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아름 기자)
![[사진=픽사베이]](/news/photo/202010/32395_27422_122.jpg)
무료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한 노인들이 잇따라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보건당국이 연관성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는 현재까지 제주와 대구, 인천, 고창, 대전 등 5건이다.
인천에서 17세 고등학생이 지난 14일 접종을 받고 이틀 만에 사망한 데 이어 제주도에서도 무료 독감 백신을 접종한 60대 남성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남성은 그제(19일) 오전 9시경 제주시의 한 민간 의료기관에서 무료 독감 백신을 맞은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당국은 이 남성이 평소 고혈압 등의 기저질환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의 연관성을 규명하기 위한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어제 오전 7시경에는 전북 고창에 사는 7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여성도 그제 오전 고창의 한 의원에서 무료 독감 백신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이 여성이 고령인 데다 평소 고혈압과 당뇨 등 지병을 앓고 있었고, 독감 백신 접종 후 한나절 동알 일상생활을 이어갔던 점을 들어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대구에서도 70대 남성이 접종 후 사망한 사실이 확인됐고, 대전에서 독감 백신을 맞은 80대 남성은 접종 당일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남성은 숨지기 5시간 전에 독감 백신 주사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 이 백신은 상온 노출이 의심되거나 백색 입자가 검출된 제품은 아닌 걸로 조사됐으며, 역학조사관을 보내 이 남성이 평소 지병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최근 독감 백신 무료 접종 후 사망하는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자 국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매년 국내에서 독감 백신을 맞는 사람들은 1,500만 명 정도에 달하지만, 백신이 문제돼 사망한 사례는 2009년 단 1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올해도 현재까지 국가지원으로 독감백신을 무료로 맞은 사람은 830만 명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앞서 사망한 17살 고등학생과 같은 의료기관에서 같은 백신을 맞은 사람은 32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청은 현재까지 이들에게 이상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동일한 제조번호의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은 전국에 8만2천여 명으로 알레르기 반응 등 신고된 이상반응은 3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청은 백신 접종 후 사망까지의 시간과 동일 제조번호의 백신을 맞은 사례 중 중증이상반응이 없었다는 점, 또 부검 진행 중 받은 구두 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아직 독감백신 접종과 사망 간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최종 부검 결과가 나오면 검토해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정부 “독감백신 사망 관련,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
정부는 이번 독감백신 사망 사건과 관련해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철저히 조사해 최대한 신속하게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총괄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무료접종 독감 백신에 대한 여러 가지 국민의 우려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엄중하게 이 사실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일부 유통과정에서 부적절한 문제(상온 노출)가 발생했다는 점과 ‘백색 입자’가 나타난 사례 등 때문에 상당한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총괄대변인은 “최근 나타나고 있는 사망 사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그 사망의 원인을 밝히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추가적인 조사나 분석을 통해 국민 여러분이 보다 안심하고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철저히 조사해 최대한 신속하게 알려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의료 전문가들은 사망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이기 때문에 가급적 독감 백신을 맞는 것을 권장했다.
다만 면역력이 낮은 어린이나 노인, 평소 지병이 있는 경우 접종 전 상담이 필요하며, 접종 후 30분 동안 이상 반응이 있는지 살펴보는 게 좋다. 접종 후에는 맞은 부위가 부어오르거나, 통증, 발열 등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증상이 2~3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