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1 18:01 (화)
NO 플라스틱, 제로웨이스트 카페에 가다
상태바
NO 플라스틱, 제로웨이스트 카페에 가다
  • 이유나 기자
  • 승인 2019.10.03 22: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유나 기자)

일상에 넘쳐나는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여나가는 친환경 운동 제로 웨이스트’(Zero-waste)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제로 웨이스트를 키워드로 운영되는 가게들이 속속 생겨나 눈길을 끈다.

3,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제로 웨이스트 카페 '보틀팩토리'로 향했다. 지난해 제도가 바뀌면서 일반적인 카페들도 종이 빨대를 쓰거나 매장 내 유리컵을 사용하고 있지만, 보틀팩토리는 그 보다도 훨씬 친환경적인 취지로 운영되는 공간이다. 일회용품이 일절 생기지 않도록 커피를 판매하며, 고객들이 더욱 친환경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실천할 수 있도록 관련 생활용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오후 1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도착한 매장은 손님이 드문드문 앉아있을 정도로 한산했다. 카운터 앞에 자리를 맡은 기자는 날씨가 더운만큼 시원한 커피를 들이키고 싶어 아이스라떼를 주문했다. 그리고 금방내 유리컵에 담긴 커피가 나왔다. 직원이 자리로 가져다준 커피에는 갈색 빨대가 꽂혀 있었다. 빨대를 무심결에 입술로 가져다댄 나는 당황하고 말았다. 빨대라고 생각했던 갈색 막대는 빨대가 아니라 머들러였다. 당혹스러웠다. 이 세상에 빨대 없는 아이스 음료가 가당키나 한가. , 빨대를 안주셨는데요? 이 말이 목까지 차올랐지만 내뱉는 건 구태여 하지 않았다. 물론 달라고 하면 스테인레스 빨대라도 줄 것 같긴 했지만, 쓰레기를 양산하지 않는 카페인 걸 알고 왔으면서 찬물을 끼얹을 순 없었다.

머들러를 컵에서 빼고, 차분히 커피를 마시며 할 일을 하다가 매장을 둘러봤다. 한쪽에 나란히 진열돼 있는 텀블러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테이크아웃을 하고자 하는 손님들에게 대여해주기 위해 놓여진 텀블러들이었다. 텀블러를 대여하려면 카페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보틀클럽이라는 멤버십에 가입해야 하고 카페 외부에 설치된 반납함을 통해 돌려줘야 한다. 굉장히 번거로운 과정임은 분명하지만, 제로 웨이스트를 철저히 고수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흥미를 유발했다.

우드톤의 아늑한 인테리어로 꾸며진 보틀팩토리에는 진열된 상품이 참 많았다. 커피를 절반 정도 마시고 난 뒤 자리에서 일어나 본격적으로 구경하기 시작했다. 플라스틱 빨대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스테인레스 빨대, 합성소재 대신 삼베로 만들어져 세제 없이 설거지 할 수 있는 삼베 수세미, 특이한 디자인의 장바구니 등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던 환경에 유해한 물건들을 대체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들이 즐비했다.

그러다 한 구석에 놓인 허니랩이라는 라벨이 눈길을 끌었다. 플라스틱 랩 대신 사용할 수 있는 허니 랩은 고급 왁스와 종이로 만들어진 왁스 랩으로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생각보다 접착력도 좋고, 식재료 보관이 용이하다는데 신기하기 그지없었다. 최근 환경을 위해 플라스틱 랩 사용을 중단하고 기꺼이 왁스 랩을 만드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실제로 유투브나 네이버 블로그에 왁스 랩을 만드는 영상이나 게시글이 많이 업데이트 돼있어 따라해보고 싶은 마음이 솟구쳤다.

카페 한 구석에서는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일절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세제가 판매되고 있었다.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용도별 크리너 등 종류도 다양했다. 아예 패키지째로 판매되는 제품들도 있었지만, 직접 용기를 가져와 원하는 양만큼 담아갈 고객들을 위해 디스펜서를 들여놓기도 했다.

장바구니들이 걸려있는 벽 부근에는 제로 웨이스트나 환경운동과 관련된 서적들이 마련돼 있었다. 여러 사람들의 손들을 거쳐온 탓인지 몇몇 책들은 꽤 낡아 있었다. ‘나는 쓰레기 없이 산다라는 제목의 책을 집어들어 읽기 시작한 기자는 그동안 혼자 살면서도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배출해왔었는지를 되돌아보며 자책했다. 그러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카페에 있던 스테인레스 빨대와 세척솔, 그리고 삼베 수세미를 구매했다. 이렇게 세가지를 합한 가격은 6500원에 불과했다. 고작 6500원이 과연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가져올지는 모르겠으나, 이렇게라도 조금씩 스스로를 바꿔가고 싶은 마음이다.

한편, 보틀팩토리에서는 각자 담아갈 용기를 직접 챙겨와 쓰레기 없이 장을 보는 제로웨이스트 프리마켓 채우장이 한달에 한번씩 열린다. 판매자들이 직접 만든 식품, 직접 재배한 과일 등을 판매하며, 10월에는 토요일인 5일 오후 12시부터 5시까지 운영된다.

사진=시사캐스트DB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