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30 17:40 (금)
[이슈추적] ‘평생 멍에’ 학자금 빚, 장기 연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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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평생 멍에’ 학자금 빚, 장기 연체 늘었다
  • 이윤진 기자
  • 승인 2020.10.11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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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기 위해 대출 받았는데 이젠 대출금을 갚기 위해 아르바이트 해야 해”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윤진 기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9월 서울 A대학의 학내 금융투자학회는 신입회원을 모집했다. 12명가량 뽑을 계획이었는데 선발 인원의 4배가 넘는 50여 명이 지원했다. 이 학회 부회장을 맡았던 송모 씨(26)는 “지원자가 예년의 두 배 이상 늘어나 놀랐다”며 “증권 투자 기초 지식을 알려주고 투자 관련 세미나 등을 주기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주식 투자를 하려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학회는 내부에 펀드매니저, 펀드 담당 부서까지 만들고 공동으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주식 투자 열풍이 대학 캠퍼스에까지 번지면서 각국 증시를 연구하거나 직접 실전 투자에 나서는 ‘캠퍼스 개미’가 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고위험 투자에까지 나서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렇게 고위험 투자에까지 대학생들이 손을 뻗는 이유는 등록금과 생활비 마련을 위한 것으로 학자금 대출로 시작된 청년 빈곤이 신용불량과 파산으로 이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진=구글이미지]
[사진=구글이미지]

10년 전 고금리 그대로…청년 허리 휘는 ‘학자금 대출’
2008년 대학교 2학년 때부터 15년 만기 학자금 대출을 받은 30대 청년 A씨는 최근 코로나 여파로 직장을 잃어 다달이 내는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이 더 커졌다. A씨는 “현재 실직한 상태이고, 당장 살길이 막막하다”면서 “금리 자체가 앞으로 똑같은 금리로 적용된다고 하면 많은 부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08년 7.8% 금리로 처음 받은 학자금 대출은 2014년 2.9% 금리로 갈아탈 수 있었지만 문제는 2010년 대출분부터로 2년 동안 6차례 고정금리 대출을 추가로 받았는데, 금리가 4.9%에서 5.7%로 현재 1.85%와 비교하면 최대 3배가 넘는다. 장학재단은 기존 고금리 학자금 대출을 저금리로 바꿔주고 있지만, 변동금리 상품이 도입된 2010년 이후 대출자는 전환 대상에서 제외했다. 2010년에서 2012년 사이 상대적 고금리 학자금 대출을 받은 청년은 117만여 명으로 이 가운데 13만여 명이 여전히 높은 이자를 내며 대출금을 갚고 있다.

대학생 B씨는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학자금 대출을 받았는데 코로나로 인해 제대로 된 수업은 듣지 못하고 대출금만 갚아야하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전했다. 코로나로 수업은 제대로 들을 수 없지만 학자금 대출 상환을 위해 아르바이트에 매진하고 있는 B씨는 “공부하기 위해 학자금 대출을 받았는데 이제는 대출금을 갚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하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공부는커녕 일하기 바쁘다”고 하소연했다.

[자료출처=이탄희 의원실]
[자료출처=이탄희 의원실]

학자금 대출 장기 연체자 5년 새 1.7배 증가
현재  학자금 대출 후 6개월 이상 이자를 연체한 신용불량자는 지난해 4만 6195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5년간(2015~2019년) 장기연체 인원과 금액은 각각 1.7배, 1.9배 증가했다. 학자금 대출은 크게 ‘취업후 상환 학자금 대출’과 ‘일반 상환 학자금 대출’로 나뉜다. 전자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학자금 지원 4구간 이하인 경우 의무상환 개시 전까지 무이자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반면, 후자는 이자 지원이 없다.

특히 전자는 소득 발생 전까지 상환이 유예되고 소득 발생 시 국세청에서 원천징수해 후자와 같은 미상환 연체가 없다. 문제는 학자금 대출 중 불리한 조건의 일반 상환 학자금 대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5년간(2015~2019년) 취업후 상환 학자금 대출 인원과 금액은 각각 0.36%(1조 3,705억원→8,777억원), 0.27%(52만 2847명 → 38만 2886명)로 감소한 반면, 일반 상환 학자금 대출 인원 및 금액은 각각 1.4배(18만 9832명→26만 3802명), 1.3배(7549억원→9555억원) 증가했다.

대학 시절 학자금․생활비 대출로 시작된 청년 빈곤 문제는 대학 졸업 후 만성적 취업난, 저소득, 저신용, 고금리 대출, 연체, 신용불량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고금리 대출에 발을 들인 청년층의 신용등급이 급격하게 나빠져 결국 ‘파산’에 이르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제공]
[사진=교육부 제공]

대학생 학자금 대출 전방위 지원 나선다....대출 금리 0.15%p 추가 인하
이런 가운데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대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교육부가 2학기 학자금 대출 금리를 0.15%P 추가 인하했다. 실직·폐업자에게는 국가장학금 우선·추가 지원 및 대출 상환 유예를 지원하고, 2009년 이전 고금리 대출자에게는 저금리 전환 대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대학들이 원격수업을 진행하며 주변 상권의 아르바이트 등 일자리를 잃은 학생들이 늘어났지만 월세 비용 등은 고스란히 부담하고 있어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교육부는 지난 7월부터 학자금 대출 금리를 1.85%로 0.15%P 추가 인하했다. 2019년 2.2%, 2020년 1학기 2.0%로 인하한 뒤 6개월 만에 더 내린 것이다. 이는 약 130만명에게 2020년에는 174억원, 2021년 이후에는 매년 218억원 이자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가 기대된다. 2009년 이전 대출자들이 전환 대출을 신청할 경우 대출금리는 2.9%만 부담하면 되고, 대출 기간은 최장 10년까지 연장 가능하다.

저금리 전환 대출은 연간 약 68억원의 이자 부담을 줄일 것으로 예측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학자금 대출금리 추가 인하 및 상환유예로 대학생들의 부담이 일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속적으로 대출제도를 개선함과 동시에 고등교육재정위원회를 통해 대학들과 지원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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