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1:10 (금)
[공유주택] 그들은 왜 비싼 셰어하우스를 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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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주택] 그들은 왜 비싼 셰어하우스를 택했나?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0.08.19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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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서울시 두레주택[사진=서울시]
서울시 두레주택[사진=서울시]

“공유주거의 일종으로 여러 사람이 한 집에서 살면서 개인적인 공간인 침실은 각자 따로 사용하고 거실, 화장실, 욕실 등은 함께 사용하는 주거 방식.”


셰어하우스의 사전적 정의다. 쉽게 설명하면, 원룸 대신 스리룸의 아파트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용하는 식이다. 현대판 하숙집, 룸메이트인 셈이다. 

다만 과거의 하숙집보단 체계적인 운영이 돋보인다. 프라이빗한 공간을 강조하거나,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공간을 꾸미는 경우가 대다수다. 셰어하우스 운영업체가 입주자끼리 정기적 모임을 유도하거나, 취미를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관심사나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모아 같이 사는 재미를 2배로 늘리기 위해서다. 

이런 셰어하우스는 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전국에 소재한 셰어하우스 수는 2019년 6월 기준 1020개다. 이는 2013년(17개에서) 대비 60배나 증가한 수치다. 셰어하우스 증가에 따라 임대 가능한 방의 개수도 2013년 64개에서 2019년 6월 4621개수로 늘었다. 

공공주택의 영역에도 셰어하우스가 있다. 대표적인 게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공급 중인 두레주택이 있다. 주방 및 거실 등 주택의 일부를 건물 내 이웃과 공유하는 공공 임대주택이다. 현재 서울 방학동, 충신동, 휘경동 등에 두레주택이 있다.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이처럼 셰어하우스가 늘어나는 이유는 간단하다. 싱글세대의 주거난은 심각한 상황이다. 오죽하면 ‘지옥고(지하방·옥탑방·고시원)’라는 자조가 넘쳐날 정도다. 그만큼 수도권의 집값이 급등하기도 했다. 대다수의 싱글족은 방이 하나인 원룸이나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것조차도 부담이 큰 상황이다. 결국 주거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자, 셰어하우스에 관심을 쏟게 된 셈이다. 혼자 쓸 수 있는 공간은 줄겠지만 그만한 주거비 절감대책도 없었기 때문이다. 

셰어하우스는 앞으로도 성행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요동치고 있고, 국내 1인 가구 비율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여서다. 통계청은 2025년 이후 33%대인 700만 가구, 2045년 이후 800만 가구로 36%대를 넘길 것으로 전망한다. 저출산, 고령화, 결혼하지 않는 비혼 비율이 크게 늘고 있는 탓이다. 

문제는 이런 셰어하우스에서 사는 데도 부담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에 위치한 셰어하우스의 1인실 월평균 임대료는 47만2000원으로 조사됐다. 서울 원룸 평균 월세가 53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특별히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긴 어렵다. 특히 강남구 아파트 셰어하우스의 경우 58만원으로 서울 평균 월세보다 높았다.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한 공간을 여러 사람이 나눠 쓰는 데도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답은 셰어하우스의 사업 방식에 있다. 대부분의 셰어하우스 업체는 보유자산을 활용하지 않는다. 임대 관리를 원하는 건물주와 계약해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는 게 일반적이다. 쉽게 말해 ‘임대→재임대’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건물주에게 줘야하는 돈과 셰어하우스 업체의 인건비, 주거시설 관리비 등을 모두 월 임대료에서 충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셰어하우스 업계 관계자의 한탄을 들어보자.

“함께 사는 임차인들에게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결국 이익을 내야 한다는 점에서 주거비 절감을 효과적으로 꾀하긴 어렵다. 특히 수요가 많은 역세권이나 대학가의 경우 업체가 빌리는 기본 임대료가 높기 때문에 셰어하우스의 이용료도 비싸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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