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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경제·산업 전망] 경제 민족주의 부상…유가상승·달러약세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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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경제·산업 전망] 경제 민족주의 부상…유가상승·달러약세 예상
  • 이산하 기자
  • 승인 2020.11.11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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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배터리 회사 새 기회
-친환경산업 성장…대북정책 변화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산하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 민족주의가 우리나라 경제에는 기회이자 우려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산업계도 바이든 당선에 따른 셈법 계산에 분주하다. 산업계는 다자무역 질서가 회복되고 친환경 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가· 환율·대북 리스크에 따른 기업의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제통상분야 전문가인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美)  바이든 당선, 한(韓) 경제 앞날은?'을 주제로 10일 진행된 대한상의 경영콘서트 온라인 강연에서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조 바이든은 대내적으로 '메이드 인 올 오브 아메리카(Made in all of America)'의 ▲국민포용정책으로 증세 ▲연방정부의 공공조달 강화 ▲자국내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는 동시에 대외적으로 ▲탄소세 부과 ▲환경·노동자 인권을 중시하는 공정무역 등 바이든식(式) 경제 민족주의(economic nationalism)가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배터리 기업 새로운 기회"
최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의 환경정책 변화에 따른 국내 산업영향에 대해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수입품에 대한 '탄소세'(carbon tax)가 부과된다면 우리나라 자동차·철강·석유화학 기업이 벼랑 끝까지 몰릴 수 있다"면서도 "반면 반도체, 배터리 기업은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대미(對美)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미국 주도의 신(新)경제동맹 참여를 고민해야 할 것이며 이는 동시에 한국 무역정책의 첫 번째 리트머스 차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미·중 경제관계 전망에 대해서 그는 "애플 아이폰은 캘리포니아에서 디자인 했는데 왜 일자리가 미국에 만들어지지 않고 중국에서 생기냐는 불만과 그동안 대중국 정책이 너무 포용적이었다는 비판으로 인해 미국내 반중국 정서는 최근 73%에 육박했다"며 "일부에서는 시진핑과 가까운 바이든이 대중국 유화정책을 펼 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일자리 해결 뿐 아니라 산업기술 부흥을 기대하는 미국내 여론을 의식하면 눈에 띄는 미중관계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산업계와 분야별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미국 바이든 대통령 당선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간했다. 상의는 바이든(BIDEN)의 알파벳 초성으로 ▲통상분야 미국 동맹국 연대 요구(Bond with Allies) ▲유가 상승(Increase in Oil prices) ▲달러화 가치 하락(Dollar decline) ▲친환경산업 성장(Eco-friendly Growth) ▲대북전략 변화(North Korea Policy Change) 등을 예상했다.

◆통상분야 미국 동맹국 연대 요구(Bond with Allies)

무역 의존도가 큰 한국경제 특성상 산업계의 촉각은 바이든의 통상정책에 쏠려 있다. 산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에 비해 통상마찰의 불확실성이 줄면 글로벌 교역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통상 질서를 존중하는 분위기가 마련되면 국내 수출업계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바이든의 통상전략으로 '중국 압박'과 '다자협상'에 방점을 찍었다.

정혁 대한상의 자문위원(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은 "바이든 당선으로 미국은 인권·전략적 포용(engagement) 외교로 회귀하고, 동맹과 연대해 중국을 정치·경제 등 전방위적으로 압박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한국의 적극적 협조를 구할 가능성이 큰데, 대중(對中)무역 비중이 큰 기업을 중심으로 타격을 받을 수도 있고, 무역다변화의 필요성이 더 시급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상승(Increase in oil prices)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선제 대응도 주문했다.

송의영 대한상의 자문위원(서강대 경제학부 교수)은 "바이든이 셰일오일 개발 규제와 친환경 에너지 투자 확대를 공약한 만큼 원유 공급이 줄어 단기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소영 대한상의 자문위원(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은 "유가 상승에 따라 업종별 명암이 갈릴 수 있어 호재·악재 여부를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유가 상승 가능성에 대비해 공급선 확보와 저효율 설비 교체 등 기업별 사전 대응 노력이 필요하고, 국가 차원에서는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 등 유가 상승 수혜국의 경제력과 위상이 높아질 가능성에 대비해 경제외교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달러화 가치 하락(Dollar decline)

달러화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바이든이 공약한 적극적 경기부양책으로 이미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 내 달러공급이 더 늘게 되고, 대중(對中)관세 인상 가능성도 낮아짐에 따라 금융·외환시장에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위안화를 포함한 아시아·신흥국 통화 가치가 강세를 보일 것이한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9월 3일 달러당 1190원을 기록하던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바이든 당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 두 달 사이 60원 넘게 하락(원화가치 상승)해 1130원 밑으로 떨어졌다.

신현한 대한상의 자문위원(연세대 경영대학 교수)은 "원·달러 환율 하락은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며 "이런 상황을 감안해 내년 경영전략과 수출·조달 전략을 세우는 동시에 디자인·품질 향상, 신기술·신제품 개발 등 비가격경쟁력 향상에도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친환경산업 성장(Eco-friendly growth)
바이든 정부가 청정에너지 및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에 4년간 2조 달러를 풀 것으로 보이면서 국내 풍력·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업계와 전기차 배터리 산업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종호 대한상의 자문위원(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은 "에너지, 환경 부문에서 미국시장이 확대되면서 국내기업의 사업기회도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태양광, 풍력산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이들 업계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국내 그린뉴딜정책과 연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북전략 변화(North Korea policy change)

마지막으로 미국의 대북정책에 있어서도 전면적인 변화가 예상됐다.

양문수 대한상의 자문위원(북한대학원대 교수)은 "트럼프 행정부의 '톱다운(Top-down)' 방식의 직접협상보다는 실무차원에서 세부사항을 논의한 후 정상 간에 최종합의하는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문태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바이든 당선에 따른 통상 불확실성 감소와 글로벌 교역량 증가 전망은 대외의존도가 큰 한국경제에 기회요이지만, 유가와 환율의 향방은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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