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27 16:09 (금)
[인터뷰] 대구예술발전소 [펜데믹] 展 - 예술감독 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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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구예술발전소 [펜데믹] 展 - 예술감독 임상우
  • 이다혜 기자
  • 승인 2020.11.06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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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데믹의 시대, 융복합의 예술로 희망을 이야기하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이다혜 기자)

[대구예술발전소 펜데믹 전시 포스터]
[대구예술발전소 펜데믹 전시 포스터]

한창 코로나19의 긴장이 고조되던 지난 8월, 대구예술발전소의 3번째 기획전인 [팬데믹]展이 열렸다. 이번 전시는 11월 중순, 83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전혀 예상치 못한 전세계적인 펜데믹 상황에서 과감히 전시 테마를 펜데믹으로 기획한 대구예술발전소의 임상우 예술감독을 만났다. 다음은 임상우 감독과의 일문일답.

임상우 예술감독.
임상우 예술감독.

 

-이번 [펜데믹] 전시의 의미가 궁금하다

펜데믹은 이 전시의 주제이자, 전시의 큰 콘셉트는 글리치 & 비주얼 아트이다. 글리치음악과 시각예술의 융·복합 프로젝트로 시각과 청각의 교차 작업을 통해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기획이다. 한번도 시도해본 적 없는 글리치 음악과 시각 작가의 협업을 시작한 것. 쉽지 않은 작업 여정이었으나 서로 다른 분야의 예술가들이 만나서 제3의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순간의 현장에서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관람객들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이번 <팬데믹>展에서 참여 작가들은 현재 우리가 당면한 시대상황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며, 기존 작업 방식에서 탈피해 장르를 허물고 상호 소통과 협업을 통해 작품을 선보였다.

[대구예술발전소 펜데믹 전시관 외부 전경]
[대구예술발전소 펜데믹 전시관 외부 전경]

-글리치 음악의 개념이 생소하다

글리치(Glitch)음악은 전자 음악의 한 장르로 시스템상의 일시적인 오류나 오작동에 따른 음향적 결함을 활용한다. 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글리치 및 글리치 사운드를 경험하고 살아간다. 다만 글리치라는 언어적인 의미가 생소할 뿐. 통상 하드웨어의 오류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글리치’라고 하며, 소프트웨어의 오작동을 ‘버그’라고 한다. 글리치와 버그는 유사하면서 다른 점이 있다. 글리치는 디지털 기계의 오류나 결함, 특히 컴퓨터 하드웨어 상의 오류에서 발행하는 현상들을 말한다.

다만 하드웨어의 설계상의 오류 보다는 신호 전송상의 문제이기 때문에 회로간의 다른 값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을 말한다. 글리치는 사운드적인 면이 강해서 흔히 ‘글리치 사운드’라고 부르며 그것이 발전되어 최근에는 글리치 아트란 하나의 예술장르에까지 이르렀다. 주로 컴퓨터 게임, 사운드 또는 시각예술로 발전시킨 장르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컴퓨터로 만들어낸 글리치 사운드를 음악적으로 사용하는 글리치 음악(Glitch Music 또는 Glitch Hop) 과 그래픽의 왜곡을 주요 포인트로 활용하는 글리치 아트 페인팅 (Glitch Art Painting)이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곡가 23, 권기철, 송영진, 아델리, 이태량, 차현욱 등 12인의 작가들이 참여해 다양한 장르로 펜데믹의 주제로 작업을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12인의 작가들이 참여해 다양한 장르로 펜데믹의 주제로 작업을 했다.]

-코로나19, 펜데믹, 대구, 글리치 음악… 이것을 시각화해서 풀어내는데 어떻게 고민을 했나. 

이번 전시는 장르와 주제가 있고 음악이 있다. 그리고 각각의 시각화 작업으로 풀어낸 작가들의 작품들이 있다. 질문대로 이 각각의 전혀 다른 소스들을 어떻게 전개할지가 가장 큰 관건이었으나, 희곡의 기본 구성인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구조를 전시에 차용했다. 기승전결의 스토리텔링이 완성되면서 크게 발단과 전개부분(전염병의 침투 및 전파), 위기와 절정부분(전염병과의 싸움과 혼란) 그리고 결말 (전염병의 종결, 미래의 평화와 희망)로 3단계로 구성했다.

전체적인 구성은 Prolog, PartI, PartII, Part III, Epilog의 5단계로 나누었는데, 그 이유는 스토리텔링에 맞게 음악과 전시의 비중을 동등하게 맞추기 위함이었다. 전시의 형태 속에 이야기를 품고 있기 때문에 각각 플롯의 성격을 컬러로 표현했다. 이는 전시장 안의 작품과 음악적 전개를 하나의 색으로 압축해 에센셜하게 보여주기 위한 일종이 장치라고 보면 된다. 마지막 에필로그는 모든 상황이 종결된 상황에서 불길한 미래를 암시하는 ‘23’ 작품으로 마무리된다.

전시는 공연을 관람하는 것과 같이 시간에 맞춰 관람을 하고 마지막 에필로그 음악을 들으면 전시공연은 마무리된다. 철저하게 계산된 작품의 위치에 맞는 스피커의 위치와 방향 그리고 음향의 볼륨조절까지 철저하게 사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각각의 파트별 음악 시간을 계산해 저장 및 출력했다. 마치 런닝타임을 철저히 계산하고 관객이 감동할 수 있는 포인트를 예측해 무대에 올리는 공연과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 각 파트별 작품에 매치되는 음악과 모든 작품이 함께 소리 내 메시지를 전달하는 음악은 작곡자가 각 파트의 주제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엮어내기 위한 음악적 구조다. 

