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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상식] 오피스텔 관리비, 제대로 알고 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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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상식] 오피스텔 관리비, 제대로 알고 내십니까?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0.08.01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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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사는 싱글족 김씨의 하소연

(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안양시에 사는 30세 김민우(가명)씨는 사회초년생이다. 바늘구멍 취업문을 간신히 뚫고 중소기업에 취업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회사 소재지는 송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넉넉히 2시간을 잡아야 하는 거리였다. 김씨는 고민 끝에 독립을 결심했지만 금세 난관에 부딪혔다. 회사 인근엔 작은 원룸 하나도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원을 넘기기 일쑤였다. 이마저도 환경이 열악했다.

김씨는 출·퇴근길 발품을 팔기로 했다. 눈을 돌려 하남시에 신축한 오피스텔에 거처를 마련했다. 시기는 올해 2월 중순. 잠실 인근에서 봤던 원룸보다 저렴했다. 시설도 좋았다. 김씨는 “오피스텔은 관리비 부담이 크다”는 속설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신문기사에서 대단지 오피스텔은 “호수가 많아 관리비가 저렴하고 보안도 철저하다”는 문구를 기억하고 있던 터였다. 900세대가 넘는 오피스텔이었다. 아파트가 따로 없었다. 마침 임차 계약을 맺어준 공인중개사도 “기본 관리비는 5만원을 넘지 않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게 웬걸. 김씨가 입주 후부터 받아든 관리비 내역서엔 15만원을 훌쩍 넘는 비용이 청구돼있었다. 야근이 잦아 집은 사실상 잠만 자는 공간인 데도 김씨는 막대한 관리비를 내야 하는 게 억울했다.

김씨처럼 오피스텔에 살다가 막대한 관리비에 부담을 느끼는 싱글세대가 적지 않다. 사실 오피스텔 관리비가 다른 공동주택보다 비싸다는 건 유명한 속설이다. 실제로 같은 지역 비슷한 규모의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비교해보면 면적당 관리비가 오피스텔이 더 비싸다. 약간 더 비싸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만, 경우에 따라선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날 때가 있다. 

먼저 통계상의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관리비를 비교해보자. 아파트의 관리비는 쉽게 확인할 수 있다. 300세대가 넘거나 승강기가 있는 15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단지는 의무적으로 공용관리비를 공개할 의무가 있어서다.한국감정원이 관리하는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전국 아파트 공용 관리비는 1㎡당 1194원. 

그렇다면 아파트가 아닌 오피스텔의 관리비는 어느 정도일까. 김씨의 실제 관리비 명세서를 기준으로 따져보자. 김씨의 오피스텔 공급면적은 46㎡, 실주거면적은 22㎡다. 지난 5월 한달간 이곳에 부과된 관리비는 6만6110원. 이중 공용 관리비는 82%에 달한다. 1㎡당 공용 관리비는 2464원이다. 오피스텔 관리비에 거품이 더 많이 끼어있다는 방증이다.

오피스텔의 공용 관리비가 아파트보다 비싼 까닭은 뭘까. 표면적인 이유는 오피스텔의 특성 때문이다. 주거 면적이 좁고 공용 면적은 넓기 때문에 공용 관리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구조적인 문제가 더 심각하다. 관리비 내역을 감시하고 관리 관련 용역 계약을 체결하는 건 입주자 대표회의다. 

문제는 실제로 오피스텔에 살면서 대표회의 멤버가 되는 이들이 적다는 점이다. 오피스텔은 대개 분양받은 집주인이 월세 수입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그러다 보니 집주인이 직접 살기보다는 세입자가 거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것도 1~2년 단기계약을 맺는 경우가 숱하다. 그 오피스텔의 입주자 대표회의 멤버가 되려는 세입자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그 오피스텔의 관리비 지출을 감시하는 입주자 대표회의는 대부분 그 오피스텔을 분양 받은 집주인들로 채워진다. 이들이 입주자 대표회의에서는 관리비가 너무 비싸다고 항의하는 경우가 드물다. 어차피 세입자가 내기 때문이다.

더구나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은 민사특별법이 적용돼 소유주 등이 건물을 관리하는 사적 자치관리를 한다. 이로 인해 관리단이 특별한 감독이나 견제 없이 일방적으로 관리비를 부과하는 게 가능하다.

다행스러운 건 최근 제동장치가 마련됐다는 점이다. 150세대 미만의 공동주택에서도 관리비를 의무 공개하도록 하는 게 골자인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이 지난 4월 시행되면서다. 이에 따라 입주민의 3분의 2 이상만 동의하면 150세대 미만의 공동주택도 관리업체를 선정해 관리비를 공개해야 한다. 아울러 입주민대표자회의는 관리용역업체를 선정한 후 계약 내용을 고시해야 한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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