이, 딱지 등 그 시절의 문구류들이 반가웠다. 철길 양 끝에는 익살스러운 동상들이 있어 ‘인증샷’ 찍기에도 즐겁다. 교복 대여하는 곳과 사진 찍는 곳도 있어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기에도 좋을 것 같다.

경암동 철길마을은 군산역에서 택시로 이동하면 7분정도 소요된다. 차를 가져왔다면 철길마을 바로 맞은편에 있는 대형마트에 무료로 주차가 가능하다. 철길마을 길이가 길지 않고 폭이 협소해서 관광객이 많은 주말보다는 한적한 평일에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시원한 메밀이 생각날 때, 진미면 막국수

군산의 떠오르는 막국수 맛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봤다. 평일 저녁시간이 살짝 지난 시간이라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손님들이 들어와 테이블을 채웠다. ‘은파호수공원’에서 약간 한적한 곳에 위치하고 있어 대중교통보다는 택시나 차로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물 막국수와 메밀파전을 하나씩 시켰다. 메밀파전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해서 크기가 작을 줄 알았는데, 쪽파가 아낌없이 얹어져 있는 파전이 나왔을 때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물 막국수도 양이 푸짐했다. 맛도 있어서 왜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는지 이해가 갔다. 결국 메밀파전은 다는 못 먹고 포장을 해서 나왔다.

 

야경을 보며 산책하기 좋은 은파호수공원

진미면 막국수 바로 근처가 은파호수공원이라 걸어가 보기로 했다. 은파호수공원은 조선 시대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기록에 ‘미제지(米堤池)’라는 이름으로 되어 있고, 이 기록으로 추정해 보면 고려 시대에 이미 조성되었다고 한다. 1985년에 국민 관광지로 지정되고 2011년 이름이 은파호수공원으로 확정되었다. 호수를 중심으로 2,578,524㎡의 규모이며 물빛다리 야경이 유명하다.

은파호수공원 전체를 걷기에는 너무 넓어서 진미면 막국수에서 물빛다리 사랑의 문 입구까지 약 30분 정도 걸었다. 사랑의 문 앞 광장 주변에는 음식점과 카페들이 있었고 ‘군산야행’이라는 주제로 종이등으로 만든 구조물이 전시되어 있어 축제의 분위기가 났다. 봄에는 은파호수공원 주변으로 벚꽃이 만개한다고 하니 봄에 다시 오는 것을 기약하기로 했다.

 

혼자 당일치기 여행으로 딱 좋은, 군산

맛있는 먹거리와 구경하기 좋은 풍경이 곳곳에 있는 군산. 무엇보다도 혼자 다녀도 심심할 틈이 없다. 훌쩍 떠나기 부담 없는 당일치기 혼자여행에 도전한다면 군산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끝>

[사진=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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