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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엔'OST'] 감동의 폭포수로 영혼까지 뒤덮어버린 사운드트랙, 'The Mission'. 그리고 '엔니오 모리꼬네'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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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엔'OST'] 감동의 폭포수로 영혼까지 뒤덮어버린 사운드트랙, 'The Mission'. 그리고 '엔니오 모리꼬네' ①
  • 양태진 기자
  • 승인 2021.07.26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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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화성' 강한 金요일이 매주 천천히 타오를 수 있도록, 영화같은 주말을 향한 혼삶인 배경음악 플레이 지침서.

지난 세기와 금세기를 통틀어 역사적으로 길이 남을 명화, 그 이상의 명성을 누려온 영화음악가 '엔니오 모리꼬네'를 기리며, 그의 시대별 역작들을 살펴봅니다. (1/3회)

(시사캐스트, SISACAST= 양태진 기자)

① '80년대, <The Mission> O.S.T.

②'90년대, <러브 어페어, Love Affair> O.S.T.

③'00년대 이후, <미션 투 마스 (Mission to Mars)> O.S.T.

 

수많은 영혼의 빗장을 풀어 젖힌, 소위 걸작이라 칭송받는 영화들은 소위, 스토리와 촬영 기법, 남녀 연기자들의 혼이 녹아있는 연출 부문, 그리고 의상 및 배경 디자인 등 수많은 타분야 전문가들의 노고가 어우러진 제작 부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렇듯 '종합예술'로서의 '영화'가 명실상부한 대중 문화의 아이콘으로도 자리매김 할 수 있기까지 수많은 요소들의 동시다발적 화학 작용은 한 음악 장르의 존재감을 드높이기에 이르는데, '영화음악(Original Sound Track)', 줄여서 'O.S.T.'라 일컬어지는 이것은 그야말로, 영화적 완성도와 뗄레야 뗄 수 없는 한 몸으로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흘러가는 영화의 필름(?)이 추억 속 선율을 따라 다시금 여행을 제안할 때면 그 영화음악과 함께하는 여정이란, 정말 다시 보고 들어도 감사할 따름이 아닐까 싶다.(상단) 이러한 영화음악이란 한 지휘자로 시작된 수많은 악기의 조화가 더 일품으로 다가오는 극적 감동 영역의 최상위 매개체라 할 수 있다.(하단)(사진=픽사베이)

한 편(?)의 음악만으로도 한 사람의 영혼이 치유될 듯, 설득력 있는 비현실과 환상적인 초현실 사이를 오가며 흩어진 누군가의 추억을 새롭고도 익숙한 선율로 더욱 생생히 살려놓는 바, 

그 아름다운 운율이 넘쳐나는 이 때, 세상 모든 멜로디를 전부 품어 낼 만한 크나큰 별이 졌으니, 그 이름도 찬란했던 '엔니오 모리꼬네'. 그 위대한 등불이 사그라든 이후의 세상을 위로하며 누군가의 삶이 잠시나마 지탱될 수 있었던 그의 시대별 대표작들을 통해, 그 '희망'의 여운에 흠뻑 빠져 볼 수 있길 바란다.

 

 

'엔니오 모리코네 (Ennio Morricone)'의 삶으로 추억하는 '80년대 최고의 역작, OST앨범 <THE MISSION> 

청년 시절의 '엔니오 모리코네' 모습. 매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대부분의 이미지가 노년의 모습으로 사뭇 신선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상단) 그런 그가 환한 미소로 찍은 또 하나의 젊은 시절 모습.(하단)(사진=IMDB)

1928년 11월 10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난 '엔니오 모리코네'는 6살에 작곡을 시작하고 불과 9살이 되던 해, 그의 아버지인 '로베르토 모리코네(Roberto Morricone)'의 권유로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에 입학, 이곳에서 그는 '고프레도 페트라시'*로부터 트럼펫과 작곡, 관현악 및 합창 편곡을 포함한 지휘를 배우기 시작하는데, 13세가 되던 때에는 제2차 세계 대전을 겪으며 배고픔에 대한 근원적 고통을 몸소 체험하기도 한다.(이는 향후 그의 영화음악에 근본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였다고 전한다.)

