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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TIME] 혼삶이 '업보(業報)'인 마냥 기분 좀 다운될 때면, 꿈으로 부푼 풍선 매달고 다시 분위기 '업(UP)'!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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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TIME] 혼삶이 '업보(業報)'인 마냥 기분 좀 다운될 때면, 꿈으로 부푼 풍선 매달고 다시 분위기 '업(UP)'! ((上))
  • 양태진 기자
  • 승인 2021.01.08 2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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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삶' 숨고르기의 일환으로, 화면 속 살아 숨쉬는 그림_캐릭터들을 통해, 애니타임(Anytime, 언제나) 동심 가득, 희망 만땅의 이야기들과 "스포 없이" 함께하는 코너.

'디즈니'와 '픽사'가 만나 놀라운 상승기류를 일으킨, 폭풍 감동의 풍선꿈 애니메이션 '업'을 소개합니다. 이에 그 '상'편.

(시사캐스트, SISACAST= 양태진 기자)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무인도에서의 적막이나, 타들어가는 폭탄 내 심지가 옥죄여오는 긴박감 속에서도 '꿈과 희망'이란 심지(心志)가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면, 호기로운 탈출과 해체의 수순은 그야말로 시간문제일 뿐인 것이다.

이러한 삶의 막다른 골목과도 같은, 소위 '희망에찬 용기'가 절실히 요구되는 현 시점에 이른 지금, 우린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에 그 유일한 정답(?)하나를 조심스레 제시해 본다.

 

'빈 하늘 위로 솟구치기!'

 

 

애니메이션 <업, UP>에서의 한 장면. 어린시절의 꿈은 물론이고, 헬륨 가스 가득 실은 풍선이 집도 금세 들어올린 채, 자유로이 비행하는 모습은 이 영화의 백미였다.(상단) 한 개의 풍선만으로도 쉬이 솟구쳐 오를 수 있었던 어린시절의 기억은 드넓은 하늘이 품어 주던 티없이 맑은 꿈들과의 자유로운 소통 그 자체였었다.(하단)(사진=픽사베이)

다소 어이 없단 반응을 유도할 생각은 아니었지만, 위기의 상황 속 주위를 환기시키기 위한 노력 내지는 여유, 이로 인해 파생될 신선한 발상 등에 온 정신을 집중하다보면, 미처 생각지도 못한 해결책 하나가 떠오를지도 모른다란 얘기다. 마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 하나쯤은 있을 거란 우리의 옛 말처럼.

현실의 벽에 갇혀 동심 어린 꿈들에 그저 미소만을 지어보이던 시절을 지나, 우릴 옭아매는 것들로부터 진정 자유로울 수 있길 원하다면. 자연, 그 원래의 것과 소꿉 친구하던 옛 시절로 되돌아가야만 하는 것이다. 누군가 말하지 않았던가. 인생은 결국, 본래 자신을 찾아가는 길고 긴 여정이라고.

 

'꿈 = 사랑'이란, 다소 과감한(?) 테마를 택했던 'PIXAR(픽사)'의 10번 째 애니메이션, <UP(업)>

 

평생의 연인이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하던 시절의 어린 주인공과 그의 친구이자 첫사랑의 모습.(상단, 중간) 서로 비슷한 모험을 꿈꾸는 그들이었지만, 여자 아이의 구체적인 스크랩북을 통해, 주인공 '칼'의 평생 꿈은 - '파라다이스 폭포' 옆에 집을 짓고 사는 - 그녀의 것과 동일시 된다.(하단)

평소 바라던 이상(理想)향이 현실로 거듭나는 순간, 제일 먼저 뇌릴 스치는 사람이 있다면 그(녀)는 분명, 그 꿈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후원자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처음 꿈과 마주하던 설레임 만큼이나, 커다란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주던 그들이었기에, 식어버린 열정의 위기 순간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으로 다시금 타오를 수 있었던 것.

그런데 이러한 존재가 만일, 어린 날의 꿈마저 함께 일궈온 옛 첫사랑의 상대라면? 다시 말해, 그저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유년 시절을 지나, 남은 인생의 유일한 희망이자 평생의 반려자로 영원히 남아준다면 어떻겠냐는 말이다.

