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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소식] 코로나 특수 누리는 편의점 창업, 정말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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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소식] 코로나 특수 누리는 편의점 창업, 정말 괜찮나?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0.09.29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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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사진 =GS리테일 제공]
[사진 =GS리테일 제공]

“편의점 장사나 해볼까.” 요새 2030세대 중엔 이런 생각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코로나19 재확산에 청년 취업문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청년 실업률은 코로나가 한창이던 5월 10.2%, 6월 10.7%, 7월 9.7%, 8월 7.7% 등 전체 평균 실업률을 한참 웃돌고 있다. 청년들은 취업 기회, 스펙 쌓기, 인적 교류가 사라졌거나 힘들어졌다며 스스로를 ‘3무無세대’라며 자조하고 있다.

이런 청년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많지 않다. 창업의 길을 걸어야 하는데, 아무런 준비도 없이 이 시장에 뛰어드는 건 실패할 위험이 크다. 다행히 이런 청년들에게도 꽤 매력적인 창업 아이템이 있다. 바로 편의점이다. 편의점의 가장 큰 매력은 낮은 진입장벽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CU의 정보공개서(2019년 기준)를 보자.

가맹사업자 부담금은 7279만원인데, 보증금(5000만원)은 계약 만료에 따라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 드는 금액은 2000만원대로 떨어진다. 1평(3.3㎡)당 141만원의 인테리어 비용 대부분은 본사가 지원해준다. GS25의 부담금도 7270만원으로 CU와 엇비슷하다.

[사진=GS리테일 제공]
[사진=GS리테일 제공]

보증금 5000만원을 제하면 2000만원 수준이다. 창업 시 1억원이 넘는 목돈이 투입되는 다른 업종에 비해 진입장벽이 현저히 낮다. 타 업종에 비해 비교적 운영이 쉽고 제도적 지원도 탄탄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사업의 미래 전망도 밝다. 편의점은 경기침체기에도, 바이러스 국면에서도 성장일로를 걸었다. 코로나19로 올 상반기 백화점(-14.2%), 대형마트(-5.6%)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매출이 모두 꺾인 상황에서도 편의점(1.9%, GS25·CU·세븐일레븐 3사 기준)은 나홀로 성장세를 유지했다.

온라인 유통의 공세에도 끄떡없었다. 최근 4년 간 편의점의 연평균 매출성장률은 13.9%를 기록했는데, 이는 온라인 유통의 매출성장률과 큰 차이가 없다. 교통이 편리하고 접근성이 용이한데다 24시간 불을 밝히는 개방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활용폭도 넓다.

하지만 이들보다 앞서 편의점 시장에 뛰어든 점주들의 설명은 다르다. 보기보다 호락호락한 시장이 아니라는 거다. 무엇보다 심각한 건 편의점 과밀이다. 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2010년 1만6937개였던 프랜차이즈 편의점은 지난해 4만672개로 두배 이상 늘었다.

시장에 상인 수가 많아지면 각 상점당 매출은 줄어들게 마련이다. 이 때문인지 점포당 매출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GS25의 가맹점당 연매출은 지난해 6억6523만원으로 2018년(6억7206만원)에 비해 떨어졌다. CU는 3년 연속 하락세다. 2017년 6억308만원에서 2018년 5억9312억원으로 6억원대가 깨졌고, 지난해 5억8991만원으로 더 줄었다.

[자료 = CU 제공]
[자료 = CU 제공]

창업 전엔 점치기 어려운 손실도 숱하다. 대표적인 게 ‘폐기 손실 비용’이다. 요즘 편의점엔 도시락, 과일 등 신선식품의 비중이 높다. 1인가구, 싱글세대의 취향에 걸맞은 상품 트렌드를 잘 짚어낸 결과다. 문제는 이들 상품군은 당일 팔아 치워야 한다는 점이다. 못 팔고 남은 상품은 ‘폐기’ 처리되는데, 이 비용을 본사와 점주가 나눠서 부담한다.

본사에 매달 내야하는 로열티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예비 편의점주는 매출이익에 따라 나누는 본사 로열티를 얕잡아 보는 경우가 많다. 점주가 가져가는 몫이 대체로 커서다. 매출에 연동되는 구조이다 보니 일정 금액을 꼭 로열티로 지불해야 하는 다른 프랜차이즈에 비해 훨씬 합리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 편의점을 운영하다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편의점 점주의 설명을 들어보자. “편의점 본사에서 받는 상품의 매출 대비 이익은 실제로 40~50%로 상당한 수준이다. 그런데 담배의 경우 10% 미만이고, 담배가 편의점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같은 매출이라도 담배 판매 여부에 따라 이익률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종적으론 매출총이익률이 20~30% 수준으로 뚝 떨어진다. 이 매출이익에서 배분율에 따라 본사 로열티가 빠져나간다. 폐기 금액, 소모품 구입 금액, 장비 수리비 등의 영업비용을 공제한 후에 순수익이 남는다. 5000만원을 팔아도 내가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은 200만원 남짓이다.”

이런 숱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만큼 편의점 시장 진출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코로나 특수를 모두가 누리고 있지도 않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국민들의 소비 규모가 전체적으로 감소한 충격이 일반 점주들에게 적지 않다”면서 “특히 유동인구가 급감한 대학가나 주요 도심 상권에 위치한 편의점은 가뜩이나 임대료가 비싼 탓에 파산 위기에 몰려 있다”고 호소했다.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자영업자는 폐업하면 실업자로, 사회안전망 밖으로 밀려난다. 편의점주도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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