그런 가운데 실내악단 멤버와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는 등 차곡차곡 내실을 다져간 그는 한 유서깊은 '베네치아 현대음악 페스티벌'에서 전위적인 교향곡을 출품하면서 일찌감치 주목을 받기도 하는데, - 1940년대엔 한 재즈 밴드에서 트럼펫을 연주하기도 한다 - 그 비범한 수준의 기술적인 음악은 'RCA빅터' 스튜디오의 편곡자로 발돋움하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 고프레도 페트라시(Goffredo Petrassi, 1904~2003) : 20세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이탈리아의 위대한 작곡가 중 한 명으로 지휘자와 교수로도 활동했다.

 

 

1955년부터 영화와 연극의 삽입곡들을 대필하기 시작한 그는 1956년, '마리아 트라비아(Maria Travia)'와 결혼하여 4남매를 출산한다. - 그의 아내 '마리아 트라비아'는 '엔니오 모리코네'의 곡에 들어가는 많은 시(영화음악 '미션'의 라틴 문장도 포함)를 짓기도 했다 - 그의 둘째 아들인 '안드레아 모리코네'도 차후 영화 음악 작곡가로서 잘 성장했다고 한다. 당시의 '엔니오 모리코네'의 중년 시절 사진과 트럼펫 연주자로서 직접 녹음을 진행하던 당시의 모습.(상단 좌,우측) '세르지오 레오네'의 '64년도 영화, <황야의 무법자>의 메인 포스터.(하단 좌측) 역시나 '세르지오 네로네' 감독이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 '찰스 브론슨'과 조우해 빚어낸 활기찬 서부극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의 영화 메인 포스터.(하단 좌측)(사진=IMDB)

이후, 1960년대 부터 서부영화의 전문 영화음악꾼(?)으로 성장해가기까지 '엔니오 모리코네'는 한 학창시절 동창이기도 한 유명 감독과 평생 콤비를 이루는데, 그 이름도 거장의 반열에 오른 '셀지오 레오네 (SERGIO LEONE)'. 그의 1964년 작, <황야의 무법자>의 테마곡에서 일렉트릭 기타와 남성 저음 코러스 및 휘파람을 사용하기 시작한 '엔니오 모리코네'는 이후, 일명 '마카로니 웨스턴' 무비로 통칭되는 작품들에서 하모니카와 여성의 소프라노의 허밍을 가미한 서정성이 있는 편곡 솜씨로 클래식의 '베르디'풍을 연상케 한다는 호평을 받는 등 일약 미래가 촉망되는 작곡가의 반열에 등극한다.

사실, 웨스턴과 일본의 사무라이, 미국의 팝은 물론, 이탈리아의 오페라를 섞어놓은 듯한 이 복잡다단한 영화들을 단번에 소화해 낸 그였기에, 이후 다국적 영화는 물론, 그 어떤 장르에 있어서도 그만의 고유하면서도 위대한 창작 능력은 십분 발휘될 수 있었던 것이기도 했다.

 

 

'엔니오 모리코네'의 마카로니 웨스턴 무비 이후의 초기 주요 참여 영화들의 시간 순서 모음. 상단 좌측 부터, '리차드 기어' 주연의 감독 테렌스 맬릭의 영화 <천국의 나날들 (1978)>, 브룩 쉴즈의 영화 <사하라(1968)>(상단 우측),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와 '브리짓 닐슨'의 영화 <레드 소냐 (1985)>(하단 좌측),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사운드트랙 앨범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1984)> OST앨범 메인표지(하단 우측)(사진=IMDB)

이 당시 그는 클래식 작곡가로도 활동하고 있던 터라, '엔니오 모리코네'라는 자신의 본명을 감춘 채, '레오 니콜즈'란 이름으로 '방랑의 휘파람' 등을 발표한 것이었는데, 노래가 히트하고 난 이후에도 영화 제작자 등 다수의 영화 관계자들이 '레오 니콜즈'라는 이 무명의 영화음악가를 찾기 위해 엄청 애를 썼다는 후문 또한 유명 일화로 남아있다.
 

