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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지만 매서운’ 추진력, 숙대 제2창학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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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지만 매서운’ 추진력, 숙대 제2창학 이끈다
  • 박지순 기자
  • 승인 2008.01.13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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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이경숙 총장

숙명여대 수석 입학-수석 졸업한 영재
81년 민정당 전국구의원으로 정계 첫발
숙대 총장 4번 연임 ‘최장수 여성 총장’
재임기간 21개 건물 신축, 학생수 급증

숙대 100년 역사중 가장빠른 발전 이뤄내
축제때 무대 댄스 춰 ‘춤추는 총장’ 별명
이명박당선자와 소망교회 같이 다니며 친분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달 25일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을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했다.

1943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 위원장은 숙대 정외과를 졸업하고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76년 모교로 돌아와 강단에 섰고, 이후 정법대학장, 기획처장 등 요직을 거쳤다.

그는 숙대 수석입학, 수석졸업 및 국내 여성 정치학 박사 3호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가족으로는 남편 최영상(68)씨와 1남 1녀를 두고 있다.

그러나 이 당선자 진영의 내부 진통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측근들이 국가보위입법회의 입법의원과 민정당 전국구 의원이라는 전력을 문제 삼으며 강한 반론을 폈기 때문이다.

‘이명박 캠프’의 좌장 역할을 맡았던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은 이경숙 인수위원장 내정이 확실시되던 지난달 24일 오후 삼청동 안가로 이 당선자를 찾아가 두 시간 동안 논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최고위원은 “첫 인사인데 국민들에게 비판받을 소지가 있는 인물은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당선자는 결심을 돌이키지 않았다. 그는 ‘이미 20여년 전의 일이고, 그 뒤에 대학총장을 네 번이나 잘하지 않았느냐’는 취지로 오히려 이 의원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자가 경력도 중요시 하지만 실제적인 경영성과를 보다 우선적인 고려요소로 삼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당선자의 한 측근은 “인수위 인선작업이 진행될 당시 10여 명 정도가 위원장으로 거론됐다. 인수위원장 후보로 거론된 10여 명 모두가 각각의 장점과 단점을 갖고 있었다. 능력과 평판을 갖추고 과거의 흠결까지 없는 완벽한 사람을 찾기가 어려웠다”고 밝히면서 “이명박 당선자는 지금 거론되는 인물들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사람을 발탁할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이 인수위 위원장으로 임명된 이후에도 논란은 계속 되고 있다. 특히 이 위원장을 가까이서 지켜본 교수들 사이에서는 “도대체 이 당선자가 어떤 역사의식을 갖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비판이 나왔다고 한다.
 
이 당선자 진영 한쪽에서는 “몇몇 실세 측근들이 이경숙 총장을 인수위원장으로 앞에 내세우고 자신들이 실질적으로 인수위 운영을 맡으려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 위원장을 ‘얼굴마담’으로 내세우려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당선자는 업무능력과 참신성 등에서 일찌감치 이경숙 총장에게 마음을 두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당선자는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된 뒤 지난 10월 이경숙 총장에게 중앙선대위원장 자리를 제안했을 정도로 평소에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또 대선 직후 당내 소장파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성 대학총장이 인수위원장으로 어떠냐”고 묻기도 했다. 당 내외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당선자는 이 위원장을 일찌감치 인수위원장으로 점찍어 놨다는 전언이다.

이 위원장이 이 당선자의 국정운영 방향인 ‘CEO(최고경영자)형 대통령’, ‘실용정부’의 구상을 잘 구현할 적임자인데다 교육계, 여성계 인사로서 업무능력과 개혁성, 참신성 면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거기다 대학총장으로서 정치적 색채가 옅고 사상 첫 여성 인수위원장이란 상징성 등 이 당선자가 선호하는 조건을 갖춘 것도 강점으로 작용한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 위원장은 14년간 숙대 총장으로 재임하면서 대학개혁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CEO형 총장’의 전형으로 불린다. 그는 지난해 제16대 총장으로 재선출됨으로써 직선제로 4번 연임되는 국내 첫 총장이자 최장수 여성총장의 기록을 갖고 있다.

