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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별세] 세계의 삼성 만든 한국 재계의 거목 별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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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별세] 세계의 삼성 만든 한국 재계의 거목 별이 되다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0.10.27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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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2013년 신경영 20주년 만찬에서
2013년 신경영 20주년 만찬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

2020년 10월 25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세상을 떠났다. 그는 한국경제의 산업화와 경제발전에 큰 족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론 공과는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 그래야 그의 평가가 왜곡되지 않고 온전히 추모도 할 수 있다. 이 회장은 뛰어난 경영자였지만 그와 삼성그룹이 재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점도 있다. 정경유착과 무노조 경영이라는 초법적 경영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삼성을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킨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이 회장의 업적이다.

특히 그는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우리 사회와 재계에 귀감이 되는 다양한 발언을 남겼다. 대표적인 게 신경영 선언, 일명 ‘프랑크푸르트 선언’이다.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될 것입니다. 지금처럼 잘해봐야 1.5류입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꿉시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는 말로 압축된 이 회장의 발언은 명언으로 꼽힌다. 반칙과 특혜, 불법으로 얼룩진 낡은 권위주의적 방식의 기업문화와 결별해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1993 신경영선포 당시의 이건희 회장.
1993 신경영선포 당시의 이건희 회장.

1995년 베이징 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는 “우리나라의 정치는 4류, 관료와 행정조직은 3류, 기업은 2류다”라며 정치권을 꼬집기도 했다. 기업에 대한 행정규제와 정치인들의 권위의식을 비판하기 위해 나온 말이다. 기업활동에 장애가 되는 존재란 점에서 정치를 4류로 평가한 것이다.

1996년 기업 신년사에선 “디자인과 같은 소프트한 창의력이 기업의 소중한 자산이자 21세기 기업경영의 최후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디자인 경영은 이 회장이 평소 강조한 경영철학 중 하나다. 이 회장은 기획력과 기술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디자인이 약하면 다른 요소까지 그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돼 상품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이 강조한 경영은 또 있다. 바로 ‘마하경영’이다. 2002년 4월 사장단 회의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트기가 음속(1마하)의 두 배로 날려고 하면 엔진의 힘만 두 배로 있다고 되는가. 재료공학부터 기초물리, 모든 재질과 소재가 바뀌어야 초음속으로 날 수 있다.” 제트기가 음속(1마하는 초속 340m)을 돌파하려면 설계도는 물론 엔진·소재·부품을 모두 바꿔야 하는 것처럼 삼성이 초일류기업이 되려면 체질과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논리였다.

2006년 두바이 현장을 격려하는 이건희 회장.
2006년 두바이 현장을 격려하는 이건희 회장.

이 회장은 2014년 신년사에선 “5년 전, 10년 전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하드웨어적인 프로세스와 문화는 과감하게 버립시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과 제도, 관행을 떨쳐 냅시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 속에서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합니다”고 강조했다.

이후 한계 돌파를 통해 삼성그룹은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했다. 이건희 회장은 1987년 만45세의 나이로 삼성 회장에 오른 후 당시 17조원이었던 그룹 매출을 30년 만인 지난 2016년 기준 300조원 규모로 키웠다. 1993년 이 회장의 신경영 선포 이후에 삼성은 20년동안 매출 13배, 수출규모 15배, 이익 49배가 늘었고 수많은 1등 제품을 만드는 등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이 거인도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이 회장은 2000년께 폐 부분의 림프암이 발병한 뒤 요양 등 건강관리를 해왔지만,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회복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했다. 2014년 5월 10일 밤 쓰러진 뒤 지금까지 줄곧 병석에서 지냈다. 의식불명 상태에서 자극치료 등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식 마하 경영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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