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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의 싱글라이프-⓷] 연애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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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의 싱글라이프-⓷] 연애의 온도
  • Journey
  • 승인 2020.03.1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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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의 연애의 온도, 그리고 40살 소개팅의 온도

(시사캐스트, SISACAST= 칼럼니스트 Journey)

 

세상의 모든 것이 신기했던 20대의 그녀가 있었다.

매일같이 만나는 사람들마다 하는 소리도 마치 입을 맞춘 듯이 똑같았다.

어쩜 이렇게 예쁠까? 젊음 자체가 예쁘다 그냥!”

매일이 예뻤던 그녀의 연애는 어땠을까?


[퓨어 그 자체, 20대] 소개팅이 필요 없다. 길거리만 걸어도 헌팅은 기본이고, 나이트클럽이라도 가면 마음에 드는 남자들과 마음껏 놀고 즐길 수 있었다. 나이트클럽에서는 매일 술을 공짜로 준다.

소개팅이라도 한다면 그것은 그 어떤 진지한 의미가 아니라 그냥 소개를 받는 남자 사람이 한 명 더 생긴다는 의미이고, 다만 주선자가 있으므로 10% 정도는 더 믿고 만날 수 있다는 정도의 차이? 물론 주선자를 믿고 소개를 받기 때문에, 마음의 벽도 낮다. 때문에 매우 여러번의 경우에 그저 그런 첫 만남을 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세상 쿨하게 친구가 되어 술을 질펀하게 마시고 헤어진다.

연애 후에서야 알게 된 남자친구의 실체에 경악하기도 한다. 순진무구한 얼굴로 다가와 사귀자고 하더니 이내 스토커가 되어 죽음을 맛보게 하는 경우, 스릴러 영화가 따로 없다.

물론 특정의 친절한 부류의 사람들이 이런 상황들에 대한 보상을 주기도 한다.

 

띠동갑은 훨씬 넘는 30대의 성공한 오빠들이 가진 특유의 여유 그리고 왠지 안정감 있는 보살핌 비슷한 예쁨을 받고 나면 더 이상 또래의 남자들과 연애하는 것이 시원찮다.

 

물론 대부분 성공한 오빠들은 20대의 예쁜 동생들이 아주 많다는 것. 그래도 상관없다. 그들과 어울리면 자신은 성숙한 여인이 된 것 같고, 그들은 그렇게 그녀를 숙녀로 대접해준다.

그러다가 사랑에 빠져 연애라도 시작하고 나면, 성공한 오빠들은 그들의 더욱 큰 성공을 위해 실제의 백조 같은 삶을 오가며 그녀에게 소홀해지고, 그녀는 칭얼대기 시작한다. 한창 일하고 성공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영리치들은 칭얼대는 여자들을 그리 오래 참아주지 않는다.


[헤어지고 나니 어느덧 서른] 

 

20대에 꿈꿔왔던 바로 그 나이,

모든 걸 이루었고, 마치 굉장히 성공한 여자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바로 그 서른.

서른이 되는 날 서른의 비밀을 알게 된다. ‘스물아홉과 똑같다는 것을.’

30대의 그녀는 제법 여러 번의 뜨거운 연애와 가슴 찢어지는 이별을 겪으며, 스스로 진정한 사랑이었다 믿는 사람도 한둘 있고, 이제는 이상형이라는 것도 비스무레 생겼다.

이제 그녀는 연애 전문가이다. 신체적으로도 항상 연애할 준비가 되어 있어 뜨겁다.

더 이상 20대가 아닌 것은 아쉽지만, 30대의 그녀는 충분히 어리지도 늙지도 않은 발란스를 갖추고 있고, 직업도 확실하다. 또래의 남자들보다는 사회적으로도 더욱 빠르게 경력도 쌓았고 버는 돈도 조금씩 늘어간다. 또래의 남자가 우스워진다.

성공한 오빠들은 이제 40대가 되었고 더욱 성공하거나 사업에 실패해서 사라졌다. 소수의 승리자들과 오랜 시간 친하게 지낸 대가로 소울메이트가 되어 여전히 꽤 아름다운 인생을 향유한다. 그들과 가끔 사귀기도 하고 헤어지고 나면 또 쿨하게 친구가 되기도 한다.

이제 나이 불문하고 왠만한 남자들이 우습게 보이는 횟수가 늘어가고, 자신은 연애 전문가이며 인생 전문가이다.

나는 잘나가는 화려한 싱글이다. 무서울 게 없다. 다 뎀벼라.”

결혼에 대한 의구심이 많지만 계속해서 시도는 해본다. 연애를 하다가 한두번 프로포즈도 받지만, 이 남자가 과연 내 아이의 아버지가 될 만한 상인가자세히 뜯어보기 시작한다. 아쉽지만 매번 프로포즈와 동시에 연애도 끝이 난다. 주변의 결혼한 언니들이 혀를 끌끌 차며 충고한다. 그래도 세 번은 만나봐야지!”

세 번을 만난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두 번 만났나? 세 번 만났나? 얘가 쟤인가? 쟤가 걔인가? 종족의 번식과 가정을 이루고자 하는 본능에 충실해서 다양한 만남과 시도를 한다. 아직도 혹시 모를 기대감이 너무 많은 것일까?


성공한 소울 메이트 오빠들이 늦은 결혼을 한다. 신부가 20대란다. 이런!

때마침 그녀는 마흔 살이 되었다. 소개팅이 들어왔다. 주선자에게 되묻는다.

진심이니?” 주선자는 매우 심플하게 설명한다.

기본적인 스펙(학력, 직업)이 괜찮고, 심지어 외모까지 나쁘지 않다고 한다.

그럼 뭐가 문제인거야?” 라고 물어본다.

주선자는 괜찮으니 한번 만나보라고 적극 권유한다. 이쯤 되면 주선자는 내 성격도(승질도) 알고, 그의 성격도 아는 것 같다. 잠시 고민을 한다.(사실 귀찮은 거다.)

소개팅 장소는 술을 마실 수 있는 레스토랑이다.(커피숍에서 만나자고 하면 소개팅을 취소해버린다.) 왠만한 레스토랑들은 아는 사람을 만날 확률이 높으므로 되도록 외진 좌석 또는 룸으로 예약하고 첫 만남을 가진다.

이 남자, 레스토랑을 고른 취향으로 시작해서 샴페인이나 와인을 고르는 감각, 메뉴를 선택하는 모습, 직원들을 대하는 예의, 식사하는 모습, 글라스를 부딪히면서 나와 눈을 마주치는지, 얼마나 매너 있게 상대를 배려하는지, 대화의 내용은 얼마나 센스가 있는지가 두 시간정도의 식사동안 모두 파악이 된다.

만약 첫 만남의 그가 마음에 들었다면, 또 아직 가슴속에 열정이 살아 있다면 첫눈에 그에게 반할 수 있는 것이다. 첫눈의 기준은 약 두어 시간 정도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첫 만남에서 얼어붙었던 내 가슴이 말랑해지고 움직였다면 대성공이다. 다음이 있는 거니까.

문제는 이 잠재워놨던 열정을 일깨우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고. 이 열정의 문을 여는 사람과는 꽤 빠른 시간 내에 연인은 물론 결혼까지 가능하겠다.

결론은 아직도 설레기 좋은 나이다.

마흔.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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