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30 17:40 (금)
[추미애 아들 군복무 논란] 왜 하필 보좌관이 ‘콜’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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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아들 군복무 논란] 왜 하필 보좌관이 ‘콜’했나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0.10.11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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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를 둘러싼 군 복무 시절 특혜 논란이 일단락됐다.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이 지난 9월 29일 “추 장관과 아들 서씨의 ‘특혜·청탁 휴가 의혹’을 조사한 결과, 혐의점이 없다”며 불기소 처분하면서다.

추 장관의 아들 서씨는 군무이탈죄(탈영) 의혹을 받고 있었다. 카투사로 복무한 서씨는 2017년 6월 두 차례의 병가와 정기휴가를 연달아 사용했는데, 이 휴가가 상급부대 지휘관을 통해 구두로만 승인됐고 사후에야 행정 처리됐기 때문이다.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표이자 5선 의원이었던 추 장관의 청탁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도 따라붙었다. 하지만 검찰은 8개월간 진행한 수사 끝에 “휴가 최초 승인과 연장 과정에 법 위반으로 볼 만한 특혜는 없었다”면서 사건을 종결했다.  
 
의혹이 말끔히 해소된 건 아니다. 되레 다른 논란으로 번졌다. 추미애 장관이 거짓말을 했다는 거다. 추 장관은 지난 9월 1일 국회 예결위에 출석해 아들 군 휴가 문제 관련 ‘보좌관이 전화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사실(통화)이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후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도 같은 답변을 했다. “제가 (전화하라고) 시킨 사실이 없다.”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라고 시킨 사실이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다시 말씀 드린다.”

검찰 수사 결과는 달랐다. 추 장관은 2017년 6월 21일 직접 보좌관에게 지원장교 대위의 연락처를 메시지로 전달했다. 이후 추 장관은 보좌관으로부터 아들 휴가와 관련된 보고를 답변으로 받았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페이스북 페이지.
추미애 법무부장관 페이스북 페이지.

다만 검찰은 이를 부당한 지시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추 장관은 검찰 조사에서 “보좌관에게 아들의 상황을 확인해달라고 말했을 뿐 병가 연장 관련 지시를 한 사실은 없다”면서 “자신이 알아둬야 할 내용을 보좌관이 알려준 것”이라고 진술했다. 전화번호만 전달했을 뿐 전화를 하라고 지시한 건 아니라는 얘기인데, 미심쩍은 해명이다. 이 때문에 야당은 국정감사를 통해 이 논란을 두고 강공을 퍼붓겠다는 전략이다.

이 복잡한 정쟁을 파고드는 건 여기까지만 하자. 어찌 됐든 검찰의 판단은 무혐의였고, 추 장관의 진술대로 ‘지시’가 아니었다면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니다. 그보다 중요한 건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사실 그 자체다. 추 장관이 보좌관에게 부대 관계자 휴대전화 번호를 전달했고, 해당 보좌관이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는 점이다.

여당 대표의 아들을 위해 의원 보좌진이 군부대에 연락을 했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이는 대기업 오너나 임원의 갑질, 대학원생을 상대로 한 교수의 갑질 등 지위를 이용한 악행과 다를 바가 없다. 가령 대기업 오너가 자녀의 사적인 일에 직원을 차출하거나 동원했다면 바로 ‘갑질’ 논란으로 언론 헤드라인에 걸렸을 게 뻔하다.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 9조는 보좌진의 업무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국회의원의 입법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보좌관 등 보좌직원을 둔다.” 쉽게 말해 국회의원의 입법 활동을 뒷받침하라는 거다. 현재 의원실마다 구성할 수 있는 보좌진은 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2명, 6·7·8·9급 비서 각 1명에 인턴 1명 등 총 9명이다. 국회의원 300명의 의원실이 있는 의원회관에는 2700명의 보좌진이 일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국회의원이 보좌진을 사적 업무에 동원해 문제가 된 사례는 적지 않다. 의원 가족의 항공권이나 기차표 예매를 보좌진이 대신하는 행태도 마찬가지다. 보좌진 월급의 일부를 반납 받아 사무실 운영비로 사용해 지탄을 받는 일도 회기마다 반복되고 있다.

보좌진의 삶은 가뜩이나 고달프다. 긴 근무시간뿐 아니라 수시로 쏟아지는 ‘공적’ 연락과 불규칙한 일정으로 사적인 삶을 살기 어렵다. 밤낮없이 의원, 공무원, 민원인, 기자 등의 공적 연락에 시달리다 보니 몸과 맘이 지친다. 휴일 근무와 야근도 많다. 보좌진은 근로기준법이 아닌 공무원법을 적용 받는 보좌진은 법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대상이 아니다. 특히 국정감사에 돌입하기 한두 달 전부터는 밤낮없이 일하기 일쑤다.

국회의원이 ‘국민의 머슴’이면 보좌진은 이들의 손과 발, 머리가 되는 사람들이다. 의원의 지근거리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하다 보니 부당한 사적 업무를 도맡고 ‘국회의원의 머슴’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국회의원 보좌진 역시 엄연히 ‘국민의 머슴’이다. 이들이 활약할 수 있는 근거가 국민의 혈세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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