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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라이프] “나 혼자 산다” 비혼은 죄가 아닌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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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라이프] “나 혼자 산다” 비혼은 죄가 아닌 선택
  • 이윤진 기자
  • 승인 2020.05.14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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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신과도 다른 비혼’의 삶을 응원하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윤진 기자)

 
2030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비혼족’이 점점 늘고 있다. 결혼을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사람들을 보통 비혼족이라 부르는데 비혼은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며,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보다 주체적인 뜻을 담고 있다. 이들 비혼주의자들은 독신과도 구별된다. 결혼만 하지 않을 뿐이지, 연애는 얼마든지 즐길 수 있으며 마음만 맞으면 동거도 가능하다.[편집자주]
 

결혼, ‘반드시 해야 하는 것’에서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 것’으로

보통 우리 부모님 세대에서는 결혼은 살아가면서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인생의 과업과도 같은 것이었다. 대학입시에서부터 취업, 결혼, 육아에 이르기까지 자연스럽게 꼭 해야만 하는 루틴이었다. 그러나 요즘 세대들은 결혼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자신만의 삶을 즐길 수 있고, 행복한 연애도 할 수 있으며 뜻만 맞으면 혼인신고는 하지 않고 함께 살되 너무 많은 간섭은 하지 않는 룸메이트 같은 관계도 가능하다.
 
특히 남녀 중 여성이 비혼을 선언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이들에게는 가정을 꾸리는 일보다는 개인의 성공적인 삶이 더 우선이며, 여성들에게 결혼과 출산을 강요하는 일은 구시대적인 것이 됐다. 자신에 일에 집중하고 퇴근 후에는 취미생활을 즐기거나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동호회를 열어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눈다.
 

비혼 선택 왜? 나의 행복을 위해서

49살의 임나희씨는 현재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학원을 운영 중이다. 학원을 경영하는 원장이지만 요즘같이 코로나로 인해 아이들이 학교를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특강을 열어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누구나 다 알만한 일류 여대를 나와 25살부터 초등학교 교사생활을 시작했다. 그녀 나이 46세가 되던 해, 그녀는 과감히 학교생활을 접고 학원을 차렸다.
 
“저에게 선생님이란 직업은 참 잘 맞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연예인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고민도 들어주고 취미 생활도 함께하며 보내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어떤 학부모들은 엄마가 되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부모 마음을 잘 모를 거라고 말씀하시지만 그렇기 때문에 좀 더 객관적으로 아이들을 바라 볼 수 있고,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결혼이란 틀에 갇히면 자유로운 삶을 영위할 수 없어

그녀는 현재 비혼 라이프를 즐기고 있다. 크게 걱정도 없다. 연금도 확보해놓았고, 학원도 자리 잡아 운영도 잘 되고 있으며 무엇보다 그녀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남자친구도 있다.
 
“33살에 만났습니다. 그때는 정말 남자 사람 친구로 지냈는데 시간이 흐르다보니 미술관을 좋아하고 와인을 즐기며 시간이 될 때에는 등산을 하는 등의 취향이 너무 잘 맞아 자연스럽게 남자친구로 발전하게 됐습니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현재 프랑스에서 지내고 있다. 프랑스에서 발간된 서적을 한국어로 옮기는 번역가로 일하고 있으며 일 년에 3번 정도 한국에 나와 한 달간 그녀와 함께 생활한다.
 
“남자친구가 오는 달이 보통 정해져 있는데 그 달이 되면 막 설레고 보고 싶고 기다려집니다. 아직도 이런 감정이 남아 있다는 것에 가끔 놀랍기도 하지만 매일 붙어있는 관계가 아니다 보니 더 애틋하고 늘 아쉬워요.”

오랜 시간 만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결혼 이야기가 나온 적도 있지만 그녀와 남자친구는 깊은 대화 끝에 ‘서로의 일을 존중해주고 각자의 생활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자’라고 뜻을 모았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부모님들의 독촉도 부담이 됐지만 각자 살아가는 모습은 같을 수 없다는 것을 부모님께 각인시키며 꾸준히 설득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결혼이란 틀에 갇히다보면 이렇게 자유롭게 제 생활을 영위할 수 없잖아요. 제가 보기에 저는 어떤 틀에 묶여있는 것에 익숙하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욕구가 더 큰 것 같아요. 다행히 남자친구도 그런 성향이라서 남자 친구가 한국에 오면 함께 여행도 다니고 맛집을 찾아다니면서 박물관과 미술관 등 문화생활도 충분히 즐깁니다.”
 

미혼(未婚)이 아닌 비혼(非婚)은 자발적인 나의 선택

그녀는 친구들의 결혼 생활을 보면서 결혼에 대한 환상이 깨졌다고 한다. 결혼을 하면 자동으로 따라오게 될 스트레스에 대한 거부감이 컸고. 출산·육아·교육에 대한 고민, 일명 ‘시월드’라 불리는 고부갈등 등도 이겨낼 자신이 없었다. 그런 그녀는 결혼해서 구속받느니 나만의 행복을 추구하겠다고 결심했고, 그녀는 현재 충분히 아름다운 인생을 살고 있다.

“‘결혼하지 않을 자유’는 존중되어야만 합니다. ‘아직도 결혼 못했어?’ 가 아닌 결혼하지 않는 삶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습니다. 비혼은 죄가 아니잖아요. 저는 미혼(未婚)이 아닌 비혼(非婚)이기 때문에 못한 것이 아니라 저의 자발적인 선택으로 안한 것입니다. 저는 제가 선택한 제 삶에 충분히 만족하고 앞으로도 해보고 싶은 일들에 대한 설렘과 기대로 매일이 행복하고 새롭습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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