이 위원장은 ‘부드럽지만 매서운’ 추진력으로 총장 취임 이듬해인 1995년 ‘제2의 창학’을 선언하고 학교발전기금 1천억 원 모금을 공약해 개교 100주년인 2006년 이를 달성했다.

모금운동을 처음 추진할 당시 교내에서 ‘학교를 망하게 할 총장이 들어왔다’는 비난도 받았지만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등록금 한 번 더 내기 운동’이란 기발한 아이디어로 첫날 행사에서 62억 원의 약정기부금을 모으는 대성공을 거뒀다.

총장 취임 이후 캠퍼스 부지가 2배, 교사 연면적이 3배 가까이 늘었다. 또 캠퍼스 내 21개의 건물이 새로 생겼고 재학생, 전임교원 수가 크게 증가하는 등 학교 100년 역사 중 가장 빠른 발전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래서 ‘토목건축 총장’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이 위원장이 학내에서는 물론 대중들에게 기억되게 된 계기는 ‘춤추는 대학 총장’의 모습을 보여줬던 것이다. 해마다 모금행사나 교내 축제에서 학부모들과 학생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본인이 직접 무대에 올라 재학생들과 함께 ‘댄스’를 선보이면서 붙은 별명이다.  이 위원장 덕분에 ‘정숙한 이미지’로 알려진 숙대 분위기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학교로 급격히 바뀌었다는 안팎의 평을 받는다.

이 위원장이 숙대 총장으로서 보여준 자유분방하고 파격적인 모습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경박하다’는 비난도 있었지만 이 위원장은 춤추는 총장의 일관된 모습을 보였고 이것이 학교 이미지를 제고시키는데 성공 요소로 작용했다.

그는 또 방송위원회 위원, 노사관계개혁위원회 위원, 제2의 건국범국민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외교통일부 자문위원, 국회제도개선위원,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이사장 등 학교 담장을 넘어 다양한 사회경력을 쌓아온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1980년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신군부의 통치권 확립을 위해 만든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입법의원을 지냈고 이후 81년 제11대 민정당 전국구 의원을 지냈다는 점은 군부독재의 정통성을 부여하는데 협력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 부분이다.

이 위원장은 이 당선자가 다니는 교회인 신사동 소망교회의 권사로서 평소 이 당선자와 교우관계를 유지하며 이해의 폭을 넓혀온 것도 인수위원장 발탁의 한 배경이 됐다고 전해진다. 이 당선자는 소망교회의 장로직을 맡고 있으면서 이 위원장과 오랜 교분을 쌓아왔고 서울시장 재직시절에도 이 위원장에게 교육정책 관련 자문과 아이디어를 구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새 정부가 국민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잘 섬기는 정부가 되도록 비전과 방향을 잘 세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위원장은 같은날 오후 임명 발표 직후 숙대 총장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섬기는 리더십의 모습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당선자의 태도가 내가 생각해 왔던 리더십 스타일과 맞다고 생각했다”고 수락배경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이 위원장은 “오후 4시쯤 이 당선자의 전화를 받고 그 자리에서 열심히 잘 하겠다고 수락했다”면서 “(당선자는) ‘국정운영 방향이나 실용주의적으로 열심히 일하는 철학을 잘 알고 있으니까, 국가 발전에 협력을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했다”고 밝혔다.

예정된 회견시간보다 10분 일찍 회견장에 도착한 이 위원장은 시종 환한 표정이었으며 “임명장을 받기 전이라 인사만 드리면 되지 않나 생각하고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도 이심전심으로 이 당선자의 위원장직 제의를 고민 없이 흔쾌히 수락했음을 엿보게 한다. 이 위원장이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으로서 대학 총장 시절 보여준 경영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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