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삶 엿보기] ‘다시, 혼자’... 돌싱의 혼삶은 ‘여유와 고독’ 사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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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삶 엿보기] ‘다시, 혼자’... 돌싱의 혼삶은 ‘여유와 고독’ 사이에 있다
  • 이현이 기자
  • 승인 2019.10.22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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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이 기자)

혼자였다가 둘이 되기도, 둘이었다가 혼자가 되기도 하는 우리의 인생에서 혼자인지 둘이 인지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만족하는 삶을 사느냐 일 것이다. 둘이었다가 다시 혼자가 된 이들의 생활은 재미난 무언가를 열심히 쫒기도 혹은 내 안으로 파고드는 시간에 몸부림치기도 한다.

일명 ‘돌싱’인 강명구(43가명·) 씨와 김미연(39·가명) 씨의 다시 돌아온 싱글라이프는 어떤지 그들의 삶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명구씨는 현재 카페를 운영중이며, 미연씨는 중소기업 총무과에 근무중이다.

기자: 돌싱이 된지는 얼마나 됐나요?

강명구: 2년가량의 결혼 생활을 했고, 성격차이로 인해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합의를 본 지 3년 정도 됐어요. 저는 외향적인 성향이 강하고 상대는 그 반대의 성향을 가져서, 생활에서 서로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아지며 싸움도 많아지게 되고, 결국은 서로를 위해 이혼을 선택했어요.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고, 지금은 만나는 사람도 결혼을 하고 싶은 마음도 전혀 없어요. 지금처럼 자유롭고 편하게 제가 하고 싶은 것을 즐기며 살고 싶어요.

김미연: 저는 4년 전에 이혼을 했어요. 가정을 이뤄 살다가 혼자 산다는게 처음엔 막막하긴 했지만, 마음만은 홀가분해요.

기자: 두분 다 현재의 삶에 만족하는 것 같은데, 불편하거나 힘든점은 없나요?

김미연: 돌싱에 대한 편견이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불편한 시선으로 보는 경우가 잦아요. 가족을 포함해서 주변분들의 걱정스런 말들이 오히려 더 저를 힘들게 하는 것 같아요. 저는 씩씩하고 행복하게 살고있는데 말이죠. 그리고 가끔 무거운 짐을 옮기거나 집안에서 벌레가 출몰하는 경우에도 제가 다 해결해야 하는데, 그런 점이 조금... 그래도 많이 익숙해졌어요.

강명구: 큰 불편함은 없어요. 카페를 운영하기 때문에 늦은 시간에 퇴근해서 영화나 스포츠 경기를 보며 맥주를 마시는 시간이 정말 좋고, 때때로 레포츠를 즐기기도 하며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때론 정신없이 바쁘기도 해요. 간혹 집에서 식사를 할 때, 즉석밥과 인스턴트식품으로 식탁을 채울 때는 외롭기도 하지만, 그 시간도 즐기려고 노력중이에요.

기자: 혼자의 식사, 제대로 챙기기 쉽지 않을텐데?

김미연: 저는 반찬가게 찬스로 살아요. 퇴근하면 피곤하고 주말에도 종교 활동 등 여러 일들이 있기 때문에 요리할 시간이 마땅치 않거든요. 집 근처 반찬가게 3,4곳을 돌아가며 이용하면 물리지도 않고, 제가 원하는 것만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강명구: 저는 반찬가게를 못가겠더라구요. 주위에서 반찬가게를 이용하라는 조언을 많이 듣는데, 어색하기도 하고 어떤 반찬을 사야할지도 모르겠어서 그냥 대충 떼우고 있어요.

김미연: 반찬가게 가면 남자분들도 많이 오시는데, 큰마음 먹고 한번 가보세요. 일반 가게와 다를 바 없어요. 뭘 고를지 모르겠으면, 주인에게 추천을 받아도 되고요.

기자: 혼자있는 시간에는 주로 뭘 하시나요?

김미연: 집에 있으면 참 할 일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빨래나 청소를 하기도 하고, 책이나 영화를 보기도 해요. 최근에는 건강관리를 위해 홈트를 시작했는데, SNS에 올라오는 영상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영상을 보면서 다양한 운동을 즐기다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는 것 같아요.

강명구: 저는 수상 레포츠나 낚시, 바이크 등 여러 가지 취미생활을 즐기기 때문에, 집에 있을 때 용품 관리를 하는 경우가 잦아요. 바이크 세차를 하거나 낚싯대를 정리하거나, 용품 관리를 하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는 것 같아요. 또 넷플릭스에서 영화나 미드도 많이 보고, 스포츠 채널에서 복싱이나 축구 등의 중계 프로그램도 보고 있어요.

