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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 약대생에게 취업의 길을 묻다! 약사가 되기까지 A to 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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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 약대생에게 취업의 길을 묻다! 약사가 되기까지 A to Z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01.11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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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전국 35개의 약학대학, 올해부터는 전북대와 제주대가 추가되면서 우리나라에는 총 37개의 약대가 배정됐다. 약사공급인력이 늘어나는 상황을 우려할 정도로, 약대 증원과 함께 약대 입학을 희망하는 지원자 수도 많아지고 있다.
 
'약사' 라는 직업에 대한 막연한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약사가 되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는 약대생 조나은 씨(가명/28세)를 만났다.
 
조선대학교 약학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나은 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로부터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인 'PEET'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약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하지만 약학대학에 들어가기까지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약사가 되는 길이 그리 평탄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몸소 깨달았다. 시시캐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생생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풀어내며, 그녀는 약대 입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 전했다.
 

Q. 약학대학에 들어가려면 어떤 자격을 갖춰야 하나요?

A. 우선 간단하게 말하면, 1) PEET 2) 토익 3) 학점 4) 면접 이에요. 각각의 점수를 합산한 종합점수로 학교를 지원할 수 있어요.
 
지난 2009년부터 약학대학은 기존 4년제에서 6년제로 개편됐어요. 약학을 전공하려면 다른 대학, 학과에서 2년 동안 교육을 이수한 뒤, PEET 등 지원자격을 갖춰 약학대학 3학년에 편입해야 해요.
 
PEET는 약사, 약학연구 인력으로서의 적성과 소질을 검사하는 시험으로, 화학·물리·유기화학·생물 4가지 과목으로 구성돼 있어요. 형식은 객관식 7지선다형으로 출제가 됩니다. 쉽지 않은 시험이기에 보통 2~3년은 준비를 하는 것 같아요. 시험은 1년에 한 번, 8월에 있어요. 제 경우에는 3번째 시험에 약학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보통 학원을 다니거나 인터넷강의를 통해 시험을 준비해요. 독학하는 분도 있는데, 사실 혼자서는 준비하기 어려운 시험이라 생각해서 학원이나 인터넷강의의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학교별로 점수 비중이 다른데, 생물 영역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목표 학교를 정했다면, 해당 학교의 점수환산방법을 참고해서 전략적으로 공부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참고로, PEET는 2023년 입학생을 끝으로 폐지된다고 해요. 시험이 3번 남은 거네요. 이후에는 수능으로 약대를 가는 방식으로 바뀌게 되겠죠.
 
다음은 토익인데요. 사실 토익은 약대 입시가 아니더라도 취업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자격이죠. 토익 점수 역시 높을수록 유리하고, 보통 지원자들은 900점 이상인 경우가 많아요.
 
학점은 2년 동안 받은 교육을 얼마나 잘 이수했나를 보는 건데요.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일 때 합격에 가까워지는 점수라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면접이 있어요. 면접 역시 학교마다 다르지만, 보통 인성과 지성을 평가해요. 인성에서는 약사로서의 도덕적 가치관 등의 질문을 받아요. 지성은 좀 전문적인 지식을 물어보는 경우가 많은데, 제가 면접볼 당시에는 '슈퍼박테리아가 무엇인지', '폐혈증의 원인은 무엇인지' 를 물어보셨던 걸로 기억해요.
 
면접은 '자신감'이 중요한 것 같아요. 모든 질문에 정답을 이야기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때로는 잘 알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물어보실 때가 있거든요. 제 경험상 모르는 부분은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앞으로 부족한 지식을 채워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아는 것은 자신감 있게 답하면 되는 것 같아요.
 
장수생이 많아지면서 합격 커트라인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그만큼 각 평가 항목에 있어 최대한의 역량을 끌어내야 해요.
 
Q. 약학대학 생활은 어떤가요?
 
A. 약학대학 3학년으로 편입해 6학년까지 교육을 이수해야 해요. 처음 편입했을 때는 다시 신입생이 된 듯한 기분에 설레기도 했어요. 하지만 꿈꾸던 대학생활은 아니었죠. 공부 양도 어마어마하고 심지어 내용도 어려웠어요. 약대에 들어오기까지도 힘든 과정이었는데, 약대에서 교육을 이수하는 것 역시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됐죠.
 
