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19 09:29 (토)
[김선우의 컬러스피치] 친해진다는 것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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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의 컬러스피치] 친해진다는 것의 의미
  • 김선우 스페셜MC대표
  • 승인 2020.09.10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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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김선우 스페셜MC 대표)

 

"사랑은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내다보는 것이다."

 

생텍쥐페리의 소설 '인간의 대지' 속 명언은 아마 흔히들 알고 있을 것이다.

사랑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최근에 필자는 '친해진다는 것은 무엇일까?' 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어린 시절, 한 친구가 필자에게 다가와 말했다.

"나는 너와 정말 친하게 지내고 싶어."

"친구는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곁에 다가와 있는 거야." 라고 얘기해 주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우리는 왜 같은 반 자주 보는 사이인데, 서로 친해지지 않았을까?

직장 내에도 정말 자주 대화하지만 밖에 나오면 연락 한 번 안 하는 사이도 있고, 단 몇 번을 봐도 서로 잘 맞아서 10년을 알아온 사람보다 더 친해지기도 한다.

실제로 내게 다가오려고 노력했던 친구와는 서로 생각이 너무 달라서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사소한 일로 더 멀어지게 되었다.

우리는 이미 몇 번의 대화만으로도 서로를 이미 알아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친구와는 성격이나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경계가 생기는 것은 아닐까?

필자는 최근에 한 사람을 알게 된 후부터 카톡이나 통화를 한 달 가량 매일같이 했는데, 이상하게 불편한 마음이 드는 경험을 했다. 그 사람에게 도움을 받아도 불편한 마음이었다.

왜 그랬을까?

그때 생텍쥐페리의 명언이 떠올랐다. 뭔가 마주 보고 대화는 시도하는데, 같은 곳을 바라보지 않는 느낌이었던 것이다. 정말 나와는 다른 사람이었던 것이다. 서로가 조심스럽게 공감하려고 노력했던 것이지, 실제 공감되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친해진다는 것은 노력이 아니라, 그냥 다가와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주 연락하지 않아도, 거리가 비록 멀더라도 전해지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었다.

오랜만에 본다 하더라도 어제 본 것처럼 편안한 사이. 우리는 그런 사이를 친하다고 표현한다. 필자는 정말 잘 웃고 친절하게 다가서지만, 마음의 경계가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최근에도 많이 느낀다.

우리의 마음에는 적당한 거리가 있는 것이 오히려 더 편안하다는 이야기를 종종 한다.

너무 좋아해도 그 것이 집착으로 이어져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너무 멀리 두어도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거리감을 느끼곤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예의 있게 다가서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편한 사이로 잘 지냈으면 좋겠어." 라고 말을 건네는 것이 아니라, 이미 편안한 사이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난 너와 잘 지내고 싶어."
"편하게 대해줬으면 좋겠어."
"친하게 지내자."

이 모든 말 속에는 우리는 지금 마음 속의 거리감이 있으니, 앞으로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긴 것이다.

필자는 모든 것에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시도했을 때 안되는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으며, 내가 의도치 않게 그 자리에 있었는데, 좋은 상황이 생길 수도 있는 그런 자연스러운 흐름 말이다.

내가 가던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면 정말 쉽게 얻어지는 일도 있고, 정말 노력해도 안되는 일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좋은 것만 생각하는 것.

상대방에게 친해지길 바라기보다는 그냥 곁에 다가와 있는 것.

우리가 친해지지 않더라도 그냥 서로의 성향을 인정해 주는 것.

어쩌면 우리는 말을 내뱉기에 앞서서 마음으로 진정 다가와 있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지도 모른다.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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