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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의 영화탐구] 영화 '기생충' 수상의 기쁨, 그리고 현실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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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의 영화탐구] 영화 '기생충' 수상의 기쁨, 그리고 현실의 슬픔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02.12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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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픽션이다, 하지만 그 안에 현실이 담겨있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 한국 영화 최초로 오스카 트로피를 안고 '기생충' 열풍의 시작을 알렸다.

서울시는 영화 촬영지를 중심으로 '기생충 관광코스'를 소개하며 관광객 유치의 기회를 잡았다. 전라북도 역시 전주에 설치된 영화 세트장 복원을 검토 중에 있다.

세계의 인정을 받은 영화 '기생충'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영화 흥행 비결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나온다.

영화 '기생충'은 아시아 최초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했다. 빈부격차와 청년실업, 자본주의 등 사회적 문제가 여실히 드러난 각본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는다.

기생충에서 빈부격차를 보여주는 소재 중 하나는 '집'이다. 글로벌 IT기업 CEO인 동익의 저택과 백수 기택의 집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기생충의 주무대가 된 '지하(반지하)방'은 빈부격차의 현실을 보여준다. 동익의 저택을 방문한 기택의 가족은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리고 당연스럽게 부에 대한 욕망이 싹트기 시작한다. 이 욕망의 발현은 빈부격차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발버둥처럼 보여진다.

하지만 영화 속 결말은 씁쓸하다. 빈부격차는 욕망으로 뒤집힐 수 있는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욕망의 끝은 절망이며 그럼에도 그 욕망을 내려놓지 못하는 슬픈 현실을 보게 된다.

영화는 과장된 스토리기에, 몇몇 이들은 영화 속 이야기를 현실에 빗대어 해석하기에 과하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물론 영화는 픽션이다. 하지만 현실이 반영된 픽션이다.

영화 속 배경은 픽션으로 만들어진 허구적 공간일까?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 분석 결과 따르면, 지하(반지하)방과 옥탑방에 거주하는 인구를 합하면 대략 1,042,320명, 100만 명이 넘는 인구가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서울의 경우 1만 가구당 680가구가, 경기와 인천은 각각 252가구, 214가구가 지하(반지하)방과 옥탑방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불평등 문제는 심각하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상위 10% 집단은 전체 소득의 48.5%를 가져간다. 2010년을 기준으로 상위 10% 소득 비중이 미국 50%, 일본 42%, 영국 39.1%, 프랑스 30.5% 임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불평등 정도가 심각한 수준임을 짐작할 수 있다.

"같이 잘 살면 안 될까요?"

빈(貧)과 부(富), 극과 극의 삶을 살아가는 두 가족은 하나가 될 수 없는 것일까?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는 두 집안이 '고액 과외'라는 상황을 통해 연결고리를 형성한다. 영화 초반부, 이 연결고리가 빈부격차를 뒤집을 판이 될 수 있을지 관중들의 촉각이 곤두선다. '공생'이라는 훈훈한 결말을 내심 기대해 보지만, 영화는 늘 그렇듯 원하는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현실과 다르지 않아서일까, 관중들은 스크린 속 가상현실로 점점 빠져든다.

폭우가 쏟아지는 어느 날, 두 집안의 상황이 극명하게 갈린다. 여유롭게 비내리는 풍경을 감상하는 부잣집 사모님. 반면 폭우에 잠겨버린 반지하는 가구가 둥둥 떠다니고 목숨까지 위협받는 상황에 이른다.

같은 하늘 아래 이토록 다르게 살아갈 수 있단 말인가. 전지적 시점에서 관조하는 모든 상황들이 안타깝고 씁쓸하다.

영화의 결말은 개운치 않다. 뭔가 모를 찝찝함이 남는다. 픽션을 빠져나와 현실을 마주했을 때 그 찝찝함은 여전히 남아있다.

봉준호 감독은 "같이 잘 살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영화에서는 '공생', '상생'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서 말한 '영화는 픽션'이라는 사실이, 현실에서의 변화를 기대하게 한다. 

"영화는 영화일 뿐, 현실은 다를 수 있어!"

김종훈(민중당·울산 동구) 국회의원은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상 수상이 우리사회에서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작품이 비판하고자 했던 현실의 개선이 실질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정부, 정치권, 나아가 사회 전체는 진정성을 가지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 사회복지 확대, 부동산 가격 하향 안정 등 사회 불평등 해소책을 적극적으로 실천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사회 불평등'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문제지만, 답을 찾는 과정이 난해했기에 어쩌면 손을 놓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보여주기식 변화는 어떤 결과도 가져올 수 없다.

영화 '기생충'이 문제의식을 던진 시점에서, 우리는 '사회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안'에 대해, '바람직한 공생, 상생'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사진=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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