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비대면, 누구에게나 좋을 수 있나요?
상태바
무인·비대면, 누구에게나 좋을 수 있나요?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9.10.25 13: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무인', '비대면'이 신(新)트렌드로 떠오른 요즘, 사람(관리자)이 부재한 공간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무인창업을 고민하는 창준생들도 많아지고, '무인창업'은 현재 창업 시장을 뒤흔드는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자금을 가진 창준생들이 관심을 갖는 업종은 '시설장치업'이다. 시설과 장치에 투자를 해 적절한 사업 환경을 갖추어 놓으면, 그 이후에 크게 관여하지 않고 운영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PC방, 독서실, 노래방 등이 시설장치업에 해당하며, 그 중에서도 독서실·스터디카페가 인기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1인 창업자가 스터디카페를 운영하겠다고 결정할 때, 대부분 '무인창업'을 선택한다. 공간의 이용이 자유롭게 이뤄지는 스터디카페는 관리자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어 무인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업주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절약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용자 입장은 어떠할까? 

무인 스터디카페를 이용하는 A씨를 만나 무인 운영 실태를 들어봤다.
A씨는 가장 큰 문제로 '관리'를 언급했다.
 
A씨 :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스터디카페를 이용하고 있어요. 조용한 공간을 원해 찾은 곳이지만 분위기를 흐리는 몇몇 이용자들 때문에, 계속 이용하는 게 맞을지 고민이 됩니다.
 
기자 :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들이 있나요?
 
A씨 : 스터디카페는 중,고등학생들이 친구들과 함께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보니, 시험기간이 끝나면 스터디카페가 굉장히 소란스러워져요. 분위기를 잡아줄 관리자분이 없어 불편할 때가 많아요. 직접 얘기를 하면 또 다툼이 발생할 수 있거든요, 매우 조심스럽죠.
 
가끔은 관리 소홀이 이용자 간 감정싸움으로 번지기도 해요. 각자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예민한 상황에서 타인의 작은 행동이 거슬릴 때가 있어요. 예를 들면, 키보드나 마우스 소리가 크들릴 때, 볼펜 '딸깍' 소리가 지속적으로 날 때는 매우 신경이 쓰이고 집중력이 흐려지죠.
 
이런 부분을 이야기하다보면 다툼이 생기고, 다툼을 중재해 줄 사람이 없으니 문제가 커지면 다른 이용자들까지도 피해를 보게 됩니다.
 
기자 : 환경 관리를 요청할 방법은 없나요?
 
A씨 : 물론 관리자분께 연락을 드릴 수도 있고, 포스트잇에 불편사항을 적어 붙여놓는 방법도 있어요. 하지만, 즉각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죠. 당장의 불편함을 해소해줄 관리자님의 부재가 문제로 여겨질 때가 많아요.
 
기자 : 관리자가 상주해 있지 않으면 어느 정도의 불편함을 예상했을텐데요.
 
A씨 : 사실 무인 스터디카페를 이용하는 이유는 저렴한 비용 때문이에요. 하지만 비용이 저렴하다해도 이용 환경이 좋지 않으면, 이용하는 의미가 없죠. 요즘에는 대부분 무인으로 바뀌어가는 것 같은데, 물론 좋은 점도 있겠지만 불편한 점도 많다고 느낍니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 보완이 필요한 것 같아요.
 
한 스터디카페에 붙여진 포스트잇. 포스트잇에는 이용자들의 불편사항이 적혀 있다.
한 스터디카페에 붙여진 포스트잇. 포스트잇에는 이용자들의 불편사항이 적혀 있다.

저렴한 비용에 무인 스터디카페를 찾았지만, 관리자의 부재로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는 이용자들.

A씨와의 긴 대화를 통해, 무인 시스템이 누구에게나 좋을 수는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무인 시스템의 문제는 비단 스터디카페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무인카페.
이곳에서는 기계를 이용해 주문과 결제를 하고, 기계가 커피를 제조해 손님에게 전달한다.
무인카페를 이용하던 B씨의 표정이 굳어지고...
B씨의 불편한 속내를 들어봤다.

기자 : 무인카페를 찾은 이유가 있을까요?
 
B씨 : 회사 근처이기도 하고, 출근시간에 시간이 많지 않은데 빠르게 테이크아웃할 수 있는 곳을 찾다보니 이곳을 이용하게 됐습니다.
 
기자 : 이용해보니 어떤가요?
 
B씨 : 기대한대로 굉장히 빠르게 주문이 이뤄지고, 3분도 안되서 커피가 나왔습니다. 이 점은 만족하는데, 문제는 제가 차가운 음료를 시켰는데 뜨거운 음료가 나왔어요. 아무래도 기계 오류인 듯 합니다. 사람이 없으니 당장 말할 수도 없고 재주문밖에 방법이 없네요.
 

무인카페에는 불편사항을 적을 수 있는 종이가 구비돼 있고, 종이에는 기계 오류 등 문제 발생시 환불을 진행해준다는 내용과 함께 간단한 개인정보를 적는 구간이 마련돼 있었다.

관리자가 없는 점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로 보였지만, 이 또한 시간이 걸린다는 문제가 있다. 또 때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시간과 함께 흘러가고 만다.
 
실제로 B씨는 당시 종이에 기계오류 문제를 적고 환불을 요청하는 글을 작성했지만, 그 후로 별다른 연락을 받지 못했고 환불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해당 장소는 기사내용과 무관합니다.
해당 장소는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무인'이라는 이름 하에 운영되는 곳들이 많아지면서, 관리 소홀과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용자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무인시스템이 보편화되는 상황에서 업주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이용자들의 편의를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꾸준히 모색해 나가는 것이 아닐까.
 
인력을 완벽히 대체할 수 있는 '무인시스템'은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무인시대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줄 사람(人)이 필요하다.
 
[사진=시사캐스트/픽사베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