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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쇼크-③] K-방역 '선방', 한국 경제위기는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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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쇼크-③] K-방역 '선방', 한국 경제위기는 '현재진행형'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0.05.11 1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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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경제 전반에 ‘C(코로나19)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세계 대공황 이후 최악’ ‘동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악’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 등 음울한 전망이 쏟아지는 중이다. 그럼에도 한국은 여타 국가와 비교하면 상황이 낫다. 탄탄한 방역체계 덕분에 확진자 수를 줄여 세계 각국으로부터 부러움의 시선을 받고 있다. 경제 침체의 골도 다른 국가보다 얕다. 천만다행인 일 같지만, 위기감은 여전하다. 외신의 호평을 설파하면서 자화자찬에 빠져있을 때는 아니다.
 

“저지선을 쳐 격리했던 우한과 달리 대구는 자발적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민들을 믿고 있다. 한국인은 전세계의 시민적 자유를 시험하는 이 바이러스에게 민주주의가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투명성, 공동체 의식, 그리고 뛰어난 의료 기술을 통해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한국의 모습을 독일 언론 슈피겔이 평가한 글이다.

프랑스의 양대 일간지중 하나로 꼽히는 르 피가로는 “중국은 주민들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까지 외면하면서 1억5000만명을 격리해 경제를 중단했지만, 민주주의 국가 한국은 국가 전체를 멈추게 하지 않으면서도 일상생활의 구체적 대책을 마련하는 등 발 빠른 대응을 했다”고 호평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세계가 한국을 재평가하고 있다. 잘 짜인 의료 시스템과 신속한 진단 방역, 헌신적인 의료진과 높은 시민의식으로 ‘K-방역’이란 신조어도 생겼다. K-방역은 전세계의 벤치마킹 대상에 올랐다. 덕분에 진단키트 등 한국의 의료·바이오 분야가 각광받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경제 성적표에서도 드러난다. 한국은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1.4%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외국과 비교하면 선방한 수치다. 세계최대의 경제대국인 미국의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대비 -4.8%를 기록했다. 미국과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중국 경제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며 1분기 성장률이 -6.8%를 기록했다. 유럽의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1분기 성장률도 -1.9%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창궐한 대부분 선진국들은 ‘셧다운’에 들어갔지만 한국은 셧다운에 돌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은 봉쇄조치를 취하지 않고도 코로나 위기를 넘기는 중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올해 실질 성장률을 -1.2%로 전망했다. 한국만 놓고 보면 22년만의 마이너스 성장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과 비교하면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다.
 
하지만 우리의 관심은 외신의 호평이 아니다. 다른 국가보다 선방한 경제성장률을 보며 안도할 수도 없다. 경제지표는 숫자에 불과하고, 국민들의 삶과는 밀접하지 않다. 가령 취업문이 닫힌 청년층에게 ‘K-방역의 훌륭한 시스템’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당장 먹고 살 방법이 없는데 그깟 호평이 무슨 대수일까.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충격은 청년세대가 특히 많이 받았다. 지난 3월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전년 대비 1.9% 포인트 하락했다.
 
청년 고용의 현황 및 정책제언[출처 = KDI]
청년 고용의 현황 및 정책제언[출처 = KDI]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숙박·음식점업,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 교육서비스업 등에서 일자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비중도 2019년 4분기 54.1%에서 올해 1분기 55.1%로 증가했다. KDI는 “코로나 위기로 인한 청년층 고용시장의 부정적 영향이 단기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외국의 상황이 어떻든 한국경제의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서울 이태원을 중심으로 한 지역감염이 퍼지면서 방역전선에도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된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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