지금은 4학년 2학기를 마친 상태에요. 4학년은 정말 힘들었던 것 같아요. 교수님이 F학점을 줘야하는 일정 비율이 정해져 있어요. 출석을 100%해도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F학점을 받을 수도 있는거죠. 그러다보니 치열하게 공부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돼요.
 
그래도 2년 간 생활하다 보니 약간의 노하우가 생겼어요. 동기들끼리 분량을 나누고 정리본을 만들어서 서로 공유해요. 서로 상부상조하다보니 공부하는 게 한결 수월해졌어요.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서로 도우며 함께 발전해가는 거죠.
 
Q. 힘든 점도 물론 많겠지만 '약학대학에 오길 잘했다' 생각이 들 때도 있을 것 같은데, 언제 그런 생각이 드나요?
 
A. 취업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게 약대의 가장 좋은 점이 아닐까 싶어요. 실제로 취업을 준비하는 주변 친구들도 부럽다고 이야기해요. 졸업을 하면 확실히 길이 정해져 있으니 많은 고민을 할 필요가 없고요. 졸업 전에 국가고시를 보는데 이 시험을 합격하고 나면, 취업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을 것 같아요.
 
Q. 졸업 후 어떤 길을 가고자 하나요?
 
A. 졸업을 하면 크게 1)약국 약사 2)병원 약사 3) 제약회사 4) 공무원(식약처), 이렇게 4가지 길로 나뉘어요. 저는 현재 약국 약사를 생각하고 있어요.
 
사실 진로를 생각할 때 여러가지 걱정이 뒤따르기도 해요. 주변 이야기들을 많이 듣게 되거든요. 약사공급인력이 늘면서 인력 포화상태에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 약국을 개원해도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남기 힘들 수 있다는 이야기 등 우려 섞인 목소리가 많아요. 
 
또 약사는 공부를 끊임없이 해야 하는 직업 중 하나에요. 학교 교육을 통해 한방약재, 약물, 미생물학 등 다양한 관련 지식들을 습득하지만, 일선에서 일하다 보면 새롭게 터득해야 하는 지식들이 훨씬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약사는 수입이나, 직업안정성 부분에서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많은 노력과 책임이 수반되는 직업이라 생각해요. 졸업이 가까워질수록 현실적인 걱정과 고민들이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에요.
 

Q. 약사라는 직업의 미래 전망을 어떻게 보시나요?

A. 4차 산업 시대가 도래하면서 약사라는 직업의 기능이 조금은 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약사의 역할이 기존 단순조제에 그쳤다면, 복약상담, 건강상담 등 기계로 대체할 수 없는 섬세한 부분을 중심으로 역할이 조금 바뀔 가능성도 있겠죠. 하지만 약사의 전문성, 유망한 직업이라는 타이틀은 유지될 거라 생각해요.
 
시대 흐름을 살피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하기에 앞서 명확한 방향을 설정하고 본인의 역량을 쌓아가며 나아갈 길을 개척해야겠죠. 
 

긴 터널을 지나 마침내 바깥 세상을 마주한다.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다. 하지만 이내 끝이 보이지 않는 까마득한 길 위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입시와 취업의 길이 그러하다. 대학에 입학하기까지, 취업이 되기까지 우리는 어둠 속을 헤매고 '준비생(지망생)'이라는 꼬리표를 뗀 순간 '이제 끝났구나' 안도의 숨을 내쉰다. 하지만 그 때, 끝을 알 수 없는 새로운 길의 시작점에 다시 서게 된다. 
 
약대생이 되기까지, 그리고 약사가 되기까지. 길고 험난한 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그 길을 선택한 나은 씨는 늘 '시작'하는 마음으로 꾸준히, 그리고 성실히 역량을 채워가고 있다. 그녀의 꿈은 많은 이들의 행복을 지키는 약사가 되는 것이다. 나은 씨는 그 꿈을 위해, 오늘도 어김없이 한 걸음 한 걸음 앞을 향해 나아간다.
 
[사진=조선대학교 약학대학/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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