 

주인공 '칼'의 어린 시절 꿈꾸던 모습 그대로인 모험가 '찰스'의 비행선과 그가 당도했던 '파라다이스 폭포', 그리고 액자 속 '찰스'의 모습 스틸컷.(극장용 뉴스 장면의 흑백 필름임)(상단 좌, 우측, 하단 좌측) 이를 단골(?)관객으로서 바라보던 주인공 아이 '칼'의 넋나간 표정 스틸컷.(하단 우측)

웅장한 파라다이스 폭포를 찾아 떠난 모험가 '찰스 먼치'. 엄청난 크기의 비행선 탐험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오지에 사는 괴물이라 추정되는 뼈를 공개하며 모든 이의 영웅으로 추대된다. 하지만, 이것이 조작된 것이란 의심을 산 후, 그 뼈의 주인을 산 채로 잡아 오겠다는 다짐을 거듭한 그가 극장 내 막간 타임 뉴스 속 먼 하늘로 사라져가는데, 이에 한 아이의 눈은 존경을 넘어 동경의 대상에 대한 별 빛으로 반짝인다. (여기까지가 프롤로그)

영화는 곧이어 집으로 향하는 아이를 비쳐내는데, 다 허물어져가는 폐가 속, 같은 모험에 들뜬 한 여자아이를 만나면서, 그들의 운명적 인연은 한 폭의 그림처럼 그려져가기 시작한다.

 

 

주인공 '칼'이 초고속으로 성장한 이후, 어린 시절 단짝인 그녀와 결혼식을 올리자마자 들른 추억 서린 폐가에서 그들만의 보금자리를 만들어가는 모습이다.(상단) 단장을 마친 집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평화로운 일상 모습.(중간1) 주인공 '칼'은 자신의 일터에서부터 풍선의 위대한(?) 힘을 깨달아가고 있었다.(나중을 위한 필수 복선임)(중간2) 언덕 위 하늘을 함께 바라보던 다정한 그들 모습. 떠가던 구름이 그녀가 진정 원하는 또 하나의 모습으로 흘러갈 때, '칼'의 눈빛도 그녀의 눈처럼 빛나고 있다.(하단) 

발랄한 여자 아이가 주인공 '칼'을 훈육(?)시키듯, 넘치는 기개(氣槪)로 자신의 꿈을 설파하는 모습에선 뭐 이런 당찬 아이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중간과정 없이 바로 결혼에 골인하는 상황은 그녀의 매력을 보나마나한 것으로 어필하는 꼴) 다소 내성적으로 보이는 주인공 '칼' 또한 이런 여자한테 반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는 점에선, 결혼이 필연으로 상당 부분 설득되긴 한다.

운명의 단짝에서 영원한 부부로, 어린 시절 가졌던 행복감이 어른이 되어서도 그대로 유지되는 듯한 이 영화의 초반 몽타주는 멜로디가 무성한 아름다운 무성영화 느낌으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행복하고도 눈부신 일상에서의 여운을 하나 둘 만끽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있다. (자녀를 원하는 그들의 상징적 장면은 물론, 어린 시절의 어드벤처를 이룩하기 위한 꿈에 부푼 저축도 소소하게나마 강행되어가는데,) 

 

 

하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의 시간흐름대로, '파라다이스 폭포'를 향한 그들의 꿈은 집 밖 작은 언덕 위를 오르는 것으로나마 그 운을 다하는 듯 보여진다. 이에 젊은 시절의 아내가 노년 시절엔 뒤쳐져 오른다는, 본 작품 내 슬픔이 가장 극대화된 언덕 장면은 꼭 주목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상단 좌, 우측) 어느덧 혼삶인이 되어버린 '칼'의 아침 기상시 무표정한 모습.(하단 좌측) 줄곧 다락방에만 놓여있던 그녀만의 어드벤쳐북을 꺼내 보던 순간, 그만의 결기 어린 표정은 곧 오색풍선을 닮은, 총천연색의 놀라운 현실을 꺼내놓기 시작한다.(하단 우측) 

여기서 이 둘만의 세상이 축약된 '집'이란 상징성은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서로를 향한 마음처럼, 노부부의 삶 전체를 더듬어 볼 수도 있을 만한 보금자리 이상의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해, 이들의 어린 시절 꿈 - 이젠 책 속 그림으로 사그라들었다지만 - 을 함께 품어 온 '집'이었던 만큼, 그녀가 떠나고 난 이후의 집이란 주인공 '칼'에겐 물론, 그저 덩그러니 남아 쓸쓸한 하루를 겪어내야 하는 무의미한 공간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이에 살아갈 의미 또한 무표정으로 퇴색해 버린, 무기력하고도 괴팍한 할아버지가 된 주인공 '칼'은, 어느덧 이 절망의 순간을 딛고 일어나, 막연한 꿈을 쫓던 어린 시절의 바램 그대로, 여남은 생을 모두 쏟아부을 수도 있을 만한 기적과도 같은 '업' 이야기를 풀어가기 시작한다.


('하' 편으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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