'쥬스 하프'라는 악기를 비롯해, 올겐과 일렉트릭 기타 등을 사용하여 음악 속 리듬이 영화 속 대상들의 움직임과 자연스레 일치되는 '미키 마우징 (MICKY MOUSING)' 기법 등을 새로이 고안해 내면서, 매번 천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영화음악 시장에서 큰 명성을 이어가던 그는 1969년엔 최고급 녹음 스튜디오 '포럼 뮤직 빌리지'를 공동으로 런칭하는 등, 실험성 의지가 매우 강한 작곡가들의 모임인 '일 그루포'의 주요 멤버로도 활약하며, 작곡 이외의 활동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선보이기도 한다.

 

 

영화 <미션>의 OST앨범 표지 모습.

이후로도 줄곧 이탈리아 및 할리웃의 유명 작품들에 참여하던 그는 1971년엔 전세계적으로 약 2천2백만장의 판매고를 달성하며, 이탈리아의 영화상인 '타르가 드오로' 상을 수상하기도 한다. 연 20여 편의 다작을 특유의 직업의식으로 소화해 내던 그는 1980년 대에 들어서면서부터 플룻 및 오보에 등을 즐겨 사용하기 시작하는데, 남성과 여성의 허밍 코러스까지 활용하던 그는 급기야 거대한 감동의 폭포로 모든 이의 영혼을 적셔줄 음악을 탄생시키고야 만다.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계의 역사적인 명곡, '가브리엘 오보에'의 탄생.(이 곡은 추후 가사가 붙어 '넬라 판타지아'라는 타이틀로도 큰 인기를 누리기도 한다.)

이태리식 특유의 오페라 전통 사운드와 '모리코네'식 서장적 감성체계가 주인공의 행동패턴에 따라 따라 고조되는 1986년 작 <더 미션>의 사운드 트랙은 미국에서만 '골드 앨범'을 달성하며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이에 더해 '요요마가 연주하는 엔니오 모리코네 영화음악' 앨범은 '빌보드 톱 클래식 앨범 차트'에서 105주간이나 머무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한다.

 

 

영화에서 가장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스스로의 고통을 감내한 후, 자신의 종교관까지 내던지는 인물 '멘도자'('로버트 드니로' 분)의 당당하던 초반 모습 스틸컷.(상단) 오지의 선교사로서 그 역할에 충실한 모습으로 더 큰 감동을 자아낸 '가브리엘'('제레미 아이언스' 분)이 오보에를 연주하던 극 중 모습 스틸컷.(중간) 극 중 선교활동에 '필딩'의 역할로 임하는, 영화 <테이큰> 시리즈로도 유명한 배우 '리암 니슨'의 앳된 모습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엔니오 모리코네'의 영화음악 담당 크레딧이 겹쳐 보여지는 영화 속 스틸컷.(하단)(사진=IMDB)

영화 <The Misson(선교)>는 당시 39회 깐느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작품으로 영화 <킬링 필드 (1984)>로 데뷔했던 영국 감독 '롤랑 조페'가 1750년 부터 약 6년 간, 남미 대륙 각지에서 벌어졌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예수교구 철수령에 반대한 두 명의 전도사가 인디오들과 함께 벌이는 투쟁사를 그린 작품이다. 1985년 4월부터 남미 컬럼비아의 '칼타헤나' 로케이션을 필두로 '산타마르타' 주변의 정글과 '이구아스' 폭포 등 대 장관이 펼쳐진 곳에서의 실제 촬영은 자그만치 200억원 가량의 제작비를 소요, 당시로서는 엄청난 시도로 손꼽히는 것이었다.


특히, '이구아스' 폭포는 '지구가 갈라진 곳'이라고도 불리는 명소로서, 30여개의 하천이 모여 100미터 이상의 높이에서 세계 최대의 수량을 떨어뜨리는 놀라운 장관 속에 예수교 전도사와 스페인군이 벌이던 결사적인 모습은 그야말로 당시로서도 손에 꼽히던 화제의 장면.
심지어 출연진 중,  인디오 노예상이었다가 결국 인디오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전도사 '멘도자'로 분했던 배우 '로버트 드니로'의 경우, 무신론자였던 과거를 벗어나, 촬영 중 감화되어 천주교 신자로 입문했다는 이야기는 꽤나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다. 또한 신부로서 '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회의를 일삼던 중, 결국 '사랑'으로 결론을 내리는 '가브리엘' 교구장 역엔 명배우 '제레미 아이언스' 함께하고 있다.

