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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라이프] '구독'의 늪에 빠진 사람들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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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라이프] '구독'의 늪에 빠진 사람들 [1편]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08.30 2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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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간식 구독까지? 끝이 보이지 않는 구독의 늪

(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구입하여 읽는다'라는 뜻의 '구독'. 과거에는 신문이나 잡지를 구독한다고 표현했지만, 요즘의 '구독'은 보다 광범위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오늘의 Keyword는?
#구독경제

'구독경제'란 일정 금액을 내고 정기적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을 일컫는 경제 용어다.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여러 기업들이 구독경제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4200억 달러에서 2020년 5300억 달러로의 급격한 성장이 예측된다.

기업 입장에서 이용자가 지불하는 정기구독료는 예측 가능한 매출이 되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어 낸다. 또 소비자 입장에서도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기에 바쁜 현대인들은 구독을 선호한다. 특히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은 합리적 금액으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구독경제의 매력에 이끌린다.

구독경제 대표 모델로는 넷플릭스, 밀리의 서재 등이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넷플릭스는 180여 개국에 1억4천만 명의 정액제 구독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구독자는 매달 구독료를 지불하고 드라마, 예능, 영화,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마음껏 즐긴다.

국내 최대 독서 플랫폼인 밀리의 서재는 월정액으로 10만 권의 전자책을 원하는대로 골라 읽을 수 있는 전자책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러 장르의 독서 콘텐츠는 물론, 종이책 정기배송 서비스와 오디오북·챗북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어 독서가 취미이거나 책 읽는 습관을 들이고자 하는 사람들이 구독자가 된다.

몇몇 구독경제 사례가 성공을 거두자, 참신한 구독경제 모델이 잇따라 등장하기 시작했다. 꽃, 전통주, 차, 간식, 영양제 등 정기구독 서비스를 적용한 상품들이 일상을 파고든다.

#간식구독

시곗바늘이 4시를 향해간다. 점심은 이미 소화된 지 오래, 저녁을 먹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남았다. 탕비실로 향해보지만 오늘따라 텅 빈 간식창고. 결국 꼬르륵 소리는 bgm이 되어 퇴근 시간만을 기다린다. <직장인 A씨의 이야기>

오후 4시, 많은 직장인들의 입이 심심해지는 시간이다. 마땅한 간식거리가 없을 때 허전한 배를 채울 길이 없다. 이러한 직장인들의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해줄 '간식 큐레이션 서비스'가 등장했다.

최근 많은 기업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간식 큐레이션 서비스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게 간식을 구성하고 배송, 관리해주는 서비스다. 즉, 간식 구독인 셈이다.

회사에서는 인원에 맞게 대량 구매하게 되므로 편의점 및 일반 소비자가 대비 10~30%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직접 간식을 선택해야 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간식 큐레이션 서비스 기업 '스낵포'는 빅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간식을 제공한다. 간단한 질문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맛과 향, 예산, 용도 등을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맞춤 간식을 구성한다. 과자, 음료, 라면, 아이스크림, 과일, 즉석식품, 커피, 차 등 1만 개 이상의 상품으로 소비자 니즈에 맞게 간식 박스가 완성된다.
 
스낵포에서는 큐레이션뿐 아니라 직접배송, 진열, 관리, 무상 설비까지 책임지는 토탈 간식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기적인 간식 잔여량 측정과 상품별 선호도 분석을 통해 큐레이션하므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현재 카카오, 토스, 젠틀몬스터 등 여러 기업의 임직원들이 간식 구독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간식 구독 서비스가 큰 호응을 얻으면서 관련 업체에서는 서비스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바쁜 아침시간, 식사를 거르는 사람들을 위해 샌드위치나 샐러드를 새벽 배송해주는가 하면, 워크샵, 교육 오리엔테이션, 생일 등 특별한 날을 위한 간식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소비자 선호에 맞게 간식을 세팅하는 자동화 큐레이션 시스템도 활용되고 있다. 

한편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운동인을 위한 단백질 박스 정기구독 서비스도 생겨났다. 스타트업 기업 '커리지'에서는 스포츠영양트레이너가 바쁜 다이어터와 운동인을 위해 단백질 제품으로 된 맞춤형 건강 간식을 제공한다.

프로틴 스낵·음료, 닭가슴살 소시지, 프로틴바, 에너지바, 고구마 등 운동 전후로 먹을 수 있는 간식 1개월 분과 함께 스포츠영양트레이너가 만든 운동/영양 소식지가 배송된다. 매달 단백질 박스 라인업을 달리해 소비자들이 질리지 않도록 다양한 맛과 식감에 대한 경험을 제공한다. 또 소비자가 즐겨하는 운동이나 액티비티에 따라 간식 구성이 달라지기도 한다.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문화 확산, 그리고 경험을 중시하게 된 소비자들. 기존 라이프스타일에 변화가 일면서 구독경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 구독경제 시대에 신문, 잡지에 한정됐던 '구독'의 경계선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하나의 소유보다 여러 가지의 경험을 택한 소비자들이 구독경제의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다.

[사진출처=픽사베이/스낵포/커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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