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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라이프] '환상은 없다' 1인 가구, 평균부채 2000만원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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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라이프] '환상은 없다' 1인 가구, 평균부채 2000만원 이상
  • 이윤진 기자
  • 승인 2020.12.16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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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득 적고 40%는 월세살이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윤진 기자)

 

[사진=구글이미지]
[사진=구글이미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나만의 공간을 꾸며놓고, 주말이면 브런치를 즐긴다. 답답할 때면 트렌디한 자동차를 타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기도 한다. 잘나가는 싱글들이 누리고 있을 것만 같은 모습들이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SNS만 봐도 싱글족들은 멋진 차를 타고 화려한 조명 아래서 우아한 식사를 하며 명품백을 들고 쇼핑하는 사진들로 가득하다. 정말 대부분의 싱글들은 이런 생활이 가능한 걸까? 드라마 속에서나 나올법한 싱글들의 화려한 겉모습 속에 숨겨진 속마음은 무엇일지 들여다봤다.

멋진 싱글로 살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사진=구글이미지]
[사진=구글이미지]

싱글라이프로 8년째 살아가고 있는 임 모씨(36)는 “화려한 주방을 갖추어두고 요리를 해보지만 그것도 한두 번, 봐주는 사람이 없으니 흥이 나질 않는다”며 “요리까지 배워 주말마다 멋지게 샌드위치도 만들어 보지만 요즘은 혼자 먹는 브런치가 멋져보이지도, 세련돼 보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녀는 28살에 사귀던 남성과 헤어진 후 멋진 싱글라이프를 꿈꿨다. 그도 그럴 것이 정말 지독하게 싸우며 투쟁하는 연애였기에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사귀던 남성이 소위 잘 나가는 의사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눈독을 들였다. 저희 집에서야 무척 좋아하셨지만 상대방에 집에서는 부잣집 딸도 아니고 소위 ‘사’자가 들어가는 빵빵한 직업도 아니었던 저를 좋아할 리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랑 하나로 다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은 오만한 행동이었고 사랑에도 조건이 따른다는 것을 배웠다”고 전했다. 결혼 이야기가 오가던 중 남성쪽 집안의 극심한 반대로 헤어짐을 맞은 임 씨는 그때부터 사랑도 결혼도 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녀는 디자이너로 폭넓게 활동하며 고소득을 벌고 있지만 한 살씩 나이가 들수록 외롭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나를 꾸미고 가꾸는 것이 우선이지만 미래는 막막해 

미혼 직장인 박 씨(27)는 매달 260만원의 월급을 받는다. 비수도권 출신인 박 씨는 서울에 있는 직장근처에 집을 구해 생활하고 있다. 박 씨가 서울에 집을 구할 때 염두에 둔 것은 오로지 직장과 가까운 곳이었다.

그녀는 “직장동료들은 하나같이 혼자 살기 부족함이 없는 오피스텔에 살며 하고 싶은 것 하고, 사고 싶은 것을 다 사는 줄 알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이어가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그녀는 “친구들의 인스타그램만 봐도 다들 멋지게 꾸미고 화려한 곳에서 식사를 하는 사진들로 도배되어 있다”며 “나 역시 좀 더 나를 꾸미고 가꾸는 것에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반년 이상 월세로 생활해 보니 매달 나가는 60여만 원이 부담스럽기 시작했다. 게다가 교통비·식대 등 생활비까지 합치면 지출은 배로 늘어난다. 박 씨는 “매달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아 생활하고 있지만 그만큼 지출도 늘어 걱정이 된다”고 밝혔다.

취준생 김 모씨(28)는 요즘 부모님 몰래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고향이 울산인 김씨는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는데 월세 및 용돈이 모자라 부모님께 말씀드리지 않고 하루에 5시간씩 일하고 있다. 김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까지 부모님께 도움 받아 생활하고 있는데 부족하다는 말은 차마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 시험에 합격해서 돈 모아 결혼을 할지 막막하다”며 “모아 놓은 돈이 없으니 결혼이라는 단어는 당분간 머릿속에서 지워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마에서 보던 화려한 싱글라이프와 현실은 괴리감이 많아

[자료출처 : 통계청]
[자료출처 : 통계청]

통계청이 발표한 ‘2020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1인 가구의 80%는 연평균 소득이 3000만원을 밑돈 반면, 지출은 비교적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도 2년 연속 2000만원을 웃돌았고 1인 가구 10명 중 4명은 월세로 살고 있다. 드라마에서 보던 싱글라이프의 화려함과 현실은 괴리감이 컸다. 2018년 기준으로 1인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2116만원인데, 전체 가구 평균 소득(5828만원)의 36.3% 수준이었다.

소득 분포를 살펴보면 1인 가구의 78.1%는 연소득이 3000만원 미만이었다. 이는 전체 가구(33.1%)의 약 2.4배 수준이다. 연소득 1000만원 미만은 3명 중 1명 꼴(33.9%)로, 전체 가구(8.6%)의 약 4배 수준이었다. 통계청은 “전년 대비 전체 가구는 1억원 이상 소득 비중이 가장 크게 증가(6.5%)했으나, 1인가구는 1억원 이상 소득 비중이 가장 크게 감소(-11.1%)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42만6000원

반면 소비지출은 다소 높았다. 지난해 기준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42만6000원으로, 전체 가구 소비지출(245만7000원)의 58.0% 수준이었다. 항목별로 보면 1인가구는 전체 가구 대비 상대적으로 주거·수도·광열과 주류·담배의 지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평균 부채는 2089만원으로 2년 연속 2000만원 이상이었다. 1인 가구의 38%는 반전세인 ‘보증금 있는 월셋집’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30.6%), 전세(15.8%)가 뒤를 이었다. 반면 전체 가구는 자가(58.0%), 보증금 있는 월세(19.7%), 전세(15.1%) 순이었다. 1인 가구의 절반 이상이 단칸방 수준인 40㎡ 이하(53.7%)에서 살고 있었다. 지난해 기준 한국 전체 가구는 2034만3000가구로, 이 가운데 30.2%인 614만8000가구가 1인 가구였다.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전체 1인가구의 18.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다음은 30대(16.8%), 50대(16.3%), 60대(15.2%) 등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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