 

 

스스로 죄값에 대한 고행을 자처하며 폭포수 절벽을 오르는 주인공 '멘도자'의 모습.(상단) 죽음을 무릅쓰고 끝까지 오른 그가 멍한 표정이 된 후,(중간 상단) 어깨에 매어 두고 올랐던 고물 주머니를 끊어내 준 '인디오' 원주민에 급기야 눈물이 터져버린다.(중간 하단) 이 고행을 제안한 선교사 '가브리엘'의 품에 안겨 모든 짐을 내려 놓은 듯 오열하기 시작하는 '멘도자'.(하단) 이 절정의 장면에 흐르는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은 영화의 이야기가 초절정의 빛을 낼 수 있도록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아직 이 영화를 못 본 독자가 있다면, 직접 영화를 찾아 필히 감상해 볼 필요가 다분한 것.(이 영화음악의 앨범 또한 각 음원 사이트 또는 앱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영화에 흐르는 '엔니오 모리코네'만의 감동적이고도 웅장한 음악은 그 준비기간이 2년이나 걸렸을 만큼, 촬영 현지 답사 등의 악상을 떠올리기 위한 모든 방법에 온 정성과 노력을 기울였다는 후문.

그런 앨범의 첫 곡, 'On Earth As It In Heaven'는 영화의 주제음악으로서 'Barnet School' 합창단의 거룩한 음성과 더불어, 남미 민속음악을 연주하는 그룹 'Incantation'만의 토속 리듬이 아름다운 '엔니오 모리코네' 표 멜로디와 어우러져 성가적 경건함까지도 자아내는데,  이어지는 곡 'Falls'는 세계 최대의 수량으로 떨어지는 '이구아스' 폭포의 장관과 조화되면서, 'Incantation' 그룹의 토속적인 리듬은 물론, '팬플루트'에서 교향악단으로 이어지는 구성을 통해, 웅장하고도 아름다운 자연을 그만 손색없는 음악으로 구현해낸다.

 

 

 

자신의 작업실에서 열일 중인 '엔니오 모리코네'의 모습.(상단) 영화 <더 미션>에서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을 배경으로 감동적인 호흡을 주거니 받거니하며 열연을 펼치고 있는 두 명배우, '로버트 드니로'와 '제레미 아이언스'의 색감을 뺀 모습 스틸컷.(하단)(사진=IMDB)

서정적 아름다움이 목가적 정서와 만난 오보에의 연주곡 'Gabriel's Oboe'는 극의 주제를 가장 잘 부각시키며 총 2차례나 반복되는데, 이어 'Ave Maria Guarani', 'Brothers', 'Vita Nostra', 'River', 'Carlotta', 'Remorse', 'Penance', 'Alone', 'Te Deum Guarani', 'Refusal', 'Asuncion', 'Guarani', 'The Sword', 'Miserere' 등의 명곡들 또한 '엔니오 모리코네'의 지휘 하에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웅장함과 더불어 '바네트 스쿨'의 기품 넘치는 코러스로 감동에 감동을 더하고 있다.

원주민들의 교화에 스스로를 내던진 주인공 '멘도자'와 남아프리카 대륙의 오지에서도 경건한 기도의 힘을 믿는 '가브리엘' 신부. 이들이 전하는 삶에 대한 진정한 애정과 숭고한 희생정신 만큼, 당시의 수많은 영혼을 씻어내주던 '엔니오 모리코네'만의 이 강렬한 폭포수 사운드트랙으로 불안한 심리적 요소들이 들끓는 현시점, 다시 한 번 희망에 젖어들 수 있길, 간절히 바라고 또 염원하는 바이다.

 

(다음, ②'90년대, <러브 어페어, Love Affair> O.S.T. 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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