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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신간/음반] 크로이체르 소나타, 톨스토이 스토리 바이블-아무도 모르는 예수, 팝음악의 결정적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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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신간/음반] 크로이체르 소나타, 톨스토이 스토리 바이블-아무도 모르는 예수, 팝음악의 결정적 순간들
  • 우정수 기자
  • 승인 2008.04.29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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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이체르 소나타

톨스토이 지음, 이채윤 옮김

‘크로이체르 소나타’는 톨스토이의 작품으로는 국내에 아직까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본래는 베토벤의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제9번’의 제목이 크로이체르 소나타다.

이 작품의 주인공 포즈드느이셰프는 러시아의 귀족으로서 젊음을 향락으로 탕진하다가 청순한 여자를 만나 결혼한다. 그러나 그가 아내에게 기대하는 건 오직 성적 쾌락뿐이다.

그는 결혼을 남녀 간의 사기극에 불과하다고 여기면서도 아내에게는 일방적으로 정숙함과 가정에 대한 의무를 묵시적으로 요구하는 이중성을 드러내고 있다.

아내는 아이 다섯을 낳고 정신적으로 결핍된 생활을 하며 주로 피아노를 치면서 소일하는데 그러던 중 운명의 남자인 바이올리니스트를 만난다. 주인공은 아내와 그 남자가 베토벤의 크로이체르 소나타를 연주하는 모습을 목격하고는 아내에 대한 질투와 의심에 휩싸이게 된다.

주인공은 며칠 후 출장을 떠나지만 아내에 대한 의심으로 밤새 잠을 못 이루다 결국 집으로 돌아와 마침 다정하게 함께 있는 아내와 바이올리니스트를 발견한다. 주인공은 질투의 화신으로 돌변해 아내를 칼로 찔러 살해하고 만다.

주인공은 법정에 서게 되는데 아내를 살해했음에도 아내의 불륜 사실이 인정돼 무죄로 석방된다. 그는 남녀 간의 사랑은 육욕을 정당화하는 구실에 불과하며 인간의 이상은 금욕에 두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한다.

톨스토이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사랑과 성의 문제를 도덕적 입장, 과학적 입장, 정신의학적 입장에서 다루고 있는데 이것은 당시 러시아의 사회제도, 도덕, 생활양식에 대한 작가의 비판정신이 담겨져 있다고 해석될 수 있다. 크로이체르 소나타를 톨스토이 만년의 불행한 가정사를 표현한 작품으로 이해하는 견해도 있다.

열매출판사, 224쪽, 6,000원

톨스토이 스토리 바이블-아무도 모르는 예수

톨스토이 지음, 이동진 옮김

‘아무도 모르는 예수’는 톨스토이 만년의 신앙 서적이다. 톨스토이는 ‘부활’, ‘전쟁과 평화’, ‘안나 까레니나’등 인류 역사상 최고의 걸작을 쏟아내며 러시아의 대문호로 추앙받았다. 그러나 그는 만년에 종교와 사상에 몰두했다. 그래서 나온 작품이 ‘교리신학 비판’, ‘참회록’ 그리고 ‘아무도 모르는 예수’ 등이다.

간디는 “나는 그리스도가 좋지만 그리스도인은 싫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하는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를 닮지 않고 현세적이고 자기의 이익만을 좇아 사는 모습을 두고 한 말일 것이다.

톨스토이도 간디와 비슷한 입장이었다. 그는 예수를 본받아 자신이 누리던 모든 부와 명예를 버렸다. 우리나라 경상남도 만한 영지를 포기했으며 영지의 노예들을 자유인으로 풀어 줬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그리스도교적 삶은 가족들에게 이해되지 못해 갈등을 낳았으며 영지의 노예들조차도 자유인으로서의 삶을 거부했다.

톨스토이는 러시아 정교회로부터 심한 박해를 받았다. 톨스토이의 교회 비판에 대해 러시아 정교회는 급기야 그를 파문시키고 말았다. 톨스토이는 궁지에 몰렸지만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진실된 신앙이란 무엇인가를 끝까지 갈파했다.

‘아무도 모르는 예수’는 많은 사람들이 믿는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믿지 못하는 진실된 예수의 모습을 설파하려는 톨스토이의 진정성이 담긴 역작이다.

이 작품은 신약 성경 중 4복음성의 이야기를 기독교를 모르는 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서 보여 주고 있으며 유명 화가들의 삽화도 곁들여 내용의 이해를 돕고 있다.

해누리 기획, 448쪽, 10,000원

팝음악의 결정적 순간들

조정아 지음

‘팝음악의 결정적 순간들’은 팝 음악의 태동기인 1950년대부터 최근까지 팝의 역사를 103가지의 결정적 사건들을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사건만을 나열하는 것은 아니다. 1950년대부터 10년 단위로 시대를 구분해 각 시대의 전체적인 특징을 개괄적으로 소개한 후 그 시대의 대표적 사건들을 통해 각 시대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먼저 50년대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시대라고 볼 수 있다. 엄마의 생일 선물로 자신의 노래가 담긴 레코드를 녹음하기 위해 조그만한 간이 스튜디오를 찾아 갔다 훗날 로큰롤의 제왕이 된 엘비스 프레슬리가 이야기의 필두를 장식한다.

60년대는 비틀즈의 황홀한 시대다. 영국의 네 청년이 모여 결성된 비틀즈는 유럽을 완전히 휩쓴 후 1963년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데 비틀즈의 매니저였던 브라이언 엡스타인이 미국 시장에 이미 마케팅을 진행시키고 있었다.

비틀즈가 케네디 공항에 발을 내디뎠을 때 미국의 젊은 여성들은 한 번도 노래를 들어 본 적이 없는 비틀즈를 열렬히 환영하고 있었다. 비틀즈는 미국 시장까지 완전 점령한다.

팝의 종주국으로서의 자존심을 빼앗긴 미국은 비틀즈에 대항하기 위해 ‘멍키스’를 내세우기도 하고 슈프림스가 선전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어떤 미국 가수도 비틀즈를 능가하지 못했다.

50년대 락앤롤의 제왕 엘비스가 빌보드지에 17곡의 넘버1 히트곡을 올렸지만 비틀즈는 모두 20곡을 기록해 엘비스의 기록을 갈아 치웠다. 이후 팝 역사에서 비틀즈만큼 넘버1 히트곡을 낸 가수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70년대는 댄스의 시대로 비지스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시대였다. 그리고 80년대는 핑크 플로이드의 ‘더 월’이 충격을 던져 주면서 시작됐고 마이클 잭슨이 팝의 황제로 등극한 시대이기도 하다. 그러나 마이클 잭슨은 아동 성추행 혐의를 받으면서 가수로 쌓아온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80년대에서 90년대 초는 여가수 전성시대로 기록된다. 휘트니 휴스턴과 마돈나, 머라이어 캐리, 셀린 디온 등이 세계적인 인기가수로 자리를 굳혔다. 그러나 휘트니 휴스턴과 머라이어 캐리는 결혼의 실패로 음악생활도 이전 같지 않으며 마돈나의 활동 역시 최근 들어 뜸해졌다.

90년대 팝의 새로운 흐름은 흑인 음악의 대두다. 리듬 앤 블루스, 힙합 등의 장르에서 흑인들이 발군의 기량을 보이고 있다.

저자 조정아는 50년대부터 현재까지 세계 팝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서 각 시대별 대표 히트곡들과 명반도 꼼꼼히 소개해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돋을 새김, 416쪽,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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