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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이슈] 임대차 3법의 후폭풍 … 1인 가구 살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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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이슈] 임대차 3법의 후폭풍 … 1인 가구 살 곳이 없다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0.11.23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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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임대차 3법’이 국회를 통과한 7월 31일이었다. 그리고 3개월이 지난 지금,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전세가 멸종하고 월세만이 남는 세상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대략 이런 내용이다. “부동산중개소만 가봐도 명확해진다. 일부 세입자들도 실거주한다는 주인 때문에 새집을 찾느라 바쁘다. 전세 매물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전세 대신 월세로 돌려 집을 내놓겠다는 집주인도 많다. 가격도 오른다.”

이유는 간단했다. ‘임대차 3법’ 때문이었다. 전세 세입자에게 ‘또 한번의 기회(2년)’를 제공한 계약갱신청구권 때문에, 또한 같은 세입자에게는 임대료도 기존 보증금에서 5% 이상 올릴 수 없게 만든 규제 때문에 ‘전세 씨’가 마를 것이란 비판이 잇따랐다.

아파트 전월세 통합가격지수 추이. [자료=한국감정원]
아파트 전월세 통합가격지수 추이. [자료=한국감정원]

전세난의 원인으로 꼽히는 건 하나다. 지난 7월 31일 시행된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임대차 3법)’이다. 임대차 3법 때문에 전세 대신 월세로 돌아서는 집주인이 늘어나 전세가 말라버렸다는 주장이다. 2년 계약을 한번 더 할 수 있게 만들어 최대 4년간 한집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계약갱신청구권을 보장했고, 보증금 상승 부담에 계약갱신을 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갱신 시 임대료 상승폭도 5%로 제한했다.

계약 방식도 2년 기본계약에서 한차례 연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세입자가 원하면 그대로 살 수 있고 원하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할 수 있다. 이런 법을 근거로 계약을 2년 더 연장하면 전세 매물이 나올 이유가 없으니 신규 매물이 줄어드는 건 당연한 이치다.

실제로 전세 통계는 최악의 상황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둘째주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27% 올랐다. 주간 상승률로는 2013년 10월 둘째 주(0.29%)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다. 2012년 5월 통계 작성 때부터 살펴봐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전세난은 수도권보다 비非수도권에서 더 악화하고 있다. 지난주 비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한 주전보다 0.29% 상승했다. 감정원이 주간 단위로 아파트 전세 시세를 조사한 이래 가장 높다.

앞으로의 전세금을 예상하는 전세 전망지수도 역시 최고 수준을 나타내 지금과 같은 전세 시장 불안은 더 지속할 전망이다. KB국민은행 조사에서 지난달 전국의 전세 전망지수는 131.7로 이 지수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6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종합주택 평균 전세가격 추이.[자료=한국감정원]
종합주택 평균 전세가격 추이.[자료=한국감정원]

정부도 서둘러 대책을 꺼냈다. 전세난 안정화를 위해 2년간 전국에 공공임대주택 11만4000가구를 공급하는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 방안’이다. 여기엔 부동산 시장의 핫이슈로 떠오른 ‘호텔 등을 주거용으로 리모델링한 물량 3만3000가구’도 포함됐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호텔 리모델링을 통한 전세 물량 공급은 유럽 등지에서 호응도가 높다”고 설명했지만 대책을 향한 비난이 높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미래주거추진단장이 기자들을 향해 “우리가 임대주택에 대한 왜곡된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새삼 더 했다”며 “정부가 공급하기로 약속한 공공임대주택과 자신의 아파트가 별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자 공분이 폭발했다. 부동산 시장 커뮤니티에선 “본인 아파트 처분하고 임대빌라에 들어가라” “자기는 아파트 살면서 서민한테는 아파트 살라니” 등 거센 비판이 담긴 댓글이 가득하다.

특히 전세시장은 1인가구와 밀접하게 연관돼있다. 1인 임차가구의 수요가 절대적으로 많은 원룸형태의 소형 연립, 빌라 등 초소형 주거공간이 전월세 시장으로 구성돼있어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세 시장은 임대차 3법 이후 얼어붙은 상황”이라며 “이미 이번 가을 이사철 1차 고비를 겪었고, 내년 겨울방학과 봄 이사철 2차 고비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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