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9:51 (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어디서 유입됐나 봤더니….
상태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어디서 유입됐나 봤더니….
  • 이아름 기자
  • 승인 2020.05.08 1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무장지대(DMZ) 인근 접경지역으로 최초 유입 추정
러시아·중국과 동일한 '유전형Ⅱ'…남방한계선 1km 내에서 발견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아름 기자)

 

지난해 10월 2일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북한을 거쳐 비무장지대(DMZ)를 통해 최초 유입됐을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7일 강원도내 접경지역 야생멧돼지에서 잇따라 검출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러시아와 중국에서 북한을 거쳐 비무장지대를 통해 유입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정부 기관이 역학조사 결과를 토대로 ASF 유입 경로를 공식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일 국내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첫 ASF 검출 이후 총 585건을 대상으로 발생 원인 및 전파 경로 등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검출된 500여 건의 ASF 바이러스는 모두 동유럽 등지(조지아공화국)에서 발생했으며, 유럽과 아시아 지역(중국,러시아,몽골,베트남 등)으로 전파된 유전형Ⅱ(Genotype Ⅱ)로 확인됐다.
 
유전형Ⅱ는 지난 2007년 러시아 남부 흑해 연안 조지아에서 발생해 중국, 러시아, 몽골, 베트남, 체코, 벨기에 등지로 전파됐다.
 

이 유전형은 러시아와 중국 등에서 유행하고 있는 ASF 바이러스와 동일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북한을 거쳐 비무장지대(DMZ) 인근 접경지역으로 유입된 것으로 국립환경과학원은 추정했다.다만 ‘비무장지대’를 직접 언급하면서도 북한을 거쳤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한편 북한에선 아직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유전형을 공식적으로 보고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5월 30일 압록강 부근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고 공식 보고한 바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유승도 환경건강연구부장은 “국내 야생멧돼지에서 검출된 500여 건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모두 러시아, 중국의 야생멧돼지나 사육 돼지에서 검출되고 있는 바이러스와 동일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발생지역과 시점 등 최초 유입 및 확산 양상을 분석한 결과 철원 등 접경지역 모두 남방한계선 1㎞ 내에서 발생이 시작됐고, 고성군에서도 지난 4월 3일 남방한계선 0.2㎞ 이내에서 ASF에 감염된 야생멧돼지가 처음 발견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 2월에 실시한 비무장지대 환경조사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돼 비무장지대가 광범위하게 오염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존 발생지역과 멀리 떨어진 곳(7∼33km)에서 발생한 화천 풍산리, 양구 수인리 등 일부 사례는 수렵 활동이나 사람, 차량 이동 등 인위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되며 향후 전파경로에 대해서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양성 검출 건수로는 화천 222건, 철원 29건, 양구 3건, 고성 3건 순으로, 도내 총 257개의 시료에서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장은 “앞으로 추가적인 역학조사와 분석을 통해 바이러스의 정확한 유입 및 전파경로를 규명하고 보다 효과적인 방역 대책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6일까지 야생멧돼지 시료 247건 중 양성 개체 24건이 추가로 발견됐으며, 24건은 모두 폐사체 시료 117건 중에서 확인됐다.
 
지난 6일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감염 멧돼지 개체 수는 총 604마리로 ▲파주 97마리 ▲연천 238마리 ▲철원 29마리 ▲화천 232마리 ▲양구 3마리 ▲고성 3마리 ▲포천 1마리이다. [사진 = 환경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