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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SWOT 분석] 소문난 콘텐츠 맛집, 'OTT'도 요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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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SWOT 분석] 소문난 콘텐츠 맛집, 'OTT'도 요리할까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0.03.25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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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CJ가 운영 중인 OTT 서비스 '티빙'.
CJ가 운영 중인 OTT 서비스 '티빙'.

30대 직장인 김씨는 집에 TV가 없다. 혼자 사는 집이 좁은 탓도 있지만, 심심할 겨를이 없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 김씨는 OTT 서비스를 3~4개씩 구독 중이다. 최근엔 김씨처럼 ‘TV 대신 OTT’를 선택하는 싱글 세대가 적지 않다.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기기·시간·장소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하고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 시장의 대세가 된 OTT를 조명하고, 각각 서비스의 장단을 분석해보자.[편집자주]


[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지난해 917일 국내 미디어 시장엔 깜짝 발표가 있었다. CJ ENM종합편성채널 JTBC와 손 잡고 통합 OTT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SK브로드밴드와 지상파 3사가 합작한 OTT ‘웨이브의 출범(918)을 알리기 전날이었다. 대형 사업자간 합작 OTT가 하루 간격으로 두 개나 모습을 드러낸 셈이었다.

CJ ENMJTBCCJ가 운영 중인 OTT 서비스 티빙을 중심으로 협력할 계획이다. 티빙은 2030 세대에겐 익숙한 앱이다. 그도 그럴게, 20105월에 모습을 드러낸 국내 최초 OTT 서비스라서다. 초창기엔 국내 지상파 및 케이블방송, IPTV 채널을 실시간으로 방송해줬었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던 과도기였던 터라 스마트폰에서 TV 프로그램을 볼 수 있던 DMB의 대안으로 꼽혔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티빙의 존재감은 옅다. 마케팅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넷플릭스와 웨이브에 비하면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다. 이유가 뭘까. 긍정적인 면을 보는 강점과 기회, 반대로 위험을 불러오는 약점, 위협 등을 저울질해 티빙을 진단해봤다.

강점(Strength) = OTT의 힘은 콘텐츠다. 볼만한 프로그램만 있다면 시청자가 몰린다. 그 콘텐츠가 오직 그 플랫폼에서만 볼 수 있는 거라면 더욱 그렇다. 그리고 CJ ENM은 국내 미디어 업계에서 콘텐츠를 가장 잘 만든다는 평가를 받는다. 질 좋은 콘텐츠를 좌우하는 건 PD의 역량인데, CJ ENM엔 스타 PD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스타가 삼시세끼’ ‘신서유기등의 나영석 PD. 지금 인기리에 방영 중인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연출하고 있는 응답하라시리즈의 신원호 PDCJ ENM에 소속돼 있다. 이들 스타 PD는 처음엔 지상파 출신 제작자였다. 하지만 CJ ENM이 자유로운 제작 환경을 보장해주면서 이 회사에 둥지를 틀었다. 경직되고 올드한 기존 제작 방식에 벗어나기 위해 CJ ENM으로 건너오는 지상파 PD는 지금도 적지 않다.

이들이 제작하는 프로그램의 힘은 탄탄하다. 합작을 예고한 JTBC 역시 종편 채널 중에선 드라마와 예능 부문에서 인기작을 다수 확보한 신흥 콘텐츠 강자로 꼽힌다. 덕분에 티빙은 한국 시청자를 겨냥한 로컬 콘텐츠 분야에서만큼은 넷플릭스와 웨이브를 압도할 수 있을 거라는 분석이다

[사진 = 픽사베이 제공]
[사진 = 픽사베이 제공]

약점(Weakness) = 당장 티빙 앱을 켜고 월정액 영화관섹션을 들어가 보자. 가장 눈에 띄는 콘텐츠가 CJ ENM이 투자·배급해 큰 성공을 거둔 영화 기생충이다.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하는 쾌거를 거두긴 했지만, 개봉일자가 2019530일이다. 1년 전에 개봉한 영화를 주력으로 삼아야 할 정도로 티빙의 콘텐츠 폭은 좁다.

인기 있는 외국 드라마도 티빙에선 볼 수 없다. 이미 젊은 세대 사이에선 영화만큼의 완성도를 갖춘 외국 드라마 시리즈를 시청하는 게 유행이란 점에선 뼈아픈 약점이다. 티빙의 포트폴리오의 중심은 스타 PD들이 제작해 이미 tvN에서 방영됐던 프로그램이다. “한 번의 결제를 통해 다양하고 독점적인 콘텐츠를 누릴 수 있다OTT의 성공 방정식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기회(Opportunity) = 넷플릭스와의 전면 승부를 선포한 웨이브와 달리, CJ ENM의 대넷플릭스 전략은 유연한 편이다. CJ ENM과 넷플릭스는 현재 협업 관계다. CJ가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판매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CJ ENM의 자회사인 인기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의 2대주주이기도 하다. 이 제작사의 미스터 선샤인’ ‘아스달 연대기등이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방영됐다.

티빙의 모회사 CJ ENM이 여러 사업자와의 연합전선 구축을 전략으로 삼은 건 긍정적인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어찌됐든 OTT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선 만만치 않은 제작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른 제작사와 손을 잡으면 그만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경쟁사란 점이 걸리지만, 어차피 OTT 시장이 하나의 사업자가 과점할 거라 여기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각자 취향에 맞게 다수의 OTT 서비스를 선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사진 = SK증권]
[사진 = SK증권]

위협(Threat) = 지금의 모습으론 티빙의 미래를 가늠하기 어렵다. JTBC와의 합작 플랫폼 출범 계획이 코로나19 영향으로 늦춰지고 있어서다. 완전체 티빙은 넷플릭스와 웨이브에 비하면 후발주자가 되는 셈이다.

티빙의 위협으로 꼽히는 건 다른 후발주자들이다. 특히 OTT 전략을 재수립 중인 LG유플러스와 얼마 전 서비스를 정비한 KT시즌등과 비교선상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중심으로 한 규모의 경제를 선포한 선발주자인 넷플릭스와 웨이브와 달리 이들 사업자의 전략은 아직까지 베일에 싸인 상태다.

당장 서비스 가격을 두고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일 공산이 크다. 웨이브만 하더라도 기본요금인 베이직을 월 7900원에 책정했다. 넷플릭스가 같은 수준의 상품을 9500원에 판매하는 것을 겨냥한 가격 정책으로 분석된다. 이들 사업자의 경쟁은 소비자 입장에선 나쁠 게 없다. 어찌됐든 선택의 폭은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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