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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분석] 북극곰의 진격, 곰표의 파워를 보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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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분석] 북극곰의 진격, 곰표의 파워를 보여주다
  • 이윤진 기자
  • 승인 2020.11.20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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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표패딩·곰표쿠션, 곰표맥주까지…곰표, 밀가루 브랜드였어?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윤진 기자)

 

제품의 품질은 기본이고 재미까지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펀슈머)들이 늘면서, 유통업계 내 협업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가격 메리트를 뛰어 넘어 희소성과 고품질로 NB상품의 자리까지 넘보는 상황이다. 특히 각 업계에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와 유통업계가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면서, ‘없어서 못 파는’ 제품들까지 생길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그 중 귀여운 듯 우직한 모습의 흰곰이 트레이드마크인 곰표는 다양한 콜라보를 선보이며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68년 된 밀가루 브랜드, 3년 전부터 변신
대한제분의 곰표는 1952년 태어났다. 곰표는 대한제분의 밀가루 브랜드로 기업간 거래(B2B) 위주였던 제조사가 브랜드 마케팅에 나선 건 2018년 9월. 본격적인 2세 경영이 시작되며 오래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 곰표 베이커리하우스(옛 레트로하우스)를 열었다.

대한제분은 여기서 패딩뿐 아니라 얼굴에 바르는 쿠션, 핸드크림, 치약 등을 판매했다. 곰표 머그컵 등이 탄생한 굿즈 공모전도 화제를 모았다. CJ CGV와 손잡고 곰표 밀가루 포대에 팝콘을 담아 팔기도 했다. 사실 곰표 밀가루는 중장년층에겐 익숙한 브랜드이지만 2030에겐 잘 모르는 낯선 회사였다. 밀가루 매출 약 3000억원 중 100억원 정도만 일반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서 팔리고, 나머진 기업 간 거래에서 나왔다.

‘곰표’하면 떠오르는 곰의 모습은 브랜드 탄생 이후 총 3번에 걸쳐 변화됐는데 북슬북슬한 털이 표현된 곰의 모습은 점차 날렵한 선과 형태로 변형됐다. 지난해 리뉴얼돼 현재 사용되고 있는 민트색 로고는 더욱 이성적이고 냉철한 전문성을 담은 것으로, 고개를 살짝 들어 미래를 바라보는 진취적인 모습으로 곰을 표현해 기본과 원칙을 지키며 가장 잘하는 일을 하고자 하는 곰표의 전문성과 집중성을 드러냈다.

2030세대 눈길 사로잡은 ‘곰표 굿즈’

곰표의 굿즈는 젊은 세대들에게 곰표를 알리는 매우 큰 역할을 했다. 이제 하나의 트렌드가 된 브랜드 굿즈의 대표적인 사례로도 자주 회자된다. 특히, 곰표의 탄생을 지켜보고 곰표로 요리를 하며 곰표를 먹고 자란 세대뿐 아니라 곰표를 먹기 시작하는 아이들까지 하나로 연결한 데엔 무엇보다 이 굿즈의 역할이 컸다. 

곰표의 굿즈는 연습장, 메모지, 에코백 등의 문구 및 잡화, 쿠션, 클렌징 팩 폼, 핸드크림, 썬크림 등의 화장품, 패딩, 맨투맨, 후드티, 백팩, 티셔츠, 피케티 등의 의류와 티셔츠, 쇼츠, 모자 등의 키즈 의류, 팝콘, 나쵸, 밀맥주 등의 식품, 세제, 치약, 휴대폰 및 블루투스 이어폰 케이스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이루어져 있다. 곰표는 효과적인 마케팅을 위해 일반인들에게 밀가루를 알리기보다 2030세대가 곰표를 새롭게 다가갈 수 있는 브랜드로 인식하도록 하기 위한 방법을 택했고, 그들의 취향에 맞는 굿즈를 기획했다.

‘젊은 소비자는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에 여러 가지 시도해

오래된 밀가루 회사가 이런 마케팅에 나선 이유는 “젊은 소비자에게 잊힐지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은 지난해 20~39세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밀가루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를 묻는 항목에 곰표라고 답한 사람은 5명 중 1명에 불과했다.

대한제분 관계자는 “20~30대 소비자가 곰표가 있는지도 모른다면 먼 훗날 제과·제빵기업도 곰표를 외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오래되고 안정된 기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도 있었다. 한 취업 관련 사이트에는 대한제분 내부 직원의 ‘안정적이고 복지도 좋지만 미래는 없어 보인다’는 평가가 올라와 있다. 이에 충격을 받은 곰표는 요즘 추세에 맞게 콜라보를 추진하고 곰표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유통업계 ‘콜라보 상품’ 불티

이런 가운데 CU가 대한제분의 밀가루 상표인 곰표를 활용한 협업 제품으로 큰 인기를 끌며 ‘유통업계의 콜라보 판’을 바꾸고 있다. 대표 상품인 ‘곰표 밀맥주’는 지난 5월 말 출시 3일 만에 첫 생산물량 10만개를 완판 했으며, 출시 5개월 만에 누적판매량 100만개를 훌쩍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해당 상품이 입점한 점포들에선 맥주 판매량 1위를 곰표 밀맥주가 차지하기도 했다. 또 곰표 밀맥주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에 선보인 ‘말표 흑맥주’ 역시 출시 3일 만에 25만개가 팔리면서, 수제 맥주 가운데 최단 기간 최대 판매량 기록을 갈아치웠다. 식품회사와 수제맥주 회사의 콜라보라는 의외성, 곰표의 밀가루를 떠올릴 수 있는 아이템, 제조사인 세븐브로이의 기술력, 곰표의 캐릭터를 잘 살린 디자인의 조화로 완성된 곰표 밀맥주는 단순한 콜라보 제품이 아닌 맛을 인정받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유통업계의 협업 제품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는 ‘가성비+가심비’를 꼽을 수 있다. 브랜드가 가진 친숙함과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제공해 고객들의 관심을 환기하기에도 효율적이라는 진단이다. 이미 알려진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한 마케팅을 하는 것인 만큼 비용 측면에서도 이점이 크다는 분석이다.

‘곰표 밀맥주’, 앞으로 더 보기 힘들어진다

제조사 세븐브로이에 따르면 현재 생산 공장을 풀가동 시켜도 곰표 밀맥주의 수요량을 맞출 수는 없는 실정이다. 양평에 위치한 소규모 양조장에서 제조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생산 설비를 곰표 밀맥주 생산에 가동시키고 있음에도 역부족이다. 올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곰표 밀맥주는 양평 공장 내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했으나 최근엔 90% 수준까지 확대됐다.

CU에 따르면 이에 곰표 밀맥주는 전국 각 편의점에 일주일에 한 번, 10개 이하로만 입고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도 점포별로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븐브로이 관계자는 “내년 초를 목표로 증설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최근 코로나 19 재확산으로 유럽이 봉쇄돼서 설비를 들여오는 데 차질이 생겨 예상보다 증설이 조금 늦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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