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18:10 (화)
[금융이슈] 법정 최고금리 인하...내년 7월부터 연 24%→20%
상태바
[금융이슈] 법정 최고금리 인하...내년 7월부터 연 24%→20%
  • 이산하 기자
  • 승인 2020.11.25 13: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자부담 감소 VS 서민 대출절벽 증가
-일부 저신용자 불법 사금융 내몰릴 수도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산하 기자)

 

 

정부가 내년 하반기부터 법정 최고금리를 연 24%에서 연 20%로 인하할 방침이다. 시장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있던 저신용자는 이자부담을 덜게 됐다. 하지만 일부 저신용자는 대출절벽에 몰릴 전망이다.

법정 최고금리는 2018년 2월 27.9%에서 24%로 3.9%포인트 내려갔다. 내년 하반기에 연 20.0%로 내려가면 3년 만에 인하되는 셈이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대선공약 중 하나였다.

◆ 금리인하는 동전의 양면

최고금리 인하는 양면의 칼날이다. 서민들의 이자부담이 줄어 든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이다. 실제로 금융당국에 따르면 20% 초과금리를 이용하던 239만명 가운데 약 87%(208만명)의 이자부담이 매년 4830억원 감소할 전망이다.

그러나 나머지 약 31만6000명은 대출만기가 도래하는 3~4년 이후 금융이용이 축소되고, 이 가운데 약 3만9000명은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릴 개연성이 있다.

지난달 말 한국대부금융협회 주최로 열린 '제11회 소비자금융 콘퍼런스'에서 '포용적 서민금융을 위한 대부금융시장의 제도 개선'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선 최철 숙명여대 교수는 "대부금융시장의 최고금리가 현행 24%에서 20%로 4%포인트(P) 인하될 경우 초과수요를 추정한 결과 약 3조원의 초과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고 이는 1인당 평균 대출 금액을 524만7000원으로 산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럴 경우 약 60만명 초과수요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금리 인하로 대부업계 대출 중단이 속출할 경우 대출을 받고자 해도 기회를 얻지 못하는 수요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예상했다.

최 교수는 "대부금융시장은 공급 금리 탄력성이 커 최고금리 인하 시 공급자의 급격한 대출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저신용 소비자들이 고금리의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중장기적으로 조달비용이 높은 대부금융시장의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대내외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고, 투자 수익률도 낮아지는 상황에서 20%대의 고금리를 부담하면서 경제생활을 지속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라며 "물론 최고금리를 인하하면 금융회사는 차주의 신용도를 더욱 까다롭게 볼 수 있고 따라서 대출을 더이상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전 최고금리 인하 당시 금융회사에서 흡수하지 못한 차주 중 60%는 자율조정으로, 나머지 40%중에서 28%는 햇살론 등 정책서민금융을, 12%는 불법사금융을 이용했다"며 "40%가 필요한 수요만큼 정책서민금융을 추가로 공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불법사금융에 대해 통제와 처벌을 강화하는 입법안들이 내년 최고금리 인하 이전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채무자 대리인·소송변호사 무료지원을 통한 금융·법률·복지 맞춤형 연계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카드론 대출도 문턱 높아질 듯

최고금리가 인하되면 저신용등급(7~10등급)이 주로 이용해온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장기카드대출(카드론)의 리스크 관리가 어려워져 그만큼 대출문턱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일각에선 최고 금리가 떨어지면 대출문턱이 높아져 저신용자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대출감소 추정치로 내세운 설문자료(지난 2월 설문 수치) 이후로 코로나19 장기화, 대부업체 신규 대출 중단 등의 여러 변수로 대출 시장이 악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당국의 예측으로 내세운 효과보다 대출절벽이 더 크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업계에서는 최고금리 인하 여파로 20% 초과분 만큼 수익성이 악화해 결국 대출 문턱을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신금융협회가 공시한 지난 9월 '카드사별 카드론 적용금리대별 회원분포'에 따르면 20% 이상 금리가 적용된 회원은 삼성카드 23.91%, 현대카드 11.08%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신한카드·KB국민카드·롯데카드가 각각 4.04%, 4.28%, 4.95%에 이르며 해당분 만큼 수익이 악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고금리 인하 결정에 따라 카드사 수익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결국은 카드대출을 이용하는 전체 회원에 대한 금리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사진=픽사베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