강명구씨가 취미생활로 타는 자전거.
강명구씨가 취미생활로 타는 자전거.

기자: 외롭지는 않나요?

김미연: 처음엔 굉장히 홀가분하고 좋았어요. 결혼 생활하면서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탓이 컸던 것 같아요. 지금은 시간적인 여유는 있지만, 가끔은 고독한 느낌이 불현듯 찾아오기도 하더라고요. 그런 때는 친구나 가족에게 연락을 하거나, 산책을 하기도 해요. 주위에서 동호회에 가입해서 활동하면 재미도 있고, 좋은 사람도 만날 수 있다며 추천을 해서 동호회를 알아보고 있기도 해요.

강명구: 바쁘게 사는 중에도 외로움이 느껴지는 시간은 있더라고요. 저는 친구들을 자주 만나는 편인데, 친구들과 헤어지고 집에 들어가면 그 순간 드는 외로움이 있어요. ‘친구들은 가족이 있는 집으로 갔겠지’하며 짧은 시간이나마 씁쓸함도 있고요.

기자: 다시 선택한 혼라이프, 후회 하지는 않나요?

강명구: 맞지 않는 퍼즐 조각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건 불가능한 것 같아요. 워낙 다른 성향을 가졌고, 그것을 서로 이해하지 못해 같이 살지만 따로 사는 듯이 살았기 때문에, 후회는 없어요. 다만, ‘함께 있을 때 조금 더 이해해보려고 노력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은 들더라고요.

김미연: 다시 혼라이프를 선택한 것에 대한 후회보다 결혼을 선택했던 것에 후회가 되요. 저한테는 하나의 멍에가 됐고, 낙인이 찍힌거니까요.

기자: 혼라이프에 꼭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추천해 주시겠어요?

강명구: 저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개인차가 있겠지만, 사람은 혼자있다보면 더욱 외로워지게 마련이잖아요. 주위에 사람이 끊이지 않고 그들과 어울리며 인생을 즐겁게 산다는 것은 참 좋은 것 같아요. 여러 가지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도 좋고요.

김미연: 저는 식물을 기르고 있는데, 요즘은 반려식물이라는 말도 있는 만큼 식물에게서 큰 위안을 받게 되요. 화분에 물을 주며 작은 꽃봉오리와 얘기도 하고 예쁘게 꽃이 핀 모습에 감탄도 하면서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어요. 제가 무언가를 보살핀다는 생각에 책임감도 생기는 것 같고요. 혼자의 삶이 외로운 분이라면 반려식물을 추천해요.

김미연씨의 반려식물.

기자: ‘돌싱’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과 편견, 많이 느껴지시나요?

김미연: 아주 편한 관계인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관계 안에서도 간혹 불편함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들이 나를 배려한다는 명목으로 건네는 말들이 필요 이상인 경우도 있고, 그들이 생각하는 돌싱을 얘기할 때도 어쩐지 제 눈치를 보며 얘기하는 듯 한 느낌이 들 때가 있거든요.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는데도 망설여지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선이 있기 때문이겠죠? 그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서 우려도 되고요. 실상 별거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에요.

강명구: 죄 지은 것도 아닌데, 주위 시선이 의식되긴 하죠. 충분히 이해되지만, 당당하게 살아야겠죠.

기자: 결혼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김미연: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이 평생을 같이 하자고 약속하는 것? 근데 살아보니 처음의 약속은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사람은 변하고, 얼마나 그 변하는 환경속에서도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결혼은 꼭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며, 하게 된다면 자신과 상대방의 인생을 위해서라도 깊고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강명구: ‘마음 맞는 사람끼리 재미난 인생을 위해 함께 사는 것’ 정도로 봐요. 서로 노력이 필요하며 인내와 이해가 필히 따라야 하는 것 같아요.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도, 혼자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어떤 것이 정답이 될 수 없지만, 선택에 따른 책임은 굉장히 크다는 것을 알아야겠죠.


결혼을 선택했던 지난날과 다시 혼자를 선택했던 시간. ‘누군가는 큰 시련에도 잘 살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들은 모두 자신의 인생에서 최선을 선택했을 것이며, 그 선택에 따른 시간안에서 행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방송인 서장훈은 ‘한집 건너 한집이 이혼가정’이라고 말하며, 이혼을 특별하지 않은 일로 얘기하기도 했다. 서 씨의 말처럼 이혼은 특별한 일이 아닌, 더 좋은 삶을 살기 위한 하나의 선택일 것이다. 누군가는 자전거를 타고, 누군가는 꽃을 좋아하고, 누군가는 춤을 좋아하고, 누군가는 먹는 것을 좋아하는 것처럼, 특별하지 않은 우리의 살아가는 이야기이자 모습인 것이다.

[사진=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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