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양태진 기자)
뜻도 모를 말들이 심심치 않게 세계를 달구던, 어느 2012년도의 가을. 그 해를 넘어 전 세계인들은 모두 하나된 목소리로 "오빤 강남 스타일~"을 외쳐대기 시작했다.
단순한 음악으로 대변되는 그 말 속 '강남'이 당췌 어디 붙어있는 도시인지, 그 오빠의 스타일은 대체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을테지만, 당시의 이 한글 사용은 음악속 가사라는 언어의 묘미로 전세계인의 입 맛을 제대로 달군, 한글의 위대함을 몸소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었다.
*훈민정음 : 즉위 28년의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하며,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의 이 책을 편찬, 독창적이며 쓰기 편한 28자의 소리글자인 한글을 널리 알리는데 활용했다고 전해진다.
사실 이전부터 한글의 인기는 한국 드라마를 통해서도 그 인기를 입증해 온 바, 한국 문화에 매료된 일부 세계인들은 저마다 한국어에 대한 관심을 넘어, 한글이 갖는 고유한 특성까지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었다.
이에 많은 유럽인들은 한국어의 다채로운 표현력에 심취, 배우기도 아주 어렵지 않게 다가온 이 생소한 언어를 여타 다른 언어 보다 더 구사하길 즐겨한다고 전한다. 이는 특정 표현에 있어 한국어만큼 다양하고 편리한 언어가 없기 때문이라는데, 이러한 한국어의 특성은 전세계를 대표하는 몇 안되는 그 어떤 언어와 견주어도 전혀 모자라거나 넘침이 없다는 것을 방증해 주는 사례라고도 할 수 있다.
이에 훨씬 더 나아가, 현재 한글은 전세계인의 두 눈과 귀를 앗아가 버릴 정도로 멋진 음악과 비쥬얼에 몸을 담아 유유히 태평양과 대서양을 질주하고 있다. 다소 생소한 외국어가 전세계의 축약형인 미국이란 거대한 땅 덩어리 위에서 그 자그마한 모습 자체로 빛을 발한 경우는 사실상 없어 왔던 것.
세계 어느 역사적 사례를 갖다 비추어도 정말 보기 드문 상황이 아닐 수 없는 이 현상은, 빌보드차트를 쉬이 오르내린 케이팝의 거센 열풍과 더불어, 한국어 영화를 언어 그대로 인지하며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한 주요상을 친히 건네 주었던 - 할리우드 역사상 그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 작년 한 해의 대사건을 통해 한글인(?)으로서의 자부심 만큼은 가슴 속에 영원히 새겨 놓을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이어 한글 그대로 낸 앨범이 전세계적인 히트를 치며, 이후 빌보드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는 방탄 소년단의 대표곡들. 이들의 인기는 기존의 팬클럽 '아미'와 더불어, 전세계적인 팬층을 엄청나게 두터이 확보하며, 한글의 위용성을 다시금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자처한다.
물론, 이전부터 케이팝에 열광하는 시대는 수 년에 걸쳐 진행되어 왔다지만, 그 영향이 일부 매니아층 그룹을 형성하는 정도로만 확인되었던 바, 현재 전세계적인 걸그룹으로서 인정받고 있는 '블랙핑크'와 '트와이스' 또한 한글 음악을 즐겨 듣는 세계인이라면 모두가 한 목소리로 외쳐댈, 한글 친화력 제대로 넘쳐나는 곡들로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물론, 한글이란 자고로 한자의 영향권 하에 있어온 것이기에 보다 순수한글로서만의 매력을 한층 더 세심히 발전시켜야 할 필요는 다분히 존재한다. 하지만,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의 영향력을 통틀어 전세계인과 어우려져가는 한글만의 표현력에 세계가 놀랄만한 큰 가치가 부합되고있는 현 시점에선,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안에만 골몰하는 것도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라 할 수 있겠다.
지금까지 한국 내에서만 쓸 요량으로 한글을 대하고 활용해 왔다면, 이젠 전세계에 전해질 그 한글의 위용을 미리미리 머리에 새겨둔 채, 드넓은 세계 곳곳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각에서 한글의 보다 다채로운 적용을 이행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에 '순수한글'의 특성은 한번 더 확인하고, 그 활용 가치는 두번 더 새기기 위해, 그 작은 계기 또는 시작점 차원에서 이번 한글날을 기념한 '순수한글' 몇 가지를 소개하며 이 글을 마친다.
'올찬' 한글이여, '그린나래' 달고 오래오래 나아갑시다!
그린나래 : 그린듯이 어여쁜 날개
나비물 : 옆으로 쫙 퍼지게 끼얹는 물
샘바리 : 샘이 많아서 안달하는 사람
슬겁다 : 마음씨가 너그럽고 미덥다
잡을손 : 일을 다잡아 해내는 솜씨
설먹다 : 넉넉하게 제대로 먹지 못하다
능놀다 : 쉬어 가며 일을 천천히 하다
바람살 : 세차게 부는 바람의 기운
왕배덕배 : 이러니저러니 하고 시비를 가리는 모양
올차다 : 허술한 데가 없이 야무지고 기운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