[송영진 작가의 미디어 작품]
[송영진 작가의 미디어 작품]

-초기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았던 대구에서 펜데믹의 주제를 택한 이유가 있나 

올해 초, 몇 천명의 확진자가 대구에서 발생하며 실질적으로 도시의 기능 자체가 마비되는 상황을 눈으로 지켜봤다. 너무 고통스러운 시간을 지나오면서 대구 시민들, 더 나아가 전세계인들이 겪어내고 있는 지금은 상황을 예술가들이 자신만의 화법으로, 감성으로 승화시켜 함께 공감을 이끌어내기를 바랐다. 실제로 8월 오프닝 이후로 코로나19로 인해 굉장히 제한적으로 관람객을 받을 수 밖에 없었는데 전시를 관람한 관객들이 깊은 공감대를 공유하며 많은 관람 후기를 쏟아내주었다.

[이태량 작가의 작품]
[이태량 작가의 작품]

또한 대구라는 도시가 한국전쟁의 시기에 종군화가를 결성한 최초의 지역으로 알려져있다. 어느 시기에도 전쟁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활약한 종군화가들이 있었다. 이들은 전쟁의 표현을 리얼리티에 중점을 두기보다 그들만의 예술적인 감성으로 표현해왔다. 전쟁의 현장 속으로 직접 뛰어들어 순간순간의 장면을 포착, 예술로 승화한 종군화가들의 고귀한 결심을 대구예술발전소 펜데믹 전시로 함께 하고자 했다. 그래서 고민했던 부분이 작가의 구성과 표현 방법이었다. 2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 지역, 장르의 작가들의 작품을 믹스매치해서 최대한 펜데믹의 현상황을 객관적이고 버라이어티하게 구성하고자 했다.  

[권기철 작가(좌), 서성훈 작가(우)의 작품]
[권기철 작가(좌), 서성훈 작가(우)의 작품]

-단순히 전시가 아닌 전시 공연으로 봤다. 

파트별로 나뉘어진 주제를 각각의 작가들이 메시지를 담아 작품을 제작하고 음악을 통해 주제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호소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방법을 사용했다. 결론적으로 직접 체험하는 구조의 전시형태였기 때문에 많은 관람객들이 직접 움직이면서 체험하고 느끼는 공연 구조로 느낀다. 모든 공간의 구성과 음악의 배치, 사운드의 강약 등은 기획단계에서부터 치밀한 구성 하에 세팅되었다. 

[차현욱 작가의 작품]
[차현욱 작가의 작품]

-음악과 미술의 장르를 융복합해서 좋은 평을 듣고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유는?

음악 역시 작곡가가 본인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완성해서 그 완성도가 심도있게 나온 것 같다. 음악과 작품의 퀄리티가 최고로 나왔기에 전달하는 메시지의 임팩트가 더 크게 마무리된 것 같다. 23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성수 음악감독과의 작업은 처음 시도되었으나 20년간의 이어진 인연의 끈으로 이번의 어려운 작업을 무탈히 해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작곡자를 통해 글리치뮤직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이것을 작품에 접목하게 되었다. 서사가 없이 단편적이고 반복되는 패턴이 특징인 글리치음악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음향의 시스템적 오류에 의해 생기는 노이즈들의 결합을 매개로 작곡되는데 이미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서는 이 글리치 음악으로 다양한 실험적 도전이 시도되고 있는 굉장히 흥미로운 장르다. 

[서성훈 작가의 작품]
[서성훈 작가의 작품]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겪어야했던 애로사항

작가들과의 만남, 소통의 어려움이 가장 컸다. 처음 시도되는 기획이다보니 예술가들이 가진 고유한 감성을 서로 이해하며 작업이 시도되어야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상황들이 여의치 못했다. 계획했던 전시오픈도 당일날 불가피하게 연기되었고, 여러가지 스케줄이 맞지 않았던 부분들도 결국에는 이 펜데믹의 전시와 불가분의 관계로 여겨졌다. 다만, 코로나로 인해 전시주제가 정해졌지만 역시나 코로나로 전시가 활발하지 못한 부분이 가장 안타깝다. 

[아델리 작가의 작품]
[아델리 작가의 작품]

-향후 대구예술발전소의 전시방향 

이곳은 1918년도에 담배공장으로 처음 지어져서 현재는 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대구예술발전소와 함께 전시를 준비하는 작가들과의 공감과 믿음, 이것이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포인트가 아닌가 생각한다. 믿음을 기반으로 꾸준함과 묵묵함으로 이어지는 작업이 새로운 창작의 결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나는 신 이외에 창조를 하는 사람이다. 그것이 바로 예술가다’라고 말을 한 미켈란젤로의 이야기처럼 영혼을 이끌어내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예술가들의 귀한 작업을 대구예술발전소에서 좋은 기획으로 준비된 전시를 준비하고자 한다. 


* 임상우 예술감독은 런던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기획팀장, 월드아트오페라 프로듀서, 서울예술단 PD, 국립중앙극장 기획의원 등을 역임하는 등 클래식 장르부터 전통예술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공연 예술 분야에서 수십 년간 활동하고 있다. 공연기획자로 알려져있지만 처음 예술에 발을 들인 것은 시각예술 분야로서 건국대학교 공예미술과를 졸업하고 런던 윔블던예술대학에서 무대미술을 전공하며 공연과 만나게 된 것. 융복합 장르의 전시기획으로 다양한 컨템포러리 예술기획으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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