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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Job] 코로나19 장기화 채용 감소, 올 하반기 구직난 5년래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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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Job] 코로나19 장기화 채용 감소, 올 하반기 구직난 5년래 최악
  • 이윤진 기자
  • 승인 2020.11.24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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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직 구직자 2명 중 1명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윤진 기자)

 

[사진=구글 이미지]
[사진=구글 이미지]

대학생 권 모 씨(26)는 얼마 전 컴퓨터 전공을 살려 IT업체에 입사원서를 냈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었고 대학생활 내내 장학금을 받으며 다녔기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 2년 반 정도 뉴질랜드에서 어학연수를 한 경험도 있어 해외파트 분야도 문제없었다. 원서를 내고 일주일 후 올해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채용을 하지 않는다는 문자를 받고 실의에 빠졌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그것도 안정권 안에서 직업을 선택한 것인데 기회마저 주어지지 않으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 됐다. 권 모씨는 “올해는 그렇다 치더라도 내년에도 코로나19로 신규 채용을 하지 않는 업체가 많으면 어쩌나하는 걱정에 밤잠을 설친다”며 “대책 없이 마냥 기다려야 하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하늘의 별따기’ 현실에서 취업은 거의 불가능한 일

[자료=사람인 제공]
[자료=사람인 제공]

코로나19 여파로 올 하반기 구직자들이 느낀 구직난 수준이 최근 5년래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은 구직자 2187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체감 구직난’을 조사한 결과 ‘구직난이 심화됐다’는 응답이 85.9%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67.1%) 보다는 18.8%p가 증가했으며 201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하늘의 별따기’,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 등 현실에선 취업이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됐다. 심지어 지난 23일에는 중등 임용시험 응시자 중 한명이 시험을 친 후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으며 취업 분위기가 다시 얼어붙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공무원 9급 시험을 준비하는 손 모양(27)은 “노량진에서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는데 시험 준비를 하면서도 갑작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불안하다”며 “수업은 들어야하니 학원은 나가는데 심적으로 안정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기업은 아예 들어갈 확률이 낮으니 공무원 준비를 하는 건데 자꾸 확진자가 나와 불안하다”고 밝혔다. 취업을 준비 중인 취준생들은 하나같이 ‘취업하기 정말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구직자들이 구직난이 심화됐다고 느낀 이유 중에는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되고 있어서’가 63.1%(복수응답)로 가장 높았다. 이와 함께 ‘채용 기업이 줄어서’(53.6%), ‘지원 경쟁률이 높아져서’(36.8%), ‘기업별로 채용하는 인원수가 줄어서’(32.9%), ‘양질의 일자리가 적어서’(23.2%), ‘서류 탈락 횟수가 늘어서’(18.4%)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기업 절반, 회사 매출 줄어들어 하반기 채용 미루거나 취소

[사진=구글 이미지]
[사진=구글 이미지]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올 하반기 채용을 미루거나 취소한 기업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인은 기업 19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절반이 넘는 50.3%가 채용을 미루거나 축소·취소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채용계획 변동 원인으로는 ‘코로나19로 회사 매출이 줄어서’(54.7%, 복수응답)가 가장 많았고, 이어 ‘인건비 부담이 가중돼서’(35.9%), ‘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기라서’(31.3%), ‘현재 인력으로 충분해서’(21.9%),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서’(17.2%)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신입공채 구직자 10명 중 6명 “비대면으로 인적성검사 봤어요”
얼마 전 운 좋게 취업에 성공한 박 모 씨(24)는 비대면 시험과 비대면 면접으로 통과된 케이스다. 외국계 회사에 취업한 그녀는 “온라인을 통해 시험을 봤고, 화상으로 면접이 진행되어 적잖이 당황했지만 결과가 좋아 다행”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올해 신입 구직자 10명 중 6명 이상이 비대면 방식을 통해 인·적성검사를 치른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잡코리아 제공]
[자료=잡코리아 제공]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기존 지필시험이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았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은 올해 신입직 취업 준비를 한 구직자 1039명을 대상으로 인·적성검사 현황을 조사한 결과 63.1%는 ‘온라인으로 시험을 봤다’고 답했고, 고사장에 직접 간 경우는 36.9%에 그쳤다. 올해 인·적성검사를 본 적이 있다는 응답은 37.8%를 차지했고 아직 경험은 없지만 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경우는 30.7%로 조사됐다. 이처럼 직접 대면이 아닌 온라인을 통해서 필기시험과 면접 등을 진행하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삼성의 경우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위한 삼성직무적성검사를 지난 10월 말 이틀에 걸쳐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했다. LG도 계열사별로 온라인 인적성검사를 실시했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온라인 코딩테스트를 봤고, SK, 롯데, 포스코 등도 계열사별로 온라인 인적성검사를 병행했다.

전체 구직자의 51.1%, “눈높이보다 낮은 곳에 입사 지원”

[자료=잡코리아 제공]
[자료=잡코리아 제공]

한편, 잡코리아에 실시한 설문조사 중 ‘구직활동에 끼친 영향’을 묻는 질문에 1위는 ‘눈높이 낮춰 입사지원’(51.1%, 복수응답)으로 조사됐다. 그 밖에 ‘아르바이트 등 단기 일자리 전전’(32.8%), ‘자격증 등 스펙 향상에 집중’(32.6%), ‘묻지마 지원’(29.7%), ‘인턴 등 실무 경험 쌓기 매진’(11%), ‘취업 사교육에 투자’(8.7%), ‘공무원으로 진로 변경’(6.4%) 등이 있었다. 구직자의 대다수인 92.9%는 계속되는 구직난 때문에 취업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전체 구직자의 97.1%는 취업난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구직자들은 구직난이 완화되기 위해서는 ‘코로나19의 종식과 경기 회복’(76.8%, 복수응답)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 ‘정부의 실효성 있는 일자리 정책’(54.6%), ‘기업의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54%), ‘구직자의 현실적인 눈높이’(24.6%), ‘대학 등 교육기관의 취업 맞춤 교육’(11.3%) 등의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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