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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물폭탄’에 피해 속출…사망자 16명·이재민 16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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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물폭탄’에 피해 속출…사망자 16명·이재민 1600명
  • 이윤진 기자
  • 승인 2020.08.07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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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까지 서울·경기도와 강원 영서에서 비 이어질 전망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윤진 기자)

[사진=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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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전선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른바 ‘물폭탄’이 전국적으로 터지면서 사망자만 무려 16명에 이르고, 이재민도 1600명을 넘어섰다. 이번 장맛비 특이점은 국지적으로 강하게 내리는 특성을 가진 것이다. 그 이유는 지난 7월 하순 북태평양고기압이 본격적으로 확장함에 따라 정체전선이 함께 우리나라로 북상하고 고기압 가장자리로부터 따뜻한 수증기가 다량 유입돼 강수 구역이 동서로 길고 남북으로 좁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사망 16명, 실종 11명, 부상 7명… 충북에서 5명으로 가장 많아

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오전 6시 기준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16명, 실종 11명, 부상 7명이다. 사망자는 경기에서 8명와 충북에서 5명으로 가장 많았다. 생사여부가 확인되지 않는 실종자는 충북에서만 무려 8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 사망자는△서울 1 △경기 8 △강원 1 △충북 5 △충남1명이고, 실종자는 △경기 1 △충북 8 △충남 2명이고, 부상은 △경기 3 △강원 2 충북 2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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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이재민은 6개 시·도에서 991세대 1648명이 발생했다. 이중 469세대 889명은 아직 집으로 복귀하지 못한 상태다. 또, 일시대피를 한 사람은 1598세대 4909명으로 이 중 952세대 3019명이 체육관이나 마을회관 등에 대피하면서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시설피해는 총 5177건으로 사유시설이 2617곳, 공공시설이 2560곳이다. 농경지는 8065ha가 침수(7231)되거나 유실·매몰(834) 됐다. 공공시설 중에는 도로·교량 1043곳, 하천 363곳, 저수지·배수로 45곳, 산사태 396곳 등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아울러, 국립공원 13개 공원의 347개 탐방로(지리 53, 계룡 21, 설악 20 등)와 도로 39개소(국도 1, 서울 8, 경기 8, 충북 9, 충남 8, 세종 1), 철도 3개 노선(태백선, 영동선, 충북선), 상습침수 지하차도 16개소(경기 2, 충북 4, 충남 10), 둔치주차장 93개소(서울 5, 경기 43, 강원 13, 충북 15, 충남 15, 세종 2)가 전면 통제된 상태다.

나무가 흔들리거나 넘어질 때, 산울림이 들릴 때 산사태 시작된 것

경기 가평군 북한강에 있는 ‘축제의 섬’ 자라섬이 6일 새벽 자취를 감췄다. 비슷한 시각 자라섬 인근 북한강을 대표하는 관광지인 남이섬도 20년 만에 처음으로 물에 잠겼다. 자라섬과 남이섬은 전날 소양강댐 방류로 쏟아져 나온 물이 가평에 도달해 북한강 수위가 상승한 시간대에 침수됐다.

서울에서도 한강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시내 곳곳에서 차량이 통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대본은 “서울, 경기도, 충남, 전북서해안에는 시간당 20mm 이상의 강한 비가, 그 밖의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시간당 10mm 내외의 비가 오는 곳이 있다”며 “오전까지 중부지방, 전북을 중심으로 시간당 30~50mm, 내일 오후부터 충청·전라·경북 북부에 시간당 50~80mm의 강한 비가 더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림청은 앞으로도 국지성 호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도권과 강원, 충북, 경북 등 지역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사면에서 갑자기 많은 양의 물이 샘솟거나 평소 잘 나오던 지하수가 멈췄다면 산사태 위험이 큰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바람이 없는데도 나무가 흔들리거나 넘어질 때, 산울림이 들릴 때는 산사태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고 즉시 대피할 것을 당부했다.

안동댐 17년 만에 수문 개방…장마와 폭우로 제한수위 근접

이번 장마로 한국수자원공사 안동권지사가 17년 만에 안동댐 수문을 열었다. 안동댐과 임하댐의 수위가 제한수위에 근접해서다. 앞서 안동댐 수문은 2003년 태풍 ‘매미’ 때, 임하댐의 경우 2012년 태풍 ‘산바’ 등의 영향으로 수문을 연 바 있다. 6일 한국수자원공사 안동권지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을 기준으로 안동댐 수위는 157.42m로 제한수위 160m를 불과 2.58m 남겨둔 상황이다.

[사진=기상청]
[사진=기상청]

임하댐 또한 제한수위 161m에 근접한 160.54m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기존 방류 계획에 따라 수문 방류를 진행했다. 이번 수문 방류는 오는 14일까지 기상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안동권지사 관계자는 “장마가 끝나는 시기지만 앞으로의 기상 상황에 맞춰 방류량을 조절하겠다”며 “방류로 인한 하류 지역 홍수 피해 예방과 피해 최소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여름 폭염이라더니…기상청 또 틀렸나?

기상청은 지난 5월 올해 여름(6~8월) 기상을 전망하면서 이번 여름의 기온이 평년(1981~2010) 기온(23.6도)보다 0.5~1.5도, 작년(24.1도)보다는 0.5~1도가량 높겠다고 예보했다. 또 올여름 폭염 일수는 20~25일, 열대야 일수는 12~17일로 평년보다 두 배 이상 많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지난달 전국의 평균기온은 22.5도로 평년 대비 2도가량 낮았다. 폭염일수는 3.9일, 열대야 일수는 2.3일로 각각 평년 대비 2~3일가량 적었다.

올여름 강수량 예측치도 빗나갔다. 기상청은 지난 5월 발표한 ‘올여름 기상 전망’에서 올해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장마가 6월부터 시작돼 7월 내내 이어지면서 강수량이 예상을 벗어났다. 지난 2일 기준 장마 기간 중 평균 강수량은 중부 494.7㎜, 남부 566.5㎜, 제주 562.4㎜를 기록해 평년 대비 160~180㎜를 초과했다.

중국 4호 태풍 하구핏 상륙...싼샤댐 여전히 위험수위

일본과 중국에도 비 피해가 속출했다. 일본은 지난달 초 규슈 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70여명이 사망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14일 열린 회의에서 규슈를 중심으로 한 폭우 피해를 ‘특정비상재해’로 지정했다. 중국 역시 남부지역에서 두 달째 이어지는 홍수로 수재민이 지난달 말 기준 5000만명을 넘어섰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기상 당국은 4일 오전 동부 해안지역에 태풍 하구핏이 상륙해 이동 중이며 창장 하류인 상하이 등에 많은 비를 뿌렸다고 밝혔다.

[사진=신화연합뉴스]
[사진=신화연합뉴스]

중국 수리부 어징핑 부장은 “창장 중하류 수위가 여전히 높으며 태풍이 상하이, 장쑤성, 절강성 등의 도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히며 대비를 당부했다. 아울러 싼샤댐 수위도 여전히 높다. 4일 오후 싼샤댐의 수위는 160.98m를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3호 홍수로 163.5m까지 수위가 높아졌지만, 이후 160~162m 사이의 수위를 유지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나비효과처럼 북극과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 비를 붓는 파생 효과가 발생한 것”이라며 “온난화로 단순히 정의할 수는 없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지역별로 영향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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