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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TALK] 펀슈머, 뻔(fun)한 소비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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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TALK] 펀슈머, 뻔(fun)한 소비를 하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08.06 2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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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사람들의 소비 기준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기존에는 가성비와 가심비가 소비를 결정하는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가잼비'라는 새로운 기준이 더해졌다.

가잼비는 가격 대비 재미를 추구하는 성향으로, 최근 들어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가잼비 열풍이 불고 있다. 소비에 있어서 제품이 주는 '재미'가 구매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가잼비와 함께 '펀슈머(funsumer)'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펀슈머는 '재미(fun)'와 '고객(consumer)'의 합성어로, 상품의 재미를 소비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펀슈머들은 보통 자신의 소비 경험을 SNS 채널을 통해 공유하는데, 이 과정에서 제품 홍보 효과가 발생하고 판매량이 급증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식품·유통업계에서는 펀슈머를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건 무슨 맛?' 궁금해서 먹게 되는 그 맛!

맛있는 음식으로 승부를 보기에는 부족하다. 식품업계는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관심을 끌만한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는 소비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요소 가운데 '호기심'을 공략한 제품이 있다.

첵스 파맛(사진출처=박지혜 씨)

지난 달, 농심 켈로그는 한정판매 상품으로 '첵스 파맛'을 출시했다. 첵스 파맛은 탄생 일화부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다.

지금으로부터 16년 전, 켈로그에서는 자사 시리얼 제품인 첵스를 홍보하기 위해 '첵스나라 대통령 선거'를 열었다. 당시 후보에는 초콜릿파 '체키'와 파맛파 '차카'가 올랐으며, 투표 진행 결과 '차카'가 큰 표차로 당선됐다. 하지만 켈로그 측은 '차카'의 당선을 무효화하고, '체키'를 당선시켰다. 이후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체키'의 당선을 부정선거라 희화화하며 '차카'를 부정선거의 피해자로 표현했다.

첵스 파맛의 출시는 16년 전 부정선거의 논란을 잠식시키는 한편, 펀슈머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시리얼에서 파맛이?'

맛에 대한 궁금증으로 구매를 하는 사람들이 늘었고, 제품에 대한 후기가 SNS를 통해 공유됐다. 파맛 시리얼에 대한 혹평을 이어졌지만, 오히려 맛보지 못한 이들에게는 맛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의외의 홍보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또 SNS를 통해 '첵스 파맛을 맛있게 먹는 방법'이 공유되면서 제품에 대한 관심도가 상승했다.

파맛 시리얼은 펀슈머 마케팅의 좋은 사례다. 맛 좋은 시리얼은 아니지만, 제품을 통해 소비자들은 재미있는 경험을 소비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만족감을 느끼기에 가잼비 좋은 구매라 여기게 된다.

이 밖에도 롯데제과에서 출시한 '단무지 모양 젤리'를 비롯해, '똥모양구미', '참치회 모양 젤리', '삼겹살 젤리' 등 제품의 신선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기상천외한 제품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펀슈머들은 놀잇거리를 찾듯 기이한 신제품에 주목한다.

-돈 내고 욕을 먹는데 웃음이 난다?

사진출처=울라봉 카페.
쌍욕라떼. (사진출처=울라봉 카페)

통영에 자리한 A카페는 관광객들의 발길로 매일같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사람들은 재밌는 경험을 소비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A카페의 주력메뉴는 '쌍욕라떼'다. 이름, 나이, 직업, 사연 등을 적으면, 각자의 상황에 맞게 라떼아트로 욕을 적어준다. 

돈을 내고 욕을 먹는 셈이지만, 사람들은 일반적이지 않은 것에 이끌린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나는 어떤 욕을 듣게될까?'하는 궁금증에 이곳을 찾는다. 같은 커피지만 차별화된 라떼아트로 나만의 음료라는 의미가 부여되는 동시에 SNS를 통해 공유할 만한 콘텐츠가 생성된다.

한 잔의 커피로 즐거움을 느끼고, 내가 느낀 감정을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펀슈머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한다. 특별한 경험을 소비하고 주변 사람들과 공유했다면, 커피값이 아까울 리 없다.  

-누가누가 잘 부르나~ 뻔(fun)한 경험을 공유하다

맥도날드는 고객 참여형 이벤트로 '빅맥송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1년 시작된 빅맥송 캠페인은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올해로 시즌5를 맞았다.

2011년 맥도날드 '빅맥송'을 부르는 모습을 찍어 홈페이지에 올리는 캠페인을 시작으로, 매장 카운터에서 빅맥송을 부르면 빅맥을 무료로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당시 신박한 아이디어로 주문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SNS를 통해 공개돼 많은 이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쏟아지자 이후 '전국 빅맥송 노래자랑'이라는 주제로 전국 빅맥송 노래대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이번 시즌5도 나만의 빅맥송을 부르는 영상을 개인 SNS에 업로드하고 해당 URL을 빅맥송 사이트에 올리는 방식으로 기획됐다.

이러한 캠페인은 소비자들에게 특색있는 재미를 제공하는 한편, 자사 제품을 알릴 수 있는 마케팅 방법이다. 특히 SNS 물결을 타고 재미있는 경험이 널리 퍼지면서 소비자들은 심리적 충족감을 느낀다.   

불안한 시국 속 반복되는 일상에 웃음지을 일이 많지 않다. 사람들은 자신이 느낀 소소한 즐거움을 누군가와 공유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가잼비', '펀슈머'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상품이 유발하는 긍정적인 감정과 경험을 소비한다. 펀슈머 마케팅이 활기를 띠게 되면서, 앞으로 더 뻔(fun)한 제품과 캠페인의 등장이 예상된다.    

[사진출처=박지혜 씨/울라봉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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