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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의 싱글라이프-⑩] ‘싱글’들의 ‘밍글’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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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의 싱글라이프-⑩] ‘싱글’들의 ‘밍글’라이프
  • Journey
  • 승인 2020.05.2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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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칼럼니스트 Journey)

세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면서 앞으로의 삶도 별반 다를 것 같지 않을 것 같던 시간들을 온몸으로 겪어내는 요즘이었다. 잠잠했던 확진자수가 2차 확산으로 인해 잠시 급증하면서 내가 사는 용산구, 특히 이태원과 해방촌은 어느새 싸늘해졌다. 그러나 역시 인간은 시련을 겪으면서 강해진다. 1차 감염 시기의 조심성에 비해 사람들의 활동은 대담해졌고, 정상적인 업무 복귀로 인해 각종 약속도 강행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해 부인할 수 없다.


어느덧 5월의 마지막 주를 앞두고 있는 지금, 5월 한 달간 만났던 나의 소중한 지인들 중 특히 싱글들과의 밍글라이프를 되돌아본다.[min·gle : 1.섞이다, 어우러지다 2.(특히 사교 행사에서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니다, (사람들과) 어울리다]


화려한 밍글
싱글1(남). 그는 나의 13년차 소울메이트이다. 열정적인 사업가인 그는 쉬는 날이면 호텔을 잡고 하루종일 넷플릭스를 보며 자신의 삶을 위로한다. 일하는 날에는 경기부양을 위한다는 이유로 최선을 다해 좋은 음식과 술을 먹고 마신다. 그의 싱글 지인들과 아지트를 하나 만들어서 외부와 차단된 채 사회적 거리를 두면서, 그러나 화려하게 자신들의 하루를 불태운다. 나 역시 그의 아지트에 가끔 초대되어 화려한 싱글의 밍글라이프를 불태운다.
 

영감의 밍글

싱글2(여). 미인대회 출신인 그녀는 태생이 연예인 팔자인데, 회사원으로 살면서 넘치는 끼를 감당하기 어려워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신의 욕구를 채운다.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해서 집에서 매일 그림을 그리거나 작곡을 하거나 요가를 하거나 글을 쓴다.

5월의 어느 화창한 낮에 반가운 그녀의 전화를 받고 10분도 안되어 우린 지붕이 있는 야외 광장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이것이야말로 바로 코로나발 사회적 거리두기의 표본이 아닐까싶다.)

코로나 시즌의 근황이 어땠는지, 연애는 어찌되고 있는지, 요즘 가장 즐거운 일은 무엇인지에 대해 짧은 이야기를 나누고 쿨하게 헤어졌다. 사실은 너무나 다른 서로의 성향에 대해 신기해하며 또 존중하는 우리는,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밍글을 나누었다.
 
 

일상의 밍글

싱글3(남). 그는 방송국의 임원이다. 다소 공격적인 말투와 훤칠한 외모, 말끔한 차림새가 영락없는 지성인의 모습이다. 그러나 사람은 겉모습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 속은 선하고 따뜻한 사람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모임에서 알게 된 사이인데, 결국 기혼자들은 다 떨어져나가고 싱글인 우리만 죽이 잘 맞아 친구가 되었다.
 
시시때때로 등산을 한다, 요리를 한다, 어디에 왔는데 좋더라 등 아주 사소한 것들을 공유하며, 실제 우리의 삶은 이토록 작은 일상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잘 알려지지 않은 장소를 찾아서 저녁 약속을 잡고 은밀하고도 일상적인 밍글을 나눈다.
 

취향의 밍글

싱글4(남). 그는 금융계 스페셜리스트이다. 일적인 관계이지만 우린 가까운 동네에 사는 이유로 급격히 친해졌다. 와인을 좋아하는 공통관심사로 시작해, 동네의 조용하고 한적한 맛집, 코키지가 없는 레스토랑의 공유와 같은 별것 아니지만 항시 필요한 정보를 나눈다. 둘 다 여행 매니아이기도 해서 와인, 요리,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코로나 시즌에 모두가 꿈꾸고 있는 일탈이 얼마나 간절한지에 대해 새삼 느끼게 된다. 공통의 취향에 대한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밍글이다.    
 

이토록 다양한 삶들의 일부분이 맞닿으며 우리 싱글들은 삶의 일부를 함께 나누며 살고 있다.

이 모든 일들이 개인위생 수칙을 지키고 사회적 거리두기 가운데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 더욱 놀랍다.

인류에게 항상 전염병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시기, 새로운 위생 문화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조심스러운 밍글을 통해 더욱 깊은 사이가 되는 이 시즌이 먼 훗날 어느 자리에서 화두가 될 것이다. 만약 그 때도 우리가 서로 싱글이라면 말이다.[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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