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19 09:29 (토)
伊박물관서 사진 찍다 유명 조각상 파손한 관광객, 드디어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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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박물관서 사진 찍다 유명 조각상 파손한 관광객, 드디어 찾았다 
  • 김은서 기자
  • 승인 2020.08.06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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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단체 관광객 중 한 명으로 드러나
코로나19 지침 따라 작성한 방문기록으로 신원 확보
박물관 측, 복구 비용 청구·문화유산 파손 혐의 수사 계속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은서 기자

비너스로 분장한 '파올리나 보르게세'./안토니오 카노바 박물관 공식 페이스북 캡처
비너스로 분장한 '파올리나 보르게세'./안토니오 카노바 박물관 공식 페이스북 캡처

지난 7월 31일 이탈리아 북부 베네토주 트레비소 외곽에 있는 ‘안토니오 카노바 박물관’에서 기념사진을 찍다가 212년된 유명 조각상을 파손한 오스트리아 관광객 신원이 확인됐다.

5일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관광객은 오스트리아 북부 도시 아이스테르스하임에서 온 50세 남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남성은 지난달 31일 안토니오 카노바 박물관에 전시된 조각상 '비너스로 분장한 파올리나 보르게세' 위에 걸터앉아 사진을 찍다가 조각상의 발가락을 부러뜨리고 아무런 조치도 없이 그대로 박물관을 떠났다.  

이후 박물관 측은 지난 1일(현지시각)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지난달 31일 한 오스트리아 관광객이 ‘파올리나 보나파르트’ 조각상 위에 올라가 사진을 찍다 (조각상) 발가락 두 개를 부러뜨린 뒤 도망갔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관광객이 파손시킨 조각상은 신고전주의 양식을 대표하는 이탈리아 조각가 안토니오 카노바(1757~1822)가 1808년께 만든 것으로 19세기 이탈리아 명문가인 보르게세 가문에 시집온 나폴레옹의 여동생 ‘파올리나 보르게세’를 형상화한 석고상이다. 

박물관 책임자 비토리오 스가르비는 일간 일 파토 쿠오티디아노와의 인터뷰에서 “범인이 문화재 훼손 행위에 대해 처벌받지 않고는 자기 나라로 돌아갈 수 없도록 경찰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물관 측이 현지 언론에 공개한 실내 감시 카메라 영상에 따르면 이 남성은 조각상의 모델과 비슷한 포즈를 취하기 위해 한쪽 팔을 작품 위에 두고 비스듬하게 드러누워 사진을 찍었다. 

사진 촬영을 마친 뒤 일어나던 그는 작품의 발가락을 부러뜨렸다는 사실을 알아챘고, 즉시 떨어져 나간 발가락을 제 자리로 옮기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후 파손 사실을 숨기려는 듯 한동안 조각상 앞으로 어슬렁거리다 현장을 떠났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경찰 관계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닫고는 겁을 먹은 것 같다"며 "관리자를 부를 엄두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해자의 신원이 금세 드러난 것은 다름 아닌 방문객의 신원 기록 때문이었다. 

박물관 측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모든 방문객의 신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수사 결과 그는 아내를 포함한 오스트리아 단체 관광객의 일원으로 파악됐으며, 이 남성의 아내는 이탈리아 경찰의 연락을 받고 울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또 가해자가 자신의 남편임을 시인하며 오스트리아 신문 보도를 통해 “해당 사건을 이미 알고 있었고, 박물관 측에 연락을 취하려고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문제의 남성 역시 박물관 측에 사죄의 서한을 보냈다고 했지만, 파손 사실을 즉시 깨닫지는 못했다고 주장했다.

박물관 책임자인 비토리오 스가르비는 해당 남성을 용서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에게 복구 비용을 지불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의회에는 문화재를 파손하면 최대 8년의 징역형 또는 10만 유로(약 1억4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는 ‘문화재 훼손 처벌법안’이 발의됐지만, 아직 승인은 받지 못한 상태다. 

이탈리아 문화재 당국은 부러진 부분은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는 있지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고, 복구 비용 부담과는 별개로 문화유산 파손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는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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