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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때리는시간] 사라진 것들에 영원히 머문 단상(斷想)들, 'As time goes by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건 넘치니까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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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때리는시간] 사라진 것들에 영원히 머문 단상(斷想)들, 'As time goes by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건 넘치니까 ①
  • 양태진 기자
  • 승인 2020.07.25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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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삶인들을 위한 책 속 '명'문장과 '영화 속 '명'대사, 그리고 시를 닮은 '명'가사를 통해, 참담한 어제의 기억이 창창한 내일의 기약(期約)으로 거듭나시길. 그럼 멍때리기 시~작!

(시사캐스트, SISACAST= 양태진 기자)

① '명'문장 : 책 <아주 오래된 서점> 

② '명'대사 : 영화 <포레스트 검프>

③ '명'가사 : 명곡 <Αs Time Goes By>

 

하나의 '명'언이 태어나기까지, 각고의 세월을 거쳐온 수많은 생각들은 여러 시대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으면서도 결국, 장중한 언어의 형태로 남아 본연의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다.

곧, 삶이란 경외시되어야 마땅한 것이라며, 잊혀진 진실의 모습이 담긴, 책이나 영화, 음악 등 다양한 표현 방식을 빌어 제 본래의 가치를 더욱 본격적으로 설파하기 시작하는데..

 

좋은 영화에 깃든 대사나, 책으로 각인되는 글귀 및, 노래 속 하모니와 어우러진 가사 등은 인생의 참 의미를 가장 쉽게 알 수 있도록 해 주는 것들임에 틀림없다. (사진=픽사베이)

이러한 '명'언(名言)들의 잉태 과정이 다소 거창한 듯 들릴지 모를 일이지만, 언제 어디서든 먹히기 마련인 '명언'인지라, 전달만 되면 장땡 - 속된 표현도 가끔은 섞어줘야 - 이란 점에 있어서 만큼은 '명문장'과 '명대사', '명가사' 모두, 서로 다른 마음의 깊이 안에서 오래도록 머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가쿠타 미쓰요'와 '오카자키 다케시'의 책 <아주 오래된 서점>에서의 한 줄 명문장

 

"100엔 균일가 책장은 정말로 흥미롭다. 시대가 남긴 선물, 누군가 성장의 궤적."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책의 표지 모습.

시대가 남긴 가장 위대한 종이(?)들의 향연. 헌책방은 그런 곳이다. 오랜 책들이 전해주는 깊은 향기 안에 머물다 보면, 현 시대를 잠시나마 역행(?)해 볼 수 있는 것. 수많은 과거의 시간들이 한꺼번에 만져짐은 물론, 지나온 세월 만큼이나 인생을 가장 무상하게 해주는 것도 없으니까 말이다.

2017년에 출간된 책 <아주 오래된 서점>의 작가 '가쿠타 미쓰요 (角田光代)'는 헌책방을 하나의 도장(道場)으로 상정, 사부로서 맞이한 '오카자키 다케시'의 안내를 받으며, 일본 곳곳의 헌책방을 공략해 간다. 이러한 접근 훈련 방식을 '헌책도'라고도 일컬으며, 마치 미지의 동굴 속을 탐험하듯, 안내인 '오카자키 다케시'를 따라 다양한 미션을 수행해 가는데,

 

헌책방 참고이미지1 / 책속 이미지와 무관함.(사진=픽사베이)

거의 모든 책들이 위탁품인 일반서점과 달리, 헌책방의 책들은 모두 주인의 장서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미션을 수행하는 중에도 작가는 헌책을 대하는 자세에 있어 보다 사려깊은 접근법을 주문한다.

이는 아직 주인이 없는 새 책과 주인이 버젓이 눈 앞에 있는 헌책 간의 미묘한 차이를 말해주는 듯도 보이지만, 실상은 누군가의 오랜 흔적이 담긴 책 자체에 대한 사랑을 표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헌책방의 순례는 평소 잘 안다고 생각한 거리마저 미로로 바꾸어 버리기도 한단다. 헌책방의 탐험이 해당 도시 속 거리 풍경들과는 어떠한 상관 관계가 있는지, 직접 그 '낭만과 여유'를 찾아 책을 탐독해보는 것도 좋은 체험방식이 될 듯 하다.

 

마치 미로와 같아 보이는 헌책방 이미지2 / 책속 이미지와 무관함.(사진=픽사베이) 

어느새 자신의 집 앞 마당과 다름없다는 일본 번화가 중 하나인 '니시오기쿠보'에 이르러, 어느 책장 앞에 놓인 대나무 벤치에 느긋하게 앉은 작가는 가게 앞에 내어놓은 '100엔 균일가' 매대를 바라본다. 이내 곧, 누구나 시시하게 여길 법한 매우 낡아빠진 책이란 평소 인식에 머물기도 잠시, 언제 그랬냐는 듯, 잊혀졌던 자신만의 또 다른 시선을 들춰내기 시작하는데,

 

시대에 뒤쳐진 책이랄까, 어떤 시대에는 절실하게 필요했지만, 바로 그 때문에 시대가 변해서 전혀 쓸모 없어진 책. 100엔 책장에 있는 것은 그런 책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100엔 균일가 책장은 정말로 흥미롭다. 시대가 남긴 선물. 누군가의 성장의 궤적(은 과장인가).

 

- p.176 ~ 177 명문장 삽입 문단

 

 

헌책방 참고이미지3(책속 이미지와 무관함). 추후, 일본을 벗어나 해외 유명 헌책방까지 섭렵 - 책의 끄트머리 특별편에 수록 - 해 가는 저자 '가쿠타 미쓰요'는 1990년 '행복한 유희'로 '카이엔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데뷔한 이래, 여러 작품의 수상에 이어, 2005년엔 '대안의 그녀'로 '나오키상'을, 2012년엔 '종이달'로 '시바타 렌자부로'상을 받았다. 이 책에선 나름의 초심자를 자처한 만큼, 온세상이 다안다는(?) 헌책거리 '진보초'를 시작으로 사부 '오카자키 다케시'만의 쉽지 않은 미션을 수행해가며 가독성을 높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평범한 논조로 별 특별함 없이 들릴 법한 이 '명'언이 나름 각별해지는 이유는 뭘까? 그저 지나치기에만 급급했던 일상 속, 별다를 거 없어 보이던 사물들이 그 숨겨진 본질을 드러내고야만 순간이기에 그런 걸까.

그렇다면, 더이상 시간의 무리들에 휩쓸려 무기력하게 흘러들어온 싸구려 헌책들이 아닌, 다신 돌아올 수 없는 시절의 소중한 파편이란 사실에만 집중해 보자. 현재가 바로 서는 과정에 (어떤 식으로든) 일조한 과거의 일부라는 점에 있어서 만큼은, 낌새 조차 보여주지 않는 미래에 대한 바램, 그 이상으로나마 진정 값진 것이 아닐 수 없으니까.

이렇듯 선물로서 주어진 과거의 산물에 깊은 통찰 마저 더해진다면, 국내에 사라져간 헌책방 또한 다시 한 번 일으켜 세워질지 모를 일이다. '그럼 헌책 모으기 운동부터 해야하나..'

 

(다음, ② '명'대사 : 영화 <포레스트 검프>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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