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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슈] 소문난 잔치로 끝난 ‘테슬라 배터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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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슈] 소문난 잔치로 끝난 ‘테슬라 배터리데이’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0.09.28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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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랄 만한 혁신 기술 없었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사진 = 테슬라 공식 홈페이지 캡처]
[사진 = 테슬라 공식 홈페이지 캡처]

전세계의 이목이 쏠렸던 테슬라의 ‘2020 배터리 데이(2020 Battery Day)’를 둘러싼 혹독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소문 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는 실망이다. 이 때문인지 행사 직전 테슬라 주가는 5.6% 하락했고,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도 6.84%나 더 떨어졌다. 시가총액 기준으론 200억 달러(약 23조원)가 증발한 셈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자율주행시 시내에서의 문제가 있었는데, 8개 카메라를 이용한 3D(입체) 인식 기술을 적용해 해결했다”면서 “한달내 완전자율주행(Full Self-Driving)의 버전이 탑재된 차를 시범적으로 공개할 것”이란 야심찬 비전을 밝혔음에도 투자자의 마음을 흔들진 못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유가 뭘까. 사실 테슬라의 배터리데이는 당초 4월에 열릴 계획이었다. 이후 거듭 연기가 됐지만 발표 내용을 둘러싼 열기는 시들해지지 않았다. 이 행사는 여전히 전기차 업계를 달구는 핫이슈다. 배터리데이에서 어떤 발표가 나오느냐에 따라 관련 업계(자동차·소재·배터리 등)에 미칠 여파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이런 기대가 부풀려지자 한국의 개인투자자도 테슬라 주식 매매에 나섰다. 실제로 테슬라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갖은 악재惡材에도 5개월 넘게 가파르게 상승세를 탔다. 8월 중엔 역대 최고점(502달러)을 찍기도 했다. 올해 9월 1일부터 18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매수한 테슬라 주식만 6억1202만 달러에 달한다. 순매수 종목 2위를 차지했다.

테슬라 주가추이[구글 이미지 캡처]
테슬라 주가추이[구글 이미지 캡처]

괜한 기대를 거는 건 아니었다. ‘터무니없는 얘기다’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조롱 섞인 비판을 받았음에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계획은 번번이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슈퍼차저(급속 충전시스템) 보급 계획이 그랬고,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자율주행시스템의 상용화도 그랬다. 지난 2월엔 로켓부품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그런 머스크가 지난 4월 “배터리데이는 테슬라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날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으니 투자자와 업계가 흥분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이 행사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배터리 기술과 더 저렴한 전기차 가격(배터리 가격)의 청사진을 제시할 거란 공언도 했다. 머스크 CEO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실제로 테슬라는 이날 공정 혁신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장기적으로 싼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큰 방향을 언급했다. 더 강력하면서도 가격은 절반 수준인 새 원통형 배터리 셀 ‘4680’을 소개하면서다.

4680의 의미는 원통형 전지의 지름이 4.6㎝, 길이 8㎝를 뜻한다. 테슬라는 과거 1865(지금 1.8㎝, 길이 6.5㎝)의 전지를 쓰다가 2170(지름 2.1㎝, 길이 7㎝)으로 바꿨다. 원통형 전지의 부피가 늘어나면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면서 이동거리는 늘어나게 된다. 머스크 CEO는 “새 배터리 셀은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 주행거리는 16% 더 길며, 약 3년이 지나야 대량생산 된다”면서 “자동화된 공장 몇 군데서 자체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그럼에도 테슬라의 주가가 폭락한 건 미래 전기차 산업의 판도를 바꿀 만한 결정적인 신기술은 없었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의 발표는 대부분 이미 언론을 통해 공개됐거나 추측된 내용이었다”면서 “테슬라가 배터리데이를 진행할 때마다 공개하던 혁신 기술에 대한 언급이 없다보니 투자자의 실망이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신들의 평가도 엇비슷하다. AP통신은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신기술이 훨씬 더 큰 도약을 의미하고 회사 주가를 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기를 희망했지만, 머스크가 공개한 배터리 개발 계획은 투자자들에게 큰 인상을 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머스크가 값싸고 대중적인 전기차를 판다는 이해하기 힘든 장기 목표”를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그간 글로벌 전기차 이슈를 주도하던 테슬라의 위세가 주춤해질 수 있다. 미래 먹거리 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진정한 승자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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