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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토종 OTT 무료서비스, 공짜가 당연해지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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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토종 OTT 무료서비스, 공짜가 당연해지면 …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0.07.20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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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코로나19로 ‘집콕’ 생활을 하는 싱글에게 OTT(Over The Top)는 오아시스다. 한달 만원 남짓한 비용으로 다양한 콘텐트를 무한정 누릴 수 있어서다. 하지만 국내 OTT 업계는 고객 증가율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말한다. 이 비용마저 아까워하는 고객이 적지 않은 탓이다. 이때문인지 국내 사업자들은 각종 할인·무료 혜택을 쏟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런 혜택이 나중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토종 OTT는 무료 서비스’란 인식이 각인되면, 유료 고객을 확보하는 게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이 되레 호재인 시장이 있다. 바로 OTT(Over The Top)다. 가입자가 대폭 늘고,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거란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OTT 시장 규모는 7801억원으로 전년(6345억원) 대비 22.9% 성장할 전망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집콕 일상’이 OTT 이용 확대로 직결된 까닭이다. 

특히 국내 사업자가 두각을 나타낼 기회처럼 보였다. 코로나19 확산 전, 이들이 시장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합종연횡을 벌였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사가 합심해 ‘웨이브(2019년 8월)’를 출시한 게 대표적이다. CJ ENM-JTBC는 지난해 9월 합작법인 양해각서(MOU)를 작성하고 ‘티빙’ 출시를 앞두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기존 OTT 서비스를 개편한 ‘시즌’과 ‘유플러스 모바일tv’를 각각 내놨다.

고가 요금제를 선택하면 OTT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SK텔레콤 홈페이지 캡쳐
고가 요금제를 선택하면 OTT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SK텔레콤 홈페이지

그런데도 업계 분위기는 밝지 않다. 코로나19로 인한 성장의 과실을 모두 넷플릭스 등 글로벌 업체가 채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서비스를 새롭게 단장했고 시장 전망도 밝은데, 왜 비관론을 꺼내는 걸까. 국내 OTT 사업자의 설명을 들어보자. 

“대단한 미래 먹거리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생각보다 유료로 이용하는 고객이 많지 않다. 혹자는 시간이 지나면 음원 시장처럼 커질 것으로 점치지만 장밋빛 전망에 불과할 수 있다. 그때가 언제 올지 알 수 없을뿐더러 그때까지 업체들이 흔들리지 않고 콘텐트 투자를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글로벌 업체들은 한국이 아니더라도 고객이 많기에 콘텐트 투자를 멈추지 않겠지만, 토종 업체들의 얘기는 다르다. 유료 고객이 적으면 언제까지고 적자만 봐야 한다.”

실제로 국내 ‘OTT 유료 고객’은 많지 않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디지털 콘텐트에 비용을 내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의 비중은 11.3%(2018년 기준)에 불과했다. 이중 ‘음악 서비스(18.4%)’의 이용비율이 가장 높았다. OTT의 영역인 ‘동영상·영화(15.1%)’는 ‘게임(15.4%)’ ‘신문·잡지·책(15.3%)’에 이어 4번째 순위에 불과했다. 이는 ‘동영상 콘텐트=유료’라는 인식이 아직 국내에서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관건은 이 ‘유료 서비스’란 인식이 언제 생기느냐다. 가까운 미래는 아닐 듯 보인다. 지금도 업계에선 각종 무료 마케팅이 횡행하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게 ‘첫달 무료 이용’이다. 흥미로운 콘텐트를 채워 무료로 유혹한 뒤, 유료 고객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토종 OTT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나 유튜브 역시 ‘첫달 무료 이용’을 내걸고 있다. 

문제는 토종 OTT 서비스의 경우, ‘첫달 무료’ 외에도 다양한 무료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동통신 3사가 운영 중인 서비스가 특히 그렇다. 가령 SK텔레콤의 경우 5GX프라임(월 8만9000원)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 웨이브를 무료로 쓸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KT 역시 5G 슈퍼플랜플러스(월 9만원) 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시즌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구독권의 혜택을 선택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5G 스마트(월 8만5000원)을 고를 경우 유플러스모바일tv의 기본 월정액에 무료로 가입된다. 

OTT 무료 혜택을 통해 고가요금제 가입자를 붙잡으면 이통사에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토종 OTT 시장의 장기 전망을 따져봤을 때도 그런지는 의문이다. 

이동통신 요금은 대부분 2~3년의 약정 계약으로 맺어진다. 2~3년간 무료로 쓰던 서비스에 돈을 내라고 하면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은 높을 수밖에 없다. 자칫 ‘국내 OTT=무료, 글로벌 OTT=유료’란 엉뚱한 인식이 생길 지도 모른다.

국내 OTT 업계 관계자는 “‘토종 OTT는 제값을 내고 이용할 만한 서비스가 아니다’란 인식이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번지기 시작하면 심각한 유료 가입자 이탈 현상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면서 “넷플릭스와 유튜브에 대응하겠다면서 합종연횡을 꾀한 것도 다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 큰 문제는 유료 고객 확보가 더딜수록 시장 경쟁력이 뒤처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미 OTT 시장의 성공 방정식은 굳어졌다. 콘텐트를 자체 제작하고 해당 플랫폼에서만 볼 수 있게끔 소비자를 묶는 넷플릭스식 ‘오리지널’ 전략이다. 

이를 위해선 콘텐트를 직접 제작해야 하는데, 여기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밖에도 대규모 마케팅과 콘텐트 수급 등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 웨이브만 해도 2023년까지 3000억원의 콘텐트 투자를 공언한 상황이다. 이만한 투자가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선 유료 고객의 확대가 뒤따라야 한다.

콘텐트 제작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이용권이 제값을 받지 못하면 OTT 사업자뿐만 아니라 콘텐트 생산자에 줄 비용도 낮아져 콘텐트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그렇다고 수익모델을 광고로만 한정하면 UI가 지저분해져 이용자가 떠나는 악순환이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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