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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이슈] 택배 기사들의 이유 있는 ‘분류작업 중단’ 선언...추석 배송 차질 생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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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이슈] 택배 기사들의 이유 있는 ‘분류작업 중단’ 선언...추석 배송 차질 생기나?
  • 이아름 기자
  • 승인 2020.09.17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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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아름 기자)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추석 연휴와 코로나19 장기화로 이른바 ‘택배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일부 택배 기사들이 과중한 업무 부담을 호소하며 택배 분류작업을 거부하기로 했다.

노동·시민단체들로 구성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오늘(17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4천여명의 택배 기사들이 오는 21일 택배 분류작업 거부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정부와 언론, 많은 국민들이 연이은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를 안타까워하고 실효성있는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택배사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분류작업 중단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올해로 3년째 택배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A씨는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물건을 싣고 배송지에 배달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라며 “그런데 분류작업도 택배 노동자들의 몫이다 보니 새벽같이 출근해서 오전 내내 분류작업을 해야 겨우 오후에 배송을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매일 새벽부터 자정까지 일을 반복하다 보니 피로도가 높아지고, 과로사와 같은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대책위 역시 "분류작업은 택배 노동자들이 새벽같이 출근하고 밤늦게까지 배송을 해야만 하는 장시간 노동의 핵심 이유"라며 "하루 13∼16시간 노동의 절반을 분류작업에 매달리면서도 단 한 푼의 임금도 받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대책위는 앞서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택배 기사들을 대상으로 분류작업 전면거부 총투표를 진행했다. 투표에는 민주노총 택배연대노조 조합원을 포함한 4천358명이 참가했고, 95.5%에 해당하는 4천160명이 찬성했다.

대책위는 투표 참가자 가운데 500여명은 조합원이 아니라며 "그만큼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분류작업 인력 투입에 대한 요구가 강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대책위는 택배 기사가 업무 시간의 거의 절반을 분류작업에 쓰는데도 배달 건수에 따라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사실상 분류작업에 대해서는 보상을 못 받는다면서 “분류작업 인력투입이 택배노동자 과로사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실효성있는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책위는 “지금이라도 택배사가 분류작업 인력 투입 등을 결단해서 택배노동자 과로사를 방지하는 전 사회적인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며 “택배사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한다면 언제든 분류작업 전면거부 방침을 철회하고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일 택배 물량이 급증하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분류작업에 필요한 인력을 한시적으로 충원할 것을 택배 업계에 권고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14일 택배 기사들의 과로 문제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당부한 바 있다.

이에 대책위는 "택배사들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라며 "온 사회가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를 우려하며 분류작업 인력 투입을 요구하고 있는데 택배사들은 눈과 귀를 가린 채 버티고 있다"고 비판했다.

만일 이들이 예정대로 분류작업을 거부한다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일부 지역 택배 배송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책위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안타깝다"며 "배송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더는 과로로 인해 쓰러지는 택배 노동자는 없어야 한다는 택배 노동자의 심정을 